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행기 정의’ 위해 국가범죄 책임 엄정히 징치해야 [왜냐면]


허상수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
더 깊고 넓은 민주화만이 이행기 정의의 확립을 앞당기고 완결해 나갈 수 있다. 분명하고 결연하게 이행기 정의를 바로 세워 과거청산을 해나갈 때 더 강하고 튼튼한 민주제가 착근하고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다. 민주공화정을 바로 세우고 이행기 정의를 뿌리내리며 사회통합을 실현하는 일 사이에 놓인 이 긴밀한 상호작용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해야만 지난 12월3일 밤 대통령이 저지른 내란 또는 셀프 쿠데타, 국가범죄의 재발을 차단하고 예방할 수 있다.
4월4일 헌법재판소는 현직 대통령을 파면하는 역사적 결정을 선고하고 최고 권력자의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적확하게 지적하였다. 특히 국군 통수권자의 헌법 위반에 주목하였다. 총칼을 앞세워 주권자를 억누르겠다는 국가범죄자의 행태는 구태의연하다. 이야말로 민주공화정의 최고 규범인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파괴하고 거부하는 중대 범죄이며 천인공노할 대만행이며 반민주적 폭거다. 그러므로 국민을 편 가르고 배반한 대죄를 엄벌해야 한다.
사법적 정의는 내란범이 저지른 반헌법 행위를 매우 엄정하게 징치하는 책임 추궁으로부터 출발한다. 12월3일 내란 모의 과정에서 한 예비역 육군장성이 작성한 수첩 메모 내용은 주권자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고 경악하게 만들었다. 법조인, 정치인 등 요인 암살과 저격 등 처리하는 데 ‘수거’한다는 구상이 포함되어 있었다. 사람을 물건이나 사물로 취급하여 생명 박탈을 마치 쓰레기를 수거하듯 처리하겠다고 머리에 그렸다. 가공할 일이다. 내란 우두머리 피고는 비상계엄 선포 뒤에 내란 범죄에 대해 어떤 사실인정도 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 특히 그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에 대하여 승복한다는 뜻도 내비치지 않았다. 그 대신 123자 문자를 통해 내란범을 지지·동조·찬동하는 집단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극우 폭력 성향의 재발을 고대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최상위 내란범죄자에 대해 공직 추방뿐만 아니라 사법적 정의의 심판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내란범에게 불관용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내란범죄자를 사면해서는 내란 예방에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 헌법파괴자를 용서할 수 없다는 뜻은 동일하고 유사한 범죄 예방을 위해, 또한 헌법 수호와 민주제 심화를 위한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학습과 교육, 연구를 위해, 특히 극우파의 폭력 성향을 진정시키고 해소하는 데 꼭 필요하다.
12·3 내란 이후 122일 동안 극우 파시즘 경향을 띤 극렬분자들이 돌출했다. 이들을 진정·해소·이완하기 위해 민주제 논의를 꾸준하게 해 나가야 한다. 내란범을 비호하는 이들 극우 성향 내란범 지지자들에 대하여 민주·개혁·진보 성향 주권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이 벌이는 행태에 대하여 서늘하고 공정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여도 좋을 것이다. 설득도 시도해 볼 만하다. 사회적 연결망 등에서 사실 확인 등 적극적 설득을 해 나가야 한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주류 언론이 더욱 공정하고 객관적 보도를 하고 폭넓은 의견을 제시해 줘야 한다. 무엇보다 이들이 겪고 있는 상대적 박탈감을 채워 줄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1987년 민주화 국민대항쟁과 7~8월 노동자 대투쟁 이후 민주적 주권자들은 이만하면 민주제가 성립되었다는 ‘자만의 덫’에 빠져 있었음을 반성해야 한다. 특히 8년 전 박근혜 대통령 파면 전후를 “촛불 혁명”이라고 부를 만큼 자찬했던 탄핵 연합세력이 문재인 정부 이후 별다른 연합정치의 성과 창출에 실패하였음을 성찰해야 한다. 그들만의 정치, 그들만의 열매 수확 탓이었다. 국가범죄의 책임을 분명하게 묻겠다는 이행기 정의를 확립해야만 민주제를 더욱 깊고 튼튼하게 뿌리내리면서 강력하게 국민통합을 추진할 수 있다. 이행기 정의와 민주제, 사회통합을 한데 묶어 추진하는 일은 다음 정부가 추진해야 할 국가 개혁의 3중 정책통합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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