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건축] 전통 창호, 시대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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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과 문, 즉 창호는 단순한 출입구나 환기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통건축에서는 창호의 배열과 형태를 '문얼굴'이라 불렀다.
마치 사람의 얼굴이 인상을 좌우하듯, 건축물의 인상도 창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창문은 창살이 가늘어지고 집 내부 면에 창호지를 대어 낮에 햇빛이 내부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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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과 문, 즉 창호는 단순한 출입구나 환기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바깥과 안을 연결하고, 빛과 공기를 들이며, 동시에 건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요소다. 전통건축에서는 창호의 배열과 형태를 '문얼굴'이라 불렀다. 마치 사람의 얼굴이 인상을 좌우하듯, 건축물의 인상도 창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통건축에서 최초의 창과 문은 청동기시대에 접어들면서 벽체가 땅 위로 올라오면서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창과 문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시기는 지상 주거가 시작된 철기시대부터로 보는데, 판재를 이용한 토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철제 톱이 발견되었기에 알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중국의 '후한서 -동이전 한조'나 '삼국지-위지 동이전'에 "집은 풀과 흙으로 만든 방을 만들었는데, 마치 무덤의 모습과 닮았으며 지상에 문(창)이 있었다"라고 표현되었다. 흙벽과 이엉지붕, 창문이 있는 모습은 우리가 떠올리는 초가집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전통 창과 문의 형태는 기본적으로 나무 판재로 구성되는 판창·판문과 가는 살대로 구성되는 살창·살문으로 나눌 수 있다. 판재의 사용과 살대의 사용은 시대적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근세에 가까울수록 살대를 이용한 방식이 사용된다. 초기의 창호는 주로 넓은 나무 판재를 사용하였지만, 이후에는 굵은 나무 살대를 교차시킨 살창이 등장했다. 당시 살창은 오늘날처럼 가는 살대가 아닌, 마름모 형태로 각을 준 굵은 모습이었으며, 살대 사이가 넓어 안쪽에 판을 덧대 보온과 채광 기능을 함께 했다. 이러한 창호는 고려시대 건축물인 봉정사 극락전과 부석사 무량수전 배면에서 확인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창문은 창살이 가늘어지고 집 내부 면에 창호지를 대어 낮에 햇빛이 내부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였다. 궁궐과 같은 상류 건축에서는 예전부터 사용하였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반 서민 집에서는 판재를 이용한 창문이 일반적이었을 것이다. 이는 종이의 보급문제이기도 한데, 종이는 매우 고가의 생활용품으로 건물에 사용하기는 경제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다만, 조선 후기로 들어오면서 종이의 보급이 여유롭게 되면서 창호의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창살에 창호지를 붙여 빛을 부드럽게 들이고, 내·외부에 미닫이와 여닫이의 이중창호를 설치해 보온과 방음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궁궐이나 양반 가옥에서는 창호만으로도 내부를 화사하게 연출했는데, 대표적으로 창덕궁 낙선재와 운현궁 창호를 들 수 있다. 이처럼 조선 후기는 내부공간의 확장, 장식, 가구 활용 등에 관심이 커지게 되었다. 이러한 창호지의 보급에 따른 창호의 변화는 조선 후기 내부공간의 변화와 장식성에 맞물려 급속하게 발전하게 되었다.
창호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 시대의 미감과 정서를 담아내는 장식 요소로 발전해왔다. 정사각형 격자의 살대로 이루어진 만자창과 창 상부와 하부, 그리고 중앙에 격자를 넣은 세살창, 그리고 45도 각도로 대각선의 살대로 이루어진 빗살창이 기본이라 하면, 하부에 청판을 설치하여 상부에만 빛이 들어오게 하는 효과를 주기도 하고, 조선 후기에는 창살을 꽃모양으로 장식함과 동시에 살대를 잎사귀 모양으로 하여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또한, 창문의 앞뒷면에 창호지를 대고 외부 중앙에 정사각형 살창만 창호지를 대지 않는 불발기창도 만들어 내부에서 바라볼 때 중앙만 살이 들어내도록 하였다.
현대 건축에서도 이러한 전통창호는 여전히 영감을 준다. 이중유리 시스템에 전통 문양을 접목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모던한 구조 속에서 전통적 감성을 더하는 시도는 지속되고 있다. 창호는 결국 단순한 출입구가 아니라, 시대의 미감과 생활의 품격을 반영하는 건축의 얼굴인 셈이다. 김상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건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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