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거대 양당의 대안”… 권영국·한상균 출사표

손고운 기자 2025. 4. 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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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대전환 대선 연대회의’ 선거인단 모집 시작
권영국 “정권교체 넘어 사회대개혁 이루겠다”
한상균 “일상이 계엄인 야만적 사회 바꿀 터”
2025년 4월16일 오전 권영국 정의당 대표가 서울 중구 한화오션(한화빌딩) 앞 금속노조 거통고지회 고공농성장에서 대선 경선 출마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손고운 기자

“윤석열을 파면하고 정권을 교체한다고 해도 회복되지 않는 삶들이 있습니다. 정권교체를 넘어 비인간적인 노동자의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파업했다는 이유로 470억원 손해배상을 청구 당한 노동자들에 대한 족쇄가 풀려야 하고, 모든 시민들이 일을 마치고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합니다.”

2025년 4월16일 오전 권영국 정의당 대표가 대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권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화빌딩(한화오션) 앞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고공농성장’을 대선 출마 선언 장소로 택했다. 이곳에선 김형수 지회장이 조선업 하청노동자 임금 차별 해소를 요구하며 30m 높이 시시티브이(CCTV) 관제탑에 올라 32일째 고공농성를 하고 있다. 권 대표는 관제탑을 올려다보고 미소 지으며 눈인사를 보냈다.

김형수 금속노조 거통고 조선하청지회장이 2025년 4월16일 오전 한화오션 본사 앞에서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차별 및 이중구조 문제 해소를 요구하며 관제탑 위에 올라 있는 모습. 손고운 기자

권 대표는 ‘사회대전환 연대회의’에서 실시하는 대선 경선에 출마한다. 사회대전환 연대회의는 정의당, 노동당 등 진보정당(녹색당은 참여하지 않고 지지 의사 표명)과 민주노총 내 산별노조·지역본부에서 활동하는 간부들, 노동사회운동단체 등이 만든 조직이다.

권 대표는 자신의 출마 이유에 대해 “광장으로 나온 시민들의 요구였던 ‘정권교체를 넘어 사회 대개혁’을 이루기” 위해, 또 “독자적 진보정치로 노동자 서민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각자도생과 잘사니즘의 (양당 체제 내) 두 가지 선택지만이 아니라 함께 돌보고 연대하는 사회”를 만들어내고 “노동자, 농민, 여성, 소수자, 서민들의 삶을 바꿔야”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자신이 사회 대개혁의 적임자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23년을 거리에서 참 열심히 싸웠다. 용산참사와 세월호 참사, 쌍용차 정리해고, 구의역 김군과 김용균, SPC 파리바게뜨와 쿠팡 등 2000년대 이후 수많은 참사 현장과 노동문제에 함께했다.” “사회 대개혁은 한평생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해왔던 ‘거리의 변호사’ 저 권영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다.”

권 대표는 2002년 민주노총 초대 법률원장을 지냈다. 강원도 태백시에서 태어나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풍산그룹에 입사했지만 노동조합을 만들고, 공장 폭발사고 산업재해 뒤 항의 대자보를 붙이는 등의 활동으로 해고됐다.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 뒤 해고 노동자, 빈곤층 변론 등의 활동을 해왔다.

권 대표는 사회 대개혁을 이루기 위한 과제로 6가지를 제시했다. △ 계엄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계엄 요건을 강화하는 것 △ 노동시장에서 발생하는 현저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민소득보험, 노란봉투법 제정 등을 추진하는 것 △ 시민최저소득 보장제 등 돌봄·복지를 확대하는 것 △ 부자감세를 원상 복구하는 등 자산불평등을 완화하는 것 △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사회에 만연한 혐오를 극복하는 것 △ 일자리와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 등을 추진하는 것이다.

2025년 4월16일 한상균 노동자계급정당 추진위 대표가 서울 중구 한화오션(한화빌딩) 앞 금속노조 거통고지회 고공농성장에서 대선 경선 출마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손고운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한상균 노동자계급정당 추진위 대표도 ‘사회대전환 연대회의’의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 대표는 “저 높은 데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까”라고 고공농성장에서 투쟁 중인 노동자를 언급하며 “계엄·내란은 막아낼 수 있지만, 일상이 계엄인 정말 힘들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문제는 우리가 각성하지 않으면 막아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 지긋지긋한 불평등 체제의 희생자들, 차별받는 모든 사람이 존엄하게 살아갈 세상이 그리 쉽게 오겠나. 엘리트 권력들이 얼마나 우리를 기만하는지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며 “감옥 생활 5년 반을 빼고 평생을 기름밥 노동자로 살아낸” 자신이 적임자임을 설명했다.

한 대표는 ‘노동 중심 진보정치’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노동자가 사업소득자로 둔갑되는 신공을 우리는 일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노동자인데 4대보험과 근로기준법을 빼앗긴 1천만의 노동자들. 어찌 같은 국민이라 호명할 수 있겠습니까? 2등 국민이라 아니 불릴 수 없습니다. 노동 중심 진보정치를 더 강하게 다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재산과 권력에 의해 사회적 신분이 만들어지고 세습되는 최악의 야만 사회입니다. 80년간 보수 양당 체제가 권력을 독점하는 구조가 계속되는 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닐 것입니다. 결선투표제와 완전한 비례대표제와 같은 최소한의 민주주의 장치조차 마련하지 않으면서 민주 세력을 운운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기만하는 정치가 아니겠습니까?”

2025년 4월16일 ‘사회대전환 연대회의 대선 대응 기자회견’ 사회를 본 나순자 정의당 사무총장 뒤로 “조선 하청 노동자 철탑 고공농성 돌입. 한화는 상용직 고용확대 처우개선 약속을 지켜라”는 내용의 전국금속노동조합 현수막이 걸려있다. 손고운 기자

‘사회대전환 연대회의’는 4월16일부터 4월26일 오후 8시까지 선거인단을 모집해 4월27일 오전 9시부터 4월30일 오후 8시까지 선거인단 및 시민투표(선거인단 60%, 시민 40% 비율)를 한다. 이후 개표해 5월1일 오전 11시 대선후보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연다. 경선 후보 토론회 및 지역유세는 4월16일부터 4월26일까지 진행된다.

글·사진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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