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이룬 인제 기적의 도서관... "고정관념 깬 소통과 어울림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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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조용한 곳이라고요? 아니요. 어울림이 있는 공간입니다."
강원 인제군에는 2023년 6월 개관 이후 군 인구(3만1,220명)의 6배에 달하는 18만 명이 다녀간 공공도서관이 있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 도움을 받아 지은 뒤 인제군이 운영 중인 '인제 기적의 도서관'이다.
'인제에 온 김에 잠시 둘러보는 곳'이 아니라 "기적의 도서관을 방문하기 위해 인제에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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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석 관장 "ICT 기술·문화콘텐츠 접목"
한계산성·오세암 '스토리텔링' 좋은 평가
"도서관은 소통하고 미래 꿈꾸는 공간"

"도서관은 조용한 곳이라고요? 아니요. 어울림이 있는 공간입니다."
강원 인제군에는 2023년 6월 개관 이후 군 인구(3만1,220명)의 6배에 달하는 18만 명이 다녀간 공공도서관이 있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 도움을 받아 지은 뒤 인제군이 운영 중인 '인제 기적의 도서관'이다.
기적의 도서관은 칸막이 없는 열람실 등 기존 틀을 깬 설계에 정보통신기술(ICT), 전시·공연, 인문학 강좌를 더해 짧은 시간에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명소가 됐다. '인제에 온 김에 잠시 둘러보는 곳'이 아니라 "기적의 도서관을 방문하기 위해 인제에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문화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지역사회의 바람에 30년 경력의 사서가 화답하며 '인제의 기적'을 이끌어냈다.
지난달 중순 인제 기적의 도서관에서 만난 심민석(54) 관장은 "전국 1,200개 도서관이 모두 같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기획 단계였던 5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작은 칸막이에 갇혀 오직 책에만 몰입하는 곳이 아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작품과 역사를 만나고 미래를 꿈꾸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이런 생각은 첨단 ICT를 통해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 작품을 만나는 미디어아트 갤러리로 현실이 됐다. 굳이 수도권을 찾지 않아도 빛과 삶의 고뇌를 담은 유명 서양화가의 작품 세계에 빠져드는 게 가능해졌다.
고려시대 몽골 침입에 맞서 항전한 한계산성 전투와 대장경 인경본(印經本·목판 인쇄본)을 오세암에 봉안했던 남호선사 이야기, 자작나무와 내설악 등 인제의 역사 및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가상현실(VR) 체험관도 방문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콘텐츠다. 아직은 노인정이 낯선 60, 70대를 위한 인문학 강좌와 클래식 공연도 열린다.
너무 좁지도 넓지도 않은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연면적 9,917㎡)는 물론 칸막이 없는 계단식 열람석과 서고, 자연의 빛이 내려오는 천장, 도서관은 조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열린 무대 등에도 심 관장의 30년 노하우가 담겼다.
도서관 전문가인 심 관장은 "어울림이 있는 공간"이라고 현대 도서관을 정의했다. "카페에서 친구, 동료와 얘기하고 웃는 것과 같이 도서관은 어린이들이 뛰어놀고 청소년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꿈을 키우고 생각을 확장하는 곳"이란 것이다. 기획 단계에서 10명의 중학생과 함께 청소년 준비단을 구성해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 어떤 프로그램으로 채울지 고민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심 관장은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등 공익성을 핵심으로 한 'K라이브러리' 모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도시 공립도서관에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을 입점시키는 등 상업적 요소와 결합한 해외 사례와는 다른 접근방식이다. 인제처럼 작은 도시의 경우 도서관이 공공문화시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신념도 밝혔다.
그는 "ICT 기반의 다채로운 문화콘텐츠를 더한 한국형 도서관 모델이 해외에서도 주목받는다"며 "진보된 기술력을 통해 대도시에 가지 않고도 수준 높은 문화콘텐츠를 접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가 꿈을 키울 수 있는 곳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를 만들고 싶으면 바다를 보여줘라"는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의 말을 새기며 꿈을 키우고 생각의 깊이를 넓히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인제=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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