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0 中 수출 제한' 엔비디아 8조 손실…삼성·SK도 영향권

김호빈 기자 2025. 4. 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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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AI(인공지능)칩 'H20'의 중국 수출을 무기한 제한하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납품 중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H20의 중국 수출 규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HBM 수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시작된 미국의 수출 제재로 HBM 단독으로 중국 직접 수출이 어려워지자 엔비디아 등을 통한 '패키징 상품'으로 수출하려고 했으나 이번 H20 제재로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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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빌딩의 간판 /AP=뉴시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AI(인공지능)칩 'H20'의 중국 수출을 무기한 제한하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납품 중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의 중국 수출 제재로 중국에 HBM을 독자 납품하는 판로는 막힌 상태다.

1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9일 엔비디아에 H20의 중국 수출 시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허가 요구에 별도의 기한 제한은 없다. 정부는 H20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활용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규제의 이유를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H20 수출 통제로 인해 1분기에만 55억달러(7조800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H20은 엔비디아가 기존에 있던 미국의 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성능을 낮춰 제작한 AI칩이다. 업계는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 비중이 우회수출을 포함해 약 15~3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H20의 중국 수출 규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HBM 수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HBM을 양산하는 기업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정도로 전 세계의 HBM의 60% 이상을 엔비디아가 소화하고 있다. HBM 납품 업체 입장에서 이미 엔비디아와 주문 계약이 체결된 만큼 이번 수출 제한이 당장에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통제 장기화는 부담스럽다.

올해부터 H20에 최신 HBM 제품인 HBM3E(5세대)가 탑재되면서 주로 SK하이닉스의 제품이 쓰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H20의 주요 수출처가 막힌 만큼 SK하이닉스도 수출 제한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대상으로만 1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HBM3(4세대)를 저사양 AI칩용으로 엔비디아에 납품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시작된 미국의 수출 제재로 HBM 단독으로 중국 직접 수출이 어려워지자 엔비디아 등을 통한 '패키징 상품'으로 수출하려고 했으나 이번 H20 제재로 불투명해졌다. 삼성전자는 HBM 외에도 엔비디아와 패키징과 후공정 협력을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AI 반도체 산업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3.65%, 3.36% 떨어졌다. HBM 장비업체인 한미반도체도 4.29% 하락했다.

아울러 수출 제한이 중국기업의 HBM 개발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한국 기업의 잠재적 경쟁자로 분류되는 중국의 CXMT는 최근 HBM 샘플을 개발했으며 내년 본격적인 HBM 양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타격은 적을 수 있다"면서도 "상황이 장기화하면 AI 반도체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고 거기에 들어가는 HBM 수요가 줄어들어 메모리 업황이 침체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중국이 HBM 개발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호빈 기자 hob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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