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저널리즘’의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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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위기는 계속된다.
신뢰 상실과 독자 이탈, 자원 부족이 맞물리는 위기 상황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언론의 위기 극복에 어떤 보탬이 될 수 있을까? 2023년 최초로 인공지능 보도 총괄 직책을 만들었던 뉴욕타임스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독 없이 기사를 작성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기술의 사용 과정 역시 투명하고 윤리적이어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사람의 검증과 편집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재앙이라는 수많은 사례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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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서수민 |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strong>

언론의 위기는 계속된다. 계엄과 탄핵을 거치며 신문과 방송은 양질의 보도를 잇달아 내보였지만, 이보다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용자들은 언론 보도가 부정적이고 정파적이라 비판하면서도 혐오성 보도와 당파적 뉴스를 이전보다 더 많이 클릭한다.
신뢰 상실과 독자 이탈, 자원 부족이 맞물리는 위기 상황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언론의 위기 극복에 어떤 보탬이 될 수 있을까? 2023년 최초로 인공지능 보도 총괄 직책을 만들었던 뉴욕타임스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독 없이 기사를 작성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기술의 사용 과정 역시 투명하고 윤리적이어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어떤 교훈을 얻었을까.
첫째, 기술 위에 사람 있다는 점. 생성형 인공지능이 사람의 검증과 편집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재앙이라는 수많은 사례가 나타났다. 기술 전문 사이트 시넷(CNET)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생성한 금융 관련 콘텐츠는 표절뿐만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허위 내용을 진실처럼 제시하는 착란 현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기술을 왜 쓰며, 무엇을 찾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질문이 있어야 하고, 이는 사람에게서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둘째, 요약의 힘. 뉴스 자체가 세상만사를 요약해주는 것인데, 생성형 인공지능은 그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는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 지난 다섯달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나 많은 양의 뉴스를 따라잡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해당 기간 주요 정치 뉴스 헤드라인을 10페이지로 요약해달라”고 요청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요약의 질은 떨어지고, 기사의 문체는 형편없다. 그러나 이 역시 나아지고 있다. 언론인에게 이런 요약의 잠재력은 크다. 뉴욕타임스는 인공지능의 가장 유용한 쓰임새로 많은 양의 자료 소화가 필요한 탐사보도를 꼽았다. 기술은 문서 수백만장, 수천시간분의 녹취록에 질서를 부여해 요약한다. 기업 회계 문서에서 분식회계 현장을 찾고, 사진과 비디오 분석 등을 통해 사람이 수년 동안 분석할 환경파괴 현황이나 전쟁범죄 범위를 요약해준다.
셋째, 개인화의 끝은 없다. 뉴스를 입맛대로 주문해 소비하는 경향이 이어진다. 머지않아 뉴스에서 “윤석열 김건희 그림 혹은 목소리를 제거하고 싶다”고 주문하면 기술이 방송 뉴스에서 해당 부분만 제거하고 편집해 시청할 수 있도록 배달할 것이다. 교육 관련 뉴스도 “강원도 초등학교 6학년 우리 아이에게 적용되는 부분만 편집해 달라”고 주문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뉴스는 물처럼 극도로 유연하고 개인화가 가능한 콘텐츠가 되고, 그 결과 사람들은 검색이나 소셜미디어에 굳이 의존하지 않더라도 뉴스 수요의 상당 부분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역사와 맥락이 있는 ‘대화하는 저널리즘’의 가능성도 보인다.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 없이 “트럼프 정권의 국가별 관세 정책을 설명해줘”라는 질문을 던지며 뉴스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사료 의존도가 높아 언론이 다루는 가까운 과거를 넘어 그 이전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뉴스 소비에 최적화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2030년께에는 스스로 학습할 능력을 갖춘 일반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하며, 그때는 인공지능이 사람 기자와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기자에게 더 중요한 것은 나만의 문체와 독특한 관점, 경험에 기반한 통찰력이 될 것이다. 미디어가 기술 못지않게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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