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월급 전체를 후배들에게 전달…“운동화 걱정없이 뛰는 날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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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마라톤화 살 돈이 없어 낡은 신발을 몇 달이고 계속 신고 뛴 적도 있어요. 다행스럽게 실업팀에 소속돼 뛰면서 돌이켜보니 옛날의 저 같은 후배들이 눈에 밟혔어요. 힘든 시간을 겪지 않도록 제가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
고양특례시청 육상팀 소속 선수로 활약하는 고정현 씨(19)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멘토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어린 유망주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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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장학프로그램 지원으로
전국체전 우승 등 유망주로
“이젠 내가 후배들 도울 것”
첫 월급 기부하고 멘토 나서

고양특례시청 육상팀 소속 선수로 활약하는 고정현 씨(19)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멘토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어린 유망주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1월부터 고양시청 팀에 합류한 그는 “형편이 어려운 체육 후배를 위해 써 달라”며 첫 월급 전부를 CJ나눔재단에 기부했다.
고씨는 지난해 10월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개인 10㎞, 개인 3000m 장애물 두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한 국내 육상계의 떠오르는 유망주다. 이미 2023년부터 2년 연속으로 육상 국가대표 후보 선수로 발탁되는 등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육상의 미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고씨가 운동선수로 꽃피우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눈부신 재능은 초등학생 때부터 두드러졌지만, 운동선수의 길에 투신하기에는 집안 환경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경기도 김포시 마라톤 대회에서 재능을 처음 발견한 그는 육상에 매진했다. 경기체육고등학교에 진학한 고씨는 2학년이던 2023년 제14회 한국U18육상경기대회에서 개인 3000m 1위, 개인 1500m 3위를 기록하며 기량을 펼치는 등 전국구 대회에서 꾸준히 메달을 휩쓸었다.
화려한 성취의 이면에서 그는 육상활동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했다. 두 다리로 뛰기만 하면 되는 육상 종목이라 해도 경기용 운동화와 운동복은 갖춰야 했다. 고씨 수준의 선수라면 운동화 등 장비에만 1년에 1000만원 이상 드는 경우가 허다했다.

고씨는 “운동화 등 운동 장비 걱정을 덜 수 있고, 부상을 당해 운동을 쉬면서도 정신적으로 응원을 받을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가대표 육상 후보 선수로 발탁된 뒤 전지훈련 중 오른발 부상으로 상비군을 자진 포기했을 때가 특히 고비였다. 고씨는 “재단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재활할 수 있도록 긴급 지원비를 받고, 멘토 형을 통해 슬럼프 극복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씨는 고양시청 팀 소속 선수로 뛰는 틈틈이 자신과 같은 어린 후배들을 돕는 멘토로 활약할 예정이다. 그는 “육상을 하는 후배들이 옛날보다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내가 주변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처럼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이라면 뭐든 하고 싶다”고 말했다.
10㎞ 마라톤에서 정상에 오른 고씨는 하프 마라톤과 풀코스 마라톤까지 영역을 넓혀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다. 그는 “차근차근 기록을 단축해 이봉주 선수처럼 눈부신 기록을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국가대표로 한국 신기록을 쓰는 게 최종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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