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붙 상품` 우르르… 자산운용사, ETF 제살깍기 점유율 경쟁

김지영 2025. 4. 16. 16: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들어 양자컴퓨팅, 휴머노이드, 인도 등 특정 테마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출시되며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지난해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이 해외 증시에서 급등세를 보이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이 가장 먼저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했다.

휴머노이드 ETF와 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한 KB자산운용사는 총보수 0.4%로 타 자산운용사보다 적게 보수를 책정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신규 39개 중 유사 상품 11개… 휴머노이드·AI 인기
낮은 보수로 차별화… "대형사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챗GPT 생성형 이미지

올해 들어 양자컴퓨팅, 휴머노이드, 인도 등 특정 테마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출시되며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비슷한 상품이 동시다발적으로 상장되면서 보수 인하 외엔 뚜렷한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ETF는 총 39개다. 이 중 최초 출시 후 유사 상품 혹은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동시다발적으로 출시된 ETF는 총 11개로 집계됐다.

양자컴퓨팅 관련 ETF가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등 네 곳에서, 휴머노이드 관련 ETF는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세 곳에서 출시됐다. 여기에 NH아문디자산운용도 오는 22일 'HANARO 글로벌피지컬AI 액티브' ETF를 출시하게 되면 휴머노이드 관련 유사 ETF도 총 4개가 된다. 여기에 인도 ETF(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금 ETF(신한자산운용) 등이다.

지난해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이 해외 증시에서 급등세를 보이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이 가장 먼저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했다. 상장 당일 개장 5분 만에 '완판'(초기 상장 물량 전액 판매 완료) 기록을 세웠다. 그로부터 약 3개월 후인 지난달 3월 여러 자산운용사가 비슷한 종목을 담은 ETF를 줄줄이 선보인 것이다. 당초 'KIWOOM 양자컴퓨팅'은 아이온큐, 마벨테크놀로지, 허니웰인터내셔널, 엔비디아, IBM 등으로 구성했다. 이후에 양자컴퓨팅 관련 ETF를 출시한 자산운용사들은 'KIWOOM 양자컴퓨팅'이 담지 않은 종목 혹은 비중을 조절하며 차별화를 뒀다.

이달 경쟁이 집중된 휴머노이드 ETF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인공지능 기술 발달로 물리적 실체가 있는 피지컬 AI 세계관에 사람과 유사한 형태로 인간이 일을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테마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자 자산운용사들이 유사 상품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15일 휴머노이드 로봇 ETF를 동시에 상장시켰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미국 기업에 집중, 테슬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나눠 담았다. 한화자산운용은 미국 기업만 보유하지 않고 국내, 일본 기업도 함께 다뤘다.

출시를 앞둔 NH아문디자산운용의 '글로벌피지컬AI'는 인튜이티브 서지컬, 애플, 엔비디아, 샤오미, 테슬라 등을 담았다. 미국 기업 외에 미국에 상장한 글로벌 기업에 전반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휴머노이드를 포함해 자율주행, AI 어플리케이션, AI 인프라 등 피지컬AI 산업 전반에 투자할 수 있도록 구성에 변화를 줬다.

각 운용사마다 다른 접근 방식을 택했지만, 사실상 대표 구성 종목이 별반 다르지 않다보니 투자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결국 보수 경쟁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머노이드 ETF와 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한 KB자산운용사는 총보수 0.4%로 타 자산운용사보다 적게 보수를 책정했다. 인도 시장에 투자하는 'RISE 인도디지털성장' ETF도 총보수 0.3%로 타사 대비 낮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전엔 창의성 있는 상품을 먼저 출시해 점유율을 가져가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비슷한 상품을 한 번에 상장하고 총보수로 싸우는 형국"이라며 "보수 인하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운용사는 대형사 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 또한 "한국거래소의 상장지수 신상품 보호제도가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며 "돈 많은 대형사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