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겨냥 ‘상속세 감세’ 대세… 최고세율 인하엔 이견 [6·3 대선 D-47]

김규성 2025. 4. 1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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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예비주자 정책비교 (1) 조세
이재명, 배우자 상속세 폐지 동의
1세대 2주택자 면세 방안 구상도
한동훈, 육아휴직자 법인세 공제
안철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강조
김동연만 감세 중단에 200兆 재정
중도층 겨냥 ‘상속세 감세’ 대세… 최고세율 인하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가 16일 확정되면서 공약 대결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기대선에서 경제공약 중 최대 관심사는 중도층 표심과 연계된 상속세제 개편 여부다. 조세제도는 전문분야인 만큼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각 당 후보들은 개별 공약보다는 당에서 추진 중인 세제개편안을 기본으로 삼고, 차별화된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우자 상속세 폐지+α' 주목

탄핵 정국이 이어지던 올해 초 당시 여야였던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상속세제 이슈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런 과정에서 배우자 상속세 폐지는 양당 간 합의 수준에 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속세 감세안 중 최고세율 부분, 일괄공제, 배우자공제, 자녀공제, 가업상속공제 등에서는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75년 만에 개편을 추진 중인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의 과세체계 전환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 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K이니셔티브'라는 큰 틀의 국가비전을 제시했지만, 세제 등 세부 공약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 3월 초 상속세제 개편 방향을 공개적으로 밝혔는데, 배우자 상속세 폐지에 동의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당시 국민의힘의 상속세 완화 요구를 받아들인 이 전 대표는, 다만 '초부자 감세'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현행대로 50%로 유지(최대주주 할증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상속세 공제한도를 10억원에서 18억원으로 올리는 방안도 내놨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은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자녀공제 확대, 가업상속공제 확대, 유산취득세로 전환 등 당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공약했다.

지난 9일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공약의 전면 재검토와 차별화 방침을 밝혔지만, 부문별 구체적 공약은 제시하지 않았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을 화두로 삼고 있어 세제 부문은 국민의힘 당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인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 15일 비전 발표를 통해 조세정책 방향을 구체화했다. 한 전 대표는 근로소득세 부담을 낮추고, 부양가족 인적공제의 기본공제를 현행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자녀 기본공제는 첫째 250만원, 둘째 300만원, 셋째 이상은 400만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조세지원책으로 육아휴직자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 신설도 제안했다. 유산취득세 전환, 배우자 상속세 폐지 등은 국민의힘의 기존 입장과 같았다.

안철수 의원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나라 상속세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해외로 국부가 유출되는 원인"이라며 상속세를 OECD 평균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문재인 정부가 25%까지 올린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낮추는 세법 개정안을 냈지만, 민주당 반대로 인해 1%p 인하에 그쳤다. 현재 법인세 최고세율은 24%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대구시장 재임 시절 종합부동산세 폐지와 양도소득세 부담 완화를 주장한 바 있다.

■감세 기조 속 재정건전성 보완은 미흡

대선 경선에 나선 각 당 후보들의 조세정책은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감세 기조에 맞춰져 있다. 상속세는 공제한도 확대 등을 통해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세 부담을 낮추겠다는 입장이 많았다. 이러한 상속세 완화 공약은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이 상속세 감세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난 대선에서 중산층의 상속세 부담 우려를 간과해 '한강벨트' 표심을 잃었다는 자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재명 전 대표는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은 현재까지 내놓지 않았다.

감세 일변도 기조 속에 재정건전성 해법을 제시한 공약은 드물다. 민주당 경선 주자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유일하게 감세 중단과 국가채무비율 조정을 통해 200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세개혁 등 전체 조세제도가 아닌 상속세 등 일부에만 치중된 공약은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발표한 보고서에서 "빡빡한 선거 일정 탓에 각 후보들이 내놓는 경제정책의 명확성이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한국이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현시점에서 경제정책의 명확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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