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텐트 크기만으론

최현진 기자 2025. 4. 1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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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캠핑 인구가 늘면서 다양한 텐트(천막)가 출시되고 있다.

텐트는 원래 자연환경에서 비와 눈, 추위를 막아주고 야생동물로부터 안전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텐트는 군대에서 주로 사용하면서 발전을 거듭했다.

거대 제국을 건설한 로마와 몽골인들이 텐트를 발전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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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캠핑 인구가 늘면서 다양한 텐트(천막)가 출시되고 있다. 텐트는 원래 자연환경에서 비와 눈, 추위를 막아주고 야생동물로부터 안전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건축물 형태의 주거 공간이 나오기 전 인류는 텐트를 쳐 생활했다. 기원전 4만 년경 텐트 사용 흔적이 유적에서 발견될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다. 텐트는 군대에서 주로 사용하면서 발전을 거듭했다. 거대 제국을 건설한 로마와 몽골인들이 텐트를 발전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세기 유랑서커스단이 대형 텐트 시대를 열었다. 무대와 관중을 함께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텐트의 출현이었다. 요즘 텐트는 호텔 객실과 맞먹을 정도로 고급화했다. 1000만 원이 넘는 텐트도 있다. 텐트는 자연에서 ‘힐링’하는 수단이자 주말 캠핑 필수품이다.

요즘 정치권에서 텐트가 회자된다. ‘빅 텐트’니 ‘그랜드 텐트’니 하는 말들이다. 텐트는 연합 또는 연대를 의미한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의원들이 ‘빅 텐트론’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의원은 ‘빅 텐트’보다 큰 ‘그랜드 텐트’를 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빅 텐트’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까지 연합 대상으로 넣자는 개념이다. 이른바 보수대통합이다. ‘그랜드 텐트’는 한 때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민주당 내 ‘반(反)이재명’ 세력까지 아우르자는 것이다.

텐트론은 지지도가 열세인 정당에서 주로 나오는 말이다. 진영에서 이탈한 제3지대 정치세력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현재 이재명 민주당 후보 지지도가 국민의힘 어느 후보와 붙어도 배가량 높다. 승리가 중요한 선거에서 자당 소속 후보가 아니라도 상대 후보와 경쟁할 수만 있다면 연합하자는 것이 텐트론 본질이다.

‘빅 텐트’하면 1997년 15대 대선 때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민련 총재 간 ‘DJP 연합’이 떠오른다. 2002년 ‘반이회창 연대’로 뭉쳤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모델도 성공 사례로 꼽힌다.

텐트가 크다고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바람이 불면 날아가기 쉽다. 치기도 힘들다. 재질을 따져야 한다. 무엇보다 텐트를 왜 치는지가 중요하다. 목적이 뚜렷해야 그에 맞는 텐트를 마련할 수 있다. ‘반명’ 노선 같은 단순한 결집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정책적 비전으로 승화해야 승산이 있다. 권력 획득의 정당성, 개혁과 통합의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할 때 ‘빅 텐트’가 쉽게 무너진다.

최현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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