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레드벨벳 조이도 한다는 '혈당 다이어트', 효과 보려면

정심교 기자 2025. 4. 15. 17: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심교의 내몸읽기]
최근 MBC '나혼자산다'에서 레드벨벳 조이가 '혈당 다이어트'를 실천 중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특별한 병이 없는데도 '혈당 스파이크'를 막기 위해 아침마다 레몬즙 탄 물을 마시고, 사과를 껍질째 먹으며, 고단백 두유·치즈를 즐긴다는 조이는 "당 지수(GI)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몸에 염증이 잘 생긴다고 들었다"며 "혈당 낮추는 식단을 먹기 위해 노력한다"고 언급했다. 요즘 MZ세대에게 유행한다는 '혈당 다이어트'는 무엇이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난 11일 방영된 MBC '나혼자산다'에서 레드벨뱃 조이는 '혈당 다이어트'를 실천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MBC '나혼자산다' 유튜브 갈무리.
탕후루 한 개만 먹어도 혈당 스파이크 '위험'
'혈당 다이어트'는 혈당 수치를 안정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식단과 생활습관을 개선하면서 결국 체중 감량 효과까지 얻는 '건강한 다이어트'를 가리킨다. 식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만 막아도 혈당을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건강한 사람은 하루 혈당이 70~140㎎/㎗ 범위 내에서 유지된다"면서 "그러나 건강한 사람도 먹는 음식에 따라 식사 후에 이 범위를 넘어서 혈당이 오르는 경우가 있다. 의학용어는 아니지만, 이를 흔히 '혈당 스파이크'라고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서 포도당이라는 단당류로 분해된 후, 우리 몸에 흡수돼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탄수화물 중에서도 분해과정이 필요하지 않거나(단당류) 적게 필요한(이당류) 설탕, 전분, 정제된 탄수화물(흰쌀·밀가루 등)을 많이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가 발생하기 쉽다.

혈당 스파이크가 자주 발생한다는 건 식생활이 건강하지 않다는 의미다. 설탕 등을 포함한 당류나 전분, 정제된 곡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자주, 많이 섭취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박정환 교수는 "이런 음식들은 우리 몸에 빠르게 흡수되고, 이후에 에너지로 적절히 사용되지 않으면 모두 지방으로 저장돼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비만은 대사증후군을 유발해 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등을 일으키고, 이는 동맥경화를 유발해 심근경색·뇌경색 같은 심뇌혈관 질환, 암으로 이행할 수 있다. 결국 혈당 스파이크가 자주 발생하면 비만해지고, 이와 관련된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의미다.

이런 혈당 스파이크를 막으려면 설탕을 포함한 당류를 적게 먹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설탕 권장섭취량을 25g까지로 권장한다. 박 교수는 "요즘 초등학생들이 즐겨 찾는 탕후루를 한 개만 먹어도 설탕 30g 이상을 섭취하고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킬 수 있다"며 "이런 설탕이 많이 함유된 디저트나 과자·아이스크림·탄산음료 등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꿀·과일 등에도 다량의 당분이 포함돼 있으므로 이를 이용한 음식 섭취 시에도 주의해야 한다. 조이가 사과를 껍질째 먹듯, 껍질을 같이 먹을 수 있는 과일은 껍질과 같이 섭취하는 게 당분 흡수를 억제하는 데 도움 된다. 껍질에 풍부한 식이섬유가 당류 흡수를 최대한 막아내서다. 반대로 과일을 믹서에 갈아 주스로 만들어 마시는 건 예외다. 과일 속 식이섬유가 파괴되면서 더 많은 당분을 흡수하게 돼서다.
과일은 껍질째 먹고, 식사 때 채소 곁들여야
세계보건기구는 우리가 하루에 섭취하는 영양소 중 탄수화물 비율을 50% 정도로 권고한다. 박 교수는 "뇌가 사용할 수 있는 영양분은 포도당이 유일하므로 두뇌활동을 위해서는 적절한 탄수화물 섭취가 필요하다"면서도 "단, 탄수화물 식품으로는 정제된 곡물인 쌀·밀가루보다는 잡곡을 먹는 게 혈당 조절에 도움 된다"고 언급했다. 보리·현미 등은 소화·흡수에 시간이 많이 필요하므로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탄수화물 식단을 먹을 때 채소를 곁들이면 채소의 식이섬유가 몸속에서 포도당을 흡수하는 데 방해해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할 수 있다. 식사 후 운동하는 것도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좋은 방법이다. 식사 후 30분~1시간에 10분 정도만 운동하더라도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최근 혈당을 연속적으로 측정해 볼 수 있는 '연속혈당 측정기(CGM)'가 대중화하면서 혈당 다이어트가 덩달아 유행을 타고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게 있다. 박 교수는 "일부에서 연속혈당 측정기를 이용한 '혈당 관리 다이어트'를 광고하는데, 연속혈당 측정기를 이용한 이러한 다이어트 방법은 과학적으로 효과·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우리나라의 관련 전문가 단체에서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이 다이어트 목적으로 연속혈당 측정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한다"고 경고했다.

한때 유행한 '저탄고지(저탄수화물·고지방)', '케톤 다이어트' 등도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인 방법이기 때문에 큰 의미로 본다면 '혈당 관리 다이어트'에 해당할 수 있다. 박 교수는 "하지만 이런 다이어트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몸에 해롭다는 게 다수 연구에서 입증됐다"며 "가장 건강하면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다이어트 방법은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서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Tip. 이럴 땐 혈당 스파이크 의심을
- 식사 후 극심한 식곤증과 피로가 몰려온다.
- 식사 후 집중력·판단력이 떨어진다.
- 식사 후 어지럼증이 느껴진다.
- 식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복감이 든다.
- 당질이 많은 식사를 했을 때 증상 정도가 심해진다.

설탕 등을 포함한 당류나 전분, 정제된 곡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섭취하면 이들은 빠르게 우리 몸에 포도당으로 흡수된다. 우리 몸은 이들의 대사를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므로 식후에 쉽게 피로를 느끼고, 집중력이 저하된다. 또 포도당을 몸에서 대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다. 혈당 스파이크로 급격히 상승한 혈당으로 인해 많은 양의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대사해 혈당을 낮추는데, 많이 분비된 인슐린으로 인해 식사 후에 혈당이 갑자기 낮아지면 몸은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 음식을 더 먹도록 자극한다. 이 때문에 식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