권영세 "헌재, 고무줄 판결에 강력한 유감…민주 논리 복창"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입장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헌법재판소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2명 지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고무줄 판결에 강력한 유감을 표시한다"며 "이러니 헌재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계속 추락하고 국민들 사이에서 '민주당 헌법 출장소'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헌법재판소가 위헌적 의회 독재를 꾸짖기는커녕 오히려 민주당의 논리를 앵무새처럼 복창하며 거대 정당의 시종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헌정 공백을 막기 위해 한 대행이 2명의 재판관을 지명했지만 어제(16일) 헌재는 지명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그동안 헌재의 입장을 스스로 뒤엎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권 비대위원장은 "지난 2월 헌재는 마은혁 재판관 임명에 대한 국회의장의 권한쟁의 청구에 대해 국회의 헌법재판소 구성권을 침해한 것이라면서 인용을 결정한 바 있다"며 "거대 정당의 위헌적 권한 남용은 사실상 무한대로 인정하면서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 권한대행의 정당한 임명권 행사는 가로막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은 문자 그대로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위치"라며 "현재와 같은 대통령 궐위 상태에서는 헌법상의 대통령 권한을 모두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권 비대위원장은 "헌재를 좌지우지하며 헌정 질서를 흔드는 세력이 누군지 국민들은 다 알고 계씬다"며 "권한을 남용하는 장본인은 권한대행이 아니고 바로 거대 민주당"이라고 질타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헌재는 가처분 신청이 접수된 지 단 5일 만에 결정을 내렸다"며 "헌재의 최단 결정이다. 언제부터 헌재가 이렇게 발빠르게 움직였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에는 엄연히 국회의 인사청문회라는 것이 있다"며 "그 결과에 따라, 그로 인한 여론 향배에 따라 대행이 임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인데 재판관들이 단정적 추측으로 대행의 인사권을 임의로 배제한 것은 퇴임을 목전에 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마지막 실력행사로 밖에 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결정을 보며 헌재가 '정치재판소'가 됐고 나아가 '민주당의 꼭두각시'로 전락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게 됐다"며 "이재명식 줄탄핵이라는 헌정위기가 현존하는 가운데, 헌재가 신속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9인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이 대체 뭐가 잘못됐나"라고 짚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에 "헌재가 정치적 이익만 고려하면서 스스로 정치의 장으로 들어섰다는 국민적 우려를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