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혁 전 감찰관 “9대0 가처분 인용, 헌재의 단호한 의지 보인 것” [김은지의 뉴스IN]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김종대 전 의원,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
“헌재의 이번 9대0 가처분 인용, 헌재의 단호한 의지 보인 것”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의 핸드폰 교체, 의심 살 만해”
“판사가 피고인 이름 직업 묻는 건 몰라서 묻는 게 아냐, 법정 절차”
“최근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 거취와 관련 이상한 소문 돌아”
“한덕수 대망론, 윤석열의 가두리 양식장 안에서 움직이는 것”
“헌재의 가처분 인용으로 극우 장외파의 목소리 커질 가능성”
■ 진행자 /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이 계엄·탄핵 이후에 줄줄이 휴대전화를 바꿨다는 소식이 보도 되고 있습니다. 류혁 전 감찰관은 검사 출신인데, 이 문제 어떻게 보는지요?
■ 류혁 / 피의자나 수사 대상인 사람이 진행자가 말한 것처럼 휴대전화를 바꾸는 게 트렌드처럼 됐는데요. 휴대전화에 온갖 것들이 저장되어 있지 않습니까? 털리면 모든 게 다 드러나는데, 계엄 전후해 바꾼 시점을 보면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휴대전화를 바꾼) 강의구 대통령실 부속실장은 ‘집사’ 역할을 했고, 계엄 선포 당일에도 사람들을 소집하는 역할을 했다고 알려져 있죠. 윤석열씨의 심복 같은 존재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속 만나온 사람들과 그 인적 네트워크가 모두 드러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강의구 부속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운영 전반에 관여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게 드러나지 않기 위해서 휴대전화를 교체했다고 사람들이 의심하고 있죠. 그거는 합당한 의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종대 / ‘박정훈 대령이 경북경찰청에 사건을 이첩했네 안했네’ 했던 게 2023년 8월2일이잖아요. 그때 누가 누구와 통화했는지 재판에서 자료가 다 까였어요. 그때 ‘교훈’을 얻었다고 봐요. 박정훈 대령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기까지 무수한 전화 통화 기록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던 겁니다. 박정훈 대령을 잡기 위해서 정권 전체가 달라붙는 모양이 나오는 게 전부 통화 기록이에요. 계엄이라는 엄중한 사태에서 얼마나 통화량이 폭주했겠습니까? 전체적인 소통의 네트워크가 하나의 이미지로 딱 모일 수 있는 상황이죠.
■ 진행자 / 형사재판 첫날 촬영 불허와 관련해 비판이 컸습니다. 지귀연 재판부는 ‘언론이 늦게 문의해 시간이 촉박해 결정을 못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 류혁 /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재판받은 것은 개인 비리, 윤석열 전 대통령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그렇게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왜 첫날 출석한 모습을 촬영하고, 법정 스케치조차 허용하지 않습니까? 영상공동취재단이 다시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에 대한 지귀연 부장판사의 판단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겠죠. 언론의 신청이 늦어서 그랬다고 말하는 건 전직 대통령과의 형평 때문에 비판을 심하게 받자 그냥 둘러대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 진행자 / 판사의 권력이 어마어마하지만, 윤석열이라는 피고인한테는 굉장히 친절하다는 비난 혹은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 류혁 / 맞습니다. 판사들은 누가 피고인과 변호인들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정의 관념에 맞게 재판을 잘 진행하는지를 몰라요. 재판하다 보면, ‘법정 소송 지휘가 훌륭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중 한 명이 문형배 재판관이었거든요. 10개월 정도 제가 공판을 맡았습니다. 문형배 재판관은 피고인들을 절대 사무적인 상대방으로만 보지 않아요. 판결 선고할 때 따뜻한 말도 해주고. 어떤 경우에는 ‘너무 신파 분위기 아닌가’ 할 정도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공판 검사한테 요구하는 것도 많았고요. 법리에 밝고 상당히 꼼꼼합니다. 그렇게 잘하는 재판장도 있는데, 지귀연 부장판사는 피고인에게 ‘전직 대통령이죠’ 뭐 이렇게 직업을 물었다는 거죠. 재판할 때 피고인에게 ‘이름이 뭡니까?’ 이렇게 묻는 건 이름을 몰라서 물어보는 게 아니거든요. 법정 절차란 말입니다. 판사는 본인이 어떤 소신으로 있든 법정에 있을 때 평균인의 관점에서 법과 양심에 따라서 판단해야 하거든요. 제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8대0으로 탄핵 심판을 인용할 것으로 추측했던 것도, 이분들이 법조 생활을 하면서 기본적인 부분에서 벗어나는 판단은 안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지귀연 부장판사가 내린 ‘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은 아주 튀는 결정입니다. 본인이 법리적으로 꽂히면 더 심하게 튀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지켜보는 입장에서 불안하고 걱정되죠.
법 논리라는 건 어떻게 보면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있는 거지 사회 질서를 깨뜨리려고 있는 게 아니거든요. 국민들을 놀라게 하기 위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있는 게 아닙니다.
■ 진행자 / 김건희씨와 관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 지금 서울고검에 가 있는 상황인데 아직 결론이 안 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 류혁 / 빨리 내야죠. 이제 바깥에 나와 있는 민간인 신분인데 지금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이제 이사도 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집도 그 검찰청과 가깝잖아요. 걸어가도 되지 않습니까? 이제는 지난 번처럼 검사가 휴대전화를 맡기고 조사한다든가, 조사실이 아닌 곳에서 조사를 한다든가 이렇게 예외를 봐줄 만한 게 없어요. 여태까지 전직 대통령들도 검찰에 와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 김종대 / 혹시 해외로 나가지 않을까요?(웃음)
■ 류혁 / 요즘 소문이 도는데,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4월10일 복귀하지 않았습니까? 그러고서 출입국관리본부장에게 보고를 받았는데, 그 보고 이후 출입국관리본부장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연가를 내고 출근을 안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게 출국 금지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장관에게 질책을 받고서 출입국관리본부장 본인이 동의할 수 없어서 사직했다는 소문이 지금 법무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습니다.
■ 김종대 / 출입국관리본부장이 그렇다면, 출입국 관련 업무라고 일단 가정을 해보고요, 확인은 안 됐습니다. 국회가 빨리 확인해야 합니다.
■ 진행자 / 검찰과 관련해 명태균씨 사건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사안인데, 이 수사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리죠?
■ 류혁 / 다른 사건 하듯이 수사를 했으면 진작에 끝났어도 끝났을 사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대통령 신분, 영부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지연이 됐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빨리 진행을 해줘야죠. 윤석열 대통령 관련 명예훼손 사건 갖고는 〈뉴스타파〉를 압수수색하고 난리를 치지 않았습니까? 그거에 비추어보면 지금 명태균씨 관련 사건은 아주 중대한 사건입니다. 검찰이 명운을 걸고 수사해 볼만한 사건인데, 왜 안 하는 겁니까?
■ 김종대 / 명태균씨가 대선판으로 뛰어들고 오세훈 시장은 후보를 사퇴하고 홍준표 후보는 흔들리고, 한덕수 대행이 뜨는 상태에요. 저는 제2의 반기문이라고 보는데, 일단 띄우고 보는 겁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한덕수 대행이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피청구인한테 별로 유리한 증언을 못 했습니다. 한덕수 대행의 진술이 결정문에도 담겼어요. 계엄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그런데도 한덕수 대망론에 왜 ‘찐윤’들이 달라붙는 거지? 수수께끼 같은 질문이 나가는 거죠. 권성동 원내대표는 ‘출마해 경선에 나오면 좋은 일 아니냐’는 식으로 말하면서 함박웃음을 지었어요. 그런 분위기가 나타나자마자 한덕수 대행이 돌연 헌법재판관 지명으로 응답하고, 이상한 현상들이 나타난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윤석열의 기획 설계이고, 윤석열의 가두리 양식장 안에서는 움직이는 거예요. 우리가 모르는, 공유하는 비밀이 있지 않을까. 그런 느낌이 듭니다.
■ 진행자 / 방금 속보가 떴습니다. 한덕수 대행이 두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것에 대해 가처분이 9대0으로 인용이 되었답니다.
■ 류혁 / 헌법재판소의 구도가 대통령 3명, 국회 3명, 대법원 3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이 아무런 제약 없이 행사된다는 게 아닙니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여러 요건을 갖추어야 하듯이 헌법재판소 재판관 지명도 국민의 의사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 사건도 했고, 여러 가지 특별대리인 역할을 했어요. 국민들이 헌법재판소에 바라는 객관성, 그런 기대를 저버린 것입니다. 나중에 본안에서 판단하겠지만,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대행의 지명은 잘못된 것이고, 적절치 않다고 분명한 판단을 내릴 거라고 봅니다. 9대 0이라는 게 더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겠다는 것은 헌법재판소 자체에 대한 공격이거든요. 헌법재판소가 스스로를 헌법 파괴 행위로부터 지키겠다는 결단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완규 법제처장 같은 사람이 들어와, 대등하고 평화롭게 의사결정을 해서 올바르고 상식적인 결정을 내리는 헌법재판소의 구조를 깨뜨리려고 든다, 이런 시도는 좌시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봅니다.
■ 김종대 / 지금 보면 전광훈 목사가 뉴스에서 사라졌죠. 그가 보기에, 지금 조기 대선을 외치는 건 전부 반역자예요. 헌재 불복 운동을 해야지, 무슨 조기 대선이냐 하면서 국민의힘을 배신자라고 보고 있어요. 이번 결정을 보고 전광훈 목사는 헌법재판소를 타깃으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을까요? 국민의힘은 그런 거에 대응하면서 쩔쩔매고, 이런 상대로 대선 한 달 가는 거예요. 극우 장외파가 목소리를 높일 겁니다.
오늘 류혁 전 감찰관이 나왔는데, 공직자들이 양심적인 행동을 하고 힘들어하는 게 자기가 속한 조직과 싸워야 한다는 거예요. 박정훈 대령도 그걸 참 힘들어했어요. 언젠가 류혁 전 감찰관, 박정훈 대령이 함께 모여 이런 뒷이야기를 할 날이 곧 올 겁니다.
*기사 인용 시 〈시사IN〉 ‘김은지의 뉴스IN’으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제작진
프로듀서: 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김영화 기자, 김만권 정치철학자, 김종대 전 의원,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
차형석 기자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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