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측, ‘카지노’ 7월 편성에 반발 “디즈니플러스 재방 채널 전락”

[뉴스엔 이해정 기자]

MBC 드라마본부 소속 PD 및 제작진 53명이 사측에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의 자사 채널 편성에 반발해 해당 편성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4월 14일 MBC 드라마본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사측이 올해 7월 금토 드라마 시간대에 2년여 전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재방송을 끼워 넣으면서 올해 방영을 전제로 캐스팅이 진행된 '판사 이한영'을 내년 초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드라마 본부 측은 "지난 3월 27일 열린 드라마경쟁력위원회 회의에서 '카지노' 편성안이 제시됐고 이에 대해 드라마본부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달했음에도 결정이 강행됐다"고 주장했다.

드라마 본부 측은 해당 사안이 단순한 편성 문제가 아닌 "당초 계획된 드라마를 미루는 방식으로 인위적인 예산 흑자를 달성하려는 경영진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인 결정이며 MBC가 디즈니플러스의 재방송 채널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판사 이한영'의 제작 지연은 곧 주연 배우와의 재계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제작 일정, 퀄리티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현장 제작진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드라마 본부는 "최근 금토 드라마의 성공을 바탕으로 제작진과 외부 제작사가 MBC를 다시 찾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편성은 쌓아온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카지노' 편성 재검토, 드라마 라인업 결정에 대한 실질적 권한 보장, 수익 중심 예산 운용 관행 개선 등도 요구했다.

이에 MBC 측은 "성 전략의 일환으로 채널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향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의 중"이라며 "앞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내부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도 지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최민식의 25년 만의 드라마 컴백작,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의 차기작, 대세 손석구의 활약 등으로 화제를 모은 '카지노'는 2022년 12월 시즌1 공개를 시작으로 2023년 3월 22일 시즌2의 막을 내렸다. 디즈니플러스가 2021년 11월 한국에 진출한 이후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인 이후 최고의 흥행작이었다.

뉴스엔 이해정 hae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