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슬기로울 전공의'가 넘어야 할 산

우다빈 2025. 4. 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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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슬전의', 1년 간의 표류 마치고 공개
여전히 현실 속 의정 갈등 지속… 부정적 여론도 여전
1회 시청률은 3.7% 기록, 전작보다 소폭 올라
시청자들의 휴머니즘 니즈 충족시킬까
오는 12일 첫 방송되는 tvN '언젠간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하 '슬전의')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드라마다. tvN 제공

'슬기로울 전공의'가 표류를 마치고 1년 만에 베일을 벗었다.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의정 갈등이 지속되며 전공의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만연한 상황이다. 신원호 크리에이터에 대한 여론도 과거와 다르다. 전작 '응답하라'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은 휴머니즘을 다루며 방영 당시 호평을 받았지만 일각에서는 판타지적인 이야기라며 비현실적인 부분을 꼬집는 중이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tvN '언젠간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하 '슬전의')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드라마다.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이 출연하며 극 중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를 배경으로 일상을 보내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지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와 달리 이번에는 산부인과를 주요 배경으로 했다. 본편의 양석형(김대명) 교수의 전공인 산과를 비롯해 드라마에서 비교적 다뤄진 적이 없는 부인과까지 두 과를 아우른다.

앞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휴머니즘을 내세우면서 큰 흥행을 거뒀기 때문에 '슬전의'은 자연스럽게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특히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시리즈를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신원호의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복병은 현실에 있었다. 지난해 전공의 집단 파업이 불거지면서 대중의 여론이 뒤바뀐 것이다. 집단 휴학으로 거세게 반발하는 전공의들과 이를 둘러싼 악조건 속에서 결국 '슬전의'는 편성을 미루며 사태가 진정되길 기다렸다. 한 해를 미루고 나서야 시청자들을 만나게 됐다. 여기에는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와 디즈니플러스 '하이퍼나이프' 등 의학 드라마 신작들이 인기몰이에 성공했던 것이 기여한 모양새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역시 공개 당시 의료진 파업 여파로 홍역을 치르긴 했으나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흥행작이 됐다. 잠시 맥이 끊겼던 의학 드라마들이 다시 고개를 내밀게 된 계기다.

다만 미복귀 의대생 제적 등 의정 갈등이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형성된 대중의 부정적 여론은 감안해야 한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슬전의' 1회는 3.7%, 2회는 4%를 기록했다. 전작인 '감자연구소' 1회 시청률 1.7%보다는 2.0%포인트 높은 수치지만 자화자찬하기에는 아쉬운 성적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2'는 10.0%(2021년), 시즌1(2020년)은 6.3%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반등의 가능성은 있다. 앞서 언급했듯 '슬전의'는 흥행에 성공하기 유리한 지점에 서 있다. 일단 본편인 '슬의생'이 탄탄한 세계관을 구축해 놓았다. 기존 톤과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재미를 선사해놨다. 가령 오이영(고윤정)이 병원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다가 선배들의 조언과 환자들에 대한 애정을 서서히 갖게 되는 모습들은 쉽게 예상이 가능한 흐름이지만 뭉클함도 크다.

또 산부인과라는 소재도 휴머니즘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배경이다. 제작진은 "산부인과는 탄생이 이뤄지는 유일한 과이기도 하고 아기가 태어나 가족이 만들어지고 나이가 들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는 산부인과의 이야기가 인간의 인생사와 가장 닮아 있단 생각에 선택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사회초년생들의 성장기와 환자들의 이야기가 '슬전의'의 무기인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 A씨는 본지에 "사실 작품 외적인 이슈가 불거진 것이기 때문에 작가와 감독 입장에서는 억울할 것이다. '슬전의'의 과제는 작품 외적 이슈를 내적 이슈로 잘 넘어가는 것이다. 여기에 시청자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다. 캐릭터들의 고충을 조명하면서 휴머니즘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전에는 시청자들이 작품과 캐릭터로만 봤다면 이제는 기존 작품에는 없었던, 새로운 문턱이 하나 더 생겼다"라고 공감대 형성의 어려움을 짚었다.

다만 흥행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람들은 따뜻하고 착한 콘텐츠에 쉽게 공감한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도 이야기의 개연성, 장르적 재미보단 착한 콘텐츠이기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었다. 그간 신원호의 작품들에는 빌런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공감이 되면 ('슬전의' 역시)관식이처럼 애순이처럼 되지 않을까. 또 '낭만닥터 김사부' '중증외상센터' 등 한국에서는 의학 드라마들이 대체로 잘됐다. 콘텐츠 자체로 매력이 있다면 지금의 갈등은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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