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예후 예측, 국내 기술로 성능 높였다

국산 온코프리, 온코타입DX 결과와 유사
50세 이하 환자군에서 훨씬 더 정밀

국내에서 개발된 차세대 유방암 예후 예측 검사인 ‘온코프리(OncoFREE)’의 예후 예측 성능을 연구한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 개발된 차세대 유방암 예후 예측 검사인 ‘온코프리(OncoFREE)’가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온코타입DX(OncotypeDX) 검사와 유사한 예후 예측 성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강은혜 교수, 서울시보라매병원 천종호 교수, 서울아산병원 이새별 교수, 삼성서울병원 유재민 교수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4개 병원에서 수집된 초기 유방암(호르몬 양성·HER2 음성) 환자 838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코타입DX’와 ‘온코프리’ 두 검사의 예후 예측 성능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암 중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그 중 호르몬이 양성이고 HER2 음성인 유방암의 비중이 가장 크다. 유방암 치료에서 정확한 예후 예측은 재발 가능성이 낮은 환자에게 불필요한 화학요법을 피하고 맞춤형 치료를 계획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기존 온코타입DX는 21개의 유전자를 분석해 재발 위험을 예측하지만 높은 검사비가 문제였고, 50세 이하 젊은 환자에서 예측력이 떨어지는 등 검사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반면 온코프리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으로 179개의 유전자를 분석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정교한 예후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팀이 온코타입DX를 받은 환자들의 종양 샘플을 이용해 온코프리 검사를 진행한 결과 온코프리와 온코타입DX의 예후 예측 점수는 약 83%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두 검사법이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비슷한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또 54개월(중앙값)의 추적 관찰 결과, 온코프리 고위험군은 저위험군에 비해 원격 전이 발생 위험이 5.73배 높았다. 온코프리가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정확하게 구분한 것이다.

한국인 환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50세 이하 젊은 환자군에서 두 검사법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온코타입DX 점수로는 무원격전이생존율(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고 생존한 사람 비율)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나, 온코프리 점수로는 고위험군과 저위험군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는 온코프리가 젊은 환자군에서 예후 예측 성능을 더 정확하게 발휘한 것을 보여준다.

유 교수는 “국내에서 개발된 유방암 예후 예측 검사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는 검사와 비교해 손색없는 성능을 보여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또 글로벌 수준의 전향적 임상 연구도 진행 중이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CRT)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