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티빙·웨이브 합병에 "주주 가치에 맞나" 직격탄 던진 KT 미디어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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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꼽히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공개 입장을 밝히지 않던 KT가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KT가 티빙의 주요 주주이기는 하지만 티빙의 모회사 CJ ENM과 웨이브를 보유한 SK스퀘어 간 합병 논의에서 소외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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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제작 콘텐츠, 지니TV 벗어나 티빙과 넷플릭스에 두루 공급
국내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꼽히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공개 입장을 밝히지 않던 KT가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KT가 티빙의 주요 주주이기는 하지만 티빙의 모회사 CJ ENM과 웨이브를 보유한 SK스퀘어 간 합병 논의에서 소외된 결과로 풀이된다.
KT가 2024년 새로 만든 미디어부문을 이끄는 김채희 부문장(전무)은 16일 열린 간담회에서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회사가 아닌 개인의 견해임을 전제로 "웨이브가 지상파 콘텐츠의 독점력이 떨어져 가고 있는 상황에 합병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성장의 방향성과 가능성이 티빙의 주주 가치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또 그는 "KT가 티빙에 투자한 건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한 전략적 투자"였다며 "당시의 사업 협력에 대한 의지와 가치가 지금은 많이 훼손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티빙의 최대주주인 CJ ENM과 웨이브를 거느린 SK스퀘어는 2023년 12월 업무 협약을 발표하고 합병 논의를 개시했다. 이 결과로 넷플릭스에 맞설 '토종 공룡 OTT'가 탄생하리라는 기대도 모았다. 하지만 2022년 티빙이 KT의 자체 OTT '시즌'을 흡수 합병하는 대신 KT스튜디오지니 명의로 티빙의 지분 약 13%를 확보한 KT가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KT 측 경영진이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건 처음이다.
물론 KT의 지분만으로 합병 자체를 막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김 부문장은 "(CJ와 SK가) KT 의사와 무관하게 합병을 전제로 한 길을 가고 있고 합병 효과에 준하는 활동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CJ와 KT 양측이 대화를 진행하는 만큼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루면 합병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부 선순환 구조 노렸지만 성장엔 한계"
한편 KT는 이날 미디어부문 신설과 진용을 탈바꿈한 뒤 처음으로 새 미디어 전략도 알렸다. 여기에는 인공지능(AI)을 콘텐츠 생산부터 공급까지 두루 적용하겠다는 내용도 있지만 가장 눈길을 끈 건 자사 채널로의 독점 공급 정책을 포기한다는 '미디어 오픈 밸류 체인(가치 사슬)'이다. 지니TV 드라마 '라이딩 인생'과 '신병 3' 등은 티빙에서 함께 공개하고 있고 5월 방영 예정인 '당신의 맛'은 넷플릭스로 보낸다.
신종수 KT 미디어전략본부장은 "기존엔 KT 그룹 내 선순환 구조를 그렸으나 성장이나 확산엔 한계가 있었다"면서 "지식재산(IP)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외부 플레이어와의 제휴를 통해 생태계를 만들고 키워 가려는게 KT 미디어 부문의 새로운 전략"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시장도 노린다. 최근 다수 기업들이 주목하는 '쇼트폼 콘텐츠'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FAST) 등으로 콘텐츠 공급 형태와 경로를 다양화하고 해외 시장 진출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근욱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쇼트폼 콘텐츠 소비가 활발한) 디지털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쪽으로 콘텐츠를 키워나갈 것"이라면서 "새로 도전하는 입장인 만큼 외부와 개방된 협력 관계를 맺어 IP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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