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사구로 퍼펙트 무산, 모자 벗고 90도 허리굽혀 사과하다…‘엘동원’ 부활하다, ERA 18.00→6이닝 노히트 완벽투
[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다시 '엘동원' 모드를 회복했다.
에르난데스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 6이닝 동안 무피안타 1사구 9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내며 승리 투수가 됐다. 6회까지 79구를 던지며 노히터였는데, 투구 도중 허벅지 뭉침 증세로 교체됐다. 이후 김진성, 박명근, 장현식이 1이닝씩 이어 던지며 팀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LG가 3-0으로 승리했다.
에르난데스는 시즌 첫 등판에서는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의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줬는데, 최근 2경기에서 연이어 난타당했다. 각각 ⅔이닝 8실점, 5⅓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2경기 평균자책점이 18.00이었다. 이후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부진한 원인을 알고 있다. 투수코치와 전력분석팀에서 선수와 얘기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에르난데스는 삼성과 경기에서 빠른 템포로 투구를 했고, 1~3회는 변화구를 많이 구사했다. 피치컴을 사용하지 않고, 포수 박동원이 손으로 내는 사인을 보자마자 곧바로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 151km를 찍었다. 직구 36개, 커브 21개, 슬라이더 10개, 체인지업 8개, 투심 4개를 던졌다.
1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잡아내며 퍼펙트였다. 1회 1사 후 류지혁을 직구(148km)로 스탠딩 삼진, 구자욱은 체인지업(141km)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는 강민호를 슬라이더(129km)로 헛스윙 삼진, 김헌곤을 커브(124km)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3회 선두타자 윤정빈을 또다시 커브(123km)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삼성 타순이 한 바퀴 돌아도 에르난데스의 공에 속수무책이었다. 4회도 1~3번은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5회 3할타자 강민호는 내야 뜬공, 디아즈는 3구심잔, 김헌곤은 내야 땅볼로 끝났다.
6회 윤정빈을 커브 3개로 3구삼진을 잡아냈다. 김영웅은 몸쪽 낮은 직구(146km)로 꼼짝없이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이재현을 몸에 맞는 공으로 퍼펙트가 깨졌다. 이재현은 오른 팔꿈치를 맞고 쓰러졌고, 한동안 고통으로 일어나질 못했다. 트레이닝 코치가 나와서 몸 상태를 체크했고, 이재현의 오른팔이 덜덜 떨리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걱정스런 표정의 에르난데스는 타석 가까이 가서 모자를 벗고 이재현에게 인사하며 미안해했다. 이재현은 타석에 앉은 채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에르난데스의 인사를 받았다. 조금 뒤 이재현은 다행히 큰 부상없이 1루로 걸어나갔다. 이후 에르난데스는 2사 1루에서 김성윤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에르난데스는 경기 후 허벅지 상태에 대해 “4회 투구 할 때 허벅지 아랫부분에 조금 불편했는데, 트레이닝 코치님들이 마사지를 해 주셨고, 지금은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에르난데스가 6이닝 무피안타로 막아주면서 팀 노히터 기록이 가능했다. 에르난데스는 “일단 너무 기분 좋은 승리다. 노히터 기록은 내가 잘한 점도 있지만 내 뒤에 올라온 투수들도 잘해줬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동료들의 공도 잊지 않았다.
6회 2사까지 퍼펙트였다. 6이닝을 노히터로 막고 허벅지 근육 뭉침으로 교체됐다. 에르난데스는 “6회 2아웃에서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내려왔을 때 이제 좀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내 몸이 건강한 게 우선이기 때문에 내려오는 타이밍이 딱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개인 기록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고 했다.
앞서 2경기를 부진했는데, 밸런스를 되찾은 것 같다. 에르난데스는 “마지막 두 경기에서 내가 해야 될 일을 못 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는데 오늘 경기 결과로서 조금 극복을 해낸 것 같다. 또 시즌은 길기 때문에 아직 내가 해야 될 일은 많이 남아 있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에르난데슨 최근 부진한 투구에 대해 "KT전에는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공격적인 피칭을 못했던 것 같다. 지난 경기(키움전)는 나쁘지 않은 결과였지만 홈런을 3방 맞으면서 경기가 좀 풀리지 않았던 것 같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피칭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건 다 극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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