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아파트 3채였지만…조훈현에게 가장 컸던 건 ‘이창호’였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ksh61226@mkculture.com) 2025. 4. 1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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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된 승부 뒤엔, 여전히 한 사람의 제자가 남았다.

그리고 그 제자를 향한 한 스승의 마음은 상금보다 더 깊었다.

조훈현은 "처음엔 천재성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한 자리에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는 그 모습이 남달랐다"며 이창호를 제자로 받아들인 배경을 전했다.

"이창호는 저의 분신 같은 존재예요. 그가 없었더라면, 저는 더 일찍 사라졌을지도 몰라요." 압구정 아파트 3채라는 숫자는 사라졌지만, 조훈현에게 남은 가장 큰 '상금'은 결국 사람, 그리고 제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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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된 승부 뒤엔, 여전히 한 사람의 제자가 남았다. 그리고 그 제자를 향한 한 스승의 마음은 상금보다 더 깊었다.

1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바둑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부사, 조훈현 국수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조훈현이라는 사람을 만든 시간과 관계의 기록이었다.

조훈현은 이날, 바둑계 최초로 카퍼레이드를 펼쳤던 1989년 제1회 응씨배 우승 당시를 회상했다. 상금은 40만 달러. 당시 압구정 아파트 3채를 살 수 있는 거금이었다. 유재석은 “지금 가치로는 수백억에 달한다”며 놀라움을 전했고, 조훈현은 “당시 2억 5천만 원 정도였다”고 조용히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방송의 진짜 중심은 이창호였다. 조훈현은 “처음엔 천재성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한 자리에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는 그 모습이 남달랐다”며 이창호를 제자로 받아들인 배경을 전했다. “얘는 뭔가 있구나 싶었다. 당시 나도 32살, 어린 나이에 제자를 두게 된 거였다.”
심지어 조훈현은 이창호가 지낼 방이 없어 이사까지 감행했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호랑이 새끼를 키우면 너 잡아먹힌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그리고 실제로, 그 말은 현실이 됐다. 조훈현과 이창호는 ‘사제의 전설’로 불리는 승부를 거치며 결국 승부사로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그날 이후 두 사람은 같은 차를 타고 함께 귀가했다. “버스 타고 오라고 할 수는 없지 않냐”며 웃음을 터뜨리는 조훈현의 눈빛에는 여전한 애틋함이 담겨 있었다.

“이창호는 저의 분신 같은 존재예요. 그가 없었더라면, 저는 더 일찍 사라졌을지도 몰라요.” 압구정 아파트 3채라는 숫자는 사라졌지만, 조훈현에게 남은 가장 큰 ‘상금’은 결국 사람, 그리고 제자였다. 그 승부는 끝났지만, 그 이름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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