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에 한파까지… 잇단 재해에 피멍든 경북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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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른 봄철 한파로 경북지역 농작물이 직격탄을 맞았다.
3월 고온으로 일찍 핀 과수 꽃은 '괴물'산불이 꺼지자 마자 2주 간격으로 몰아친 한파로 다 얼거나 말라붙었다.
의성 지역 낮 최고기온은 지난달 22일(25.2도) 25도를 넘었고, 산불이 급속히 확산한 25일 28.0도로 치솟아 27일(26.0도)까지 고온이 지속됐다.
3월 이상고온으로 꽃이 일찍 피지 않았다면 4월 초 한파가 왔어도 이렇게 피해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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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6도 ↓… 벚꽃 지는데 폭설까지
이른 개화에 배 자두 동해 직격탄
지난해 늦더위 꽃눈 적은 사과,
산불에 동해까지 '퍼펙트 스톰'
"90년 상주배 역사상 처음 있는 일
기후변화 대응 보상 현실화 절실"
최근 잇따른 봄철 한파로 경북지역 농작물이 직격탄을 맞았다. 3월 고온으로 일찍 핀 과수 꽃은 ‘괴물’산불이 꺼지자 마자 2주 간격으로 몰아친 한파로 다 얼거나 말라붙었다. 지역 최대인 상주 배 수출단지는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지경이고, 의성자두, 청송사과도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3월 경북지역은 낮최고기온이 30도 가까이 치솟았다. 지난달 28일쯤 예년 기온을 회복했지만 갑자기 29일부터 5일간 경북 중북부 대부분 지역은 영하권으로 떨어졌다. 경북산불은 28일 주불이 잡혔다.
의성 지역 낮 최고기온은 지난달 22일(25.2도) 25도를 넘었고, 산불이 급속히 확산한 25일 28.0도로 치솟아 27일(26.0도)까지 고온이 지속됐다. 이 같은 고온은 28일부터 숙지다가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영하권을 맴돌았다. 상주지역은 지역에 따라 영하 5~6도까지 떨어졌다.
꽃망울을 터뜨리기 직전의 배 자두 복숭아엔 날벼락이다. 특히 상주지역 배는 암술이 다 얼어붙었다. 98농가 150㏊ 규모의 사벌농협 배 공선출하회 회원들은 서리피해 방지를 위해 등유로 데운 공기를 팬으로 나무 사이에 뿜어내는 열방상팬을 7,000만 원 가량의 연료비를 들여가며 가동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방상팬이 방어할 수 있는 서리 정도가 아니라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아예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올해 배 수확량은 80~90% 감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부 농가는 수확을 포기했다. 수확을 포기해도 내년 농사를 위해선 적절한 방제와 관리가 필수지만 이마저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보상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대부분 농작물재해보험엔 가입했지만, 냉해 특약 가입 농가는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이성대(63) 공선출하회장은 “상주배 9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이대로라면 80~90% 감수가 불가피하다"며 "특히, 귀농ᆞ귀촌한 40대 청년농들의 타격이 극심한데 특별재난지역 지정과 봄철 동ᆞ상(霜)해 보험 관련 보상 현실화 등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벚꽃이 지기 시작한 지난 13, 14일 봉화 경주 청도 등에 내린 철없는 함박눈과 이어진 한파는 전국 최대 자두 주산지인 의성 자두에도 상당한 피해를 초래했다. 경북은 전국 자두재배면적의 80%를 차지하며, 의성은 전국 20%인 주산지이다.
의성군과 농민들에 따르면 봉양면 등 자두 주산지에 일부 꽃이 얼어 붙었다. 1주일 가량 더 있어봐야 알 수 있지만,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냉해피해가 역대급이었던 2023년보다는 덜하겠지만 20%가량 감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불 피해를 면한 사과도 한파 피해는 비켜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산불에 따른 과수 피해면적은 1,776㏊로 잠정집계됐다. 농촌진흥청 조사 결과 올해 부사 계열 사과는 꽃눈이 54%에 불과했고, 실제 꽃이 피기 시작하자 더 심각하다. 냉해마저 겹쳐 자칫 '금사과' 사태가 재연될지 우려된다.
이밖에도 출하를 앞둔 두릅 등 산나물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상기후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3월 이상고온으로 꽃이 일찍 피지 않았다면 4월 초 한파가 왔어도 이렇게 피해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경수 청송농업기술센터 과수기술팀장은 “지난해 고온으로 사과 수확이 늦어졌고, 꽃눈 형성에도 악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피해 농민들은 “기후변화로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냉해 동해는 물론 산불도 자주, 크게 발생하는 만큼 농작물재해보험 보상 대상을 확대하고 현실화하는 등 근본적인 농가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추종호 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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