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美, 협상서 철강·車관세 논의…입장차 여전 '빈손' 종료

EU "美, 입장 명확히 하라…협상 양방향이어야"
"식품·건강·디지털은 레드라인…협상서 배제"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유럽연합(EU)이 미국과 관세 협상에 나섰지만, 입장차만 확인하고 별다른 진전 없이 종료됐다.

15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EU 대표단은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측과 협상에서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관세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상호 관세' 철폐 방안 등을 논의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집행위원회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에게 모든 공산품에 대한 관세 상호 인하를 거듭 제안했지만, 미국은 철회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올로프 질 EU 집행위 무역담당 대변인은 "우린 미국 측 의견을 더 들어야 한다"며 "EU는 그 역할을 다하고 있으며, 이제 미국이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어 "모든 협상이 그러하듯 양방향이어야 한다. 양측 모두 무언가 가져와야 한다"며 "(상호 관세 유예 기간인) 90일 이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선 상당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식품, 건강 및 안전과 관련된 EU 표준은 신성불가침"이라며, 기술 및 디지털 시장 관련 규제와 함께 협상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선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EU에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산 자동차 수입 규모와 육류 수입 규제, 부가가치세, 디지털 규제 등도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하며 문제 삼고 있다.

EU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15일부터 보복 조치에 나서려고 했지만, 전날 90일간 보류를 결정했다.

미국은 현재 EU에 알루미늄, 철강, 자동차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상호 관세는 90일간 유예해 기본 관세 10%만 모든 수입품에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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