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가톨릭의 수장 교황…한 번도 북한에 못 갔다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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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이 인정한 가톨릭 사제가 없는 유일한 곳인 북한을 찾으려 한 이유와 왜 실패로 끝났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비화가 담겼다.
책은 독자에게 교황청과 문재인 정부, 북한을 오가며 발단과 전개, 결렬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북한 외교관과 나눈 대화와 교황청 사제와의 교류, 가톨릭이 종교로서 갖는 특징 등은 교인이 아니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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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매년 새로 쏟아지는 책은 6만 2865종(2023년 기준). 모든 책을 읽어볼 수 없는 당신에게 머니투데이가 먼저 읽고 추천해 드립니다. 경제와 세계 정세, 과학과 문학까지 책 속 넓은 세상을 한 발 빠르게 만나보세요.
세계 최대 종교인 가톨릭의 수장 교황은 신비롭다. 2000년에 달하는 긴 역사와 비밀스러운 바티칸 교황청, 신의 뜻이 담긴 교리는 누구에게나 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14억 인구를 상징하는 교황이지만 아직 가지 못한 곳이 있다. 서울에서 100km 남짓만 가면 있는 북한이다. 1948년 북한이 생긴 이후 266대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어떤 교황도 북한의 국경을 넘지 못했다.
이백만 전 주교황청 한국 대사는 저서 '나는 갈 것이다, 소노 디스포니빌레'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추진에서부터 결렬 과정에 담긴 뒷이야기를 공개한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교황을 마주했던 이 대사만이 전할 수 있는 이야기다. 교황청이 인정한 가톨릭 사제가 없는 유일한 곳인 북한을 찾으려 한 이유와 왜 실패로 끝났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비화가 담겼다.
저자가 책을 풀어내는 방식은 독특하다. 활자뿐이지만 생생한 설명과 묘사로 점철돼 있어 눈앞에서 장면이 펼쳐지는 것 같다. 작가의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인 소설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묘사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가감없이 담겼다. 북한 외교관이 종교행사에 참석한 이야기나, 교황청이 저자에게 직접 '부탁'을 하는 에피소드는 넷플릭스 인기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저자가 그려내는 방북 협상 과정은 첩보영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치밀하다. 책은 독자에게 교황청과 문재인 정부, 북한을 오가며 발단과 전개, 결렬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북한 외교관과 나눈 대화와 교황청 사제와의 교류, 가톨릭이 종교로서 갖는 특징 등은 교인이 아니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에 대한 일화도 가감없이 풀어놓는다.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춘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며 받은 느낌, 가톨릭과 교황청에 대해 갖는 오해, 주교황청 대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등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눈길을 붙잡는다. 생생한 사진은 덤이다.
북미관계가 경색되면서 결국 교황의 역사적인 방북은 결렬됐지만 저자는 '방북 프로젝트'를 다시금 추진할 때라고 역설한다. 곳곳에서 세계 평화를 위해 힘썼던 교황이 '종교 불모지'를 찾는다는 것은 단순한 첫 번째 방문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문을 걸어잠근 북한에게도 종교의 자유를 선사하고, 결국 한반도 평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저자의 염원은 깊은 인상을 준다.
종교적 색채가 강한 서적이 으레 그러하듯 신자나 가톨릭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다.
하지만 가톨릭의 최고 가치인 평화와 사랑에 대한 저자의 열망은 누구에게나 울림이 크다. 사제가 없는 곳을 갈 수 없다던 주변의 만류에 "교황이기 이전에 선교사로서, 사제가 없기 때문에 가야 한다"는 교황의 말은 잔잔한 감동을 남긴다. 제목인 '소노 디스포니빌레'(이탈리아어로 '나는 갈 것이다')는 책을 펼 때와 덮을 때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저자는 한국일보 논설위원을 역임하는 등 20여년간 언론계를 누볐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주교황청 한국 대사로 활동했다. '엉클 죠의 바티칸 산책' '두 번째 방황이 가르쳐준 것들' 등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책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갈 것이다, 소노 디스포니빌레', 메디치미디어, 2만 2000원.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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