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가 빵집·농장을 왜 샀지…"상폐는 막아야" 억지매출 꼼수?
[편집자주] 해마다 여러 바이오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사라진다. 매년 관리종목에 지정되거나 상장폐지(상폐) 사유가 발생하는 바이오가 한둘이 아니다. 상장폐지 우려는 자본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는 대표적 과제 중 하나다. 미래성장산업이라는데, 왜 유독 투자자를 울리는 바이오가 많을까. 매년 반복되는 K-바이오의 상장폐지 리스크(위험)를 점검하고, 적절한 해법을 모색할 때다.

실제 올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앱클론과 피씨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셀루메드, 애니젠, 에스씨엠생명과학, DXVX는 매출액 또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요건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이 만료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닥 기업은 연간 매출액 30억원 미만,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 50% 초과가 3년간 2회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받는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매출액 요건은 5년, 법차손 요건은 3년간 관리종목 지정을 유예한다. 관리종목 기업은 지정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이후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바이오 중에선 마땅한 매출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이 적지 않다. 일부 바이오 기업은 주식시장에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있단 소문만으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닥뜨리기도 한다.
한 바이오 기업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가 5년이 지나면 당장 매출액 30억원을 맞추기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등 본업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분야로 진출하거나 아니면 매출 실적이 있는 외부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이 쉬운 접근 방법"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기업의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인수합병은 대체로 매출액 요건 등 상장 유지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이뤄진다. 하지만 이 같은 선택이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 일부 기업은 투자 과정에서 꼼꼼하게 점검하지 못하고 외부 기업을 인수했다가 기대한 효과를 보지 못하기도 한다. 자금만 허비한 꼴이다.
진단 회사 셀레스트라(옛 클리노믹스)는 지난해 매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약 185억원을 투입해 뉴오리엔탈호텔을 인수했다. 또 버섯재배 자동화시스템을 보유한 가금농산 지분 40%를 매입했다. 외부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공격적으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자금을 모았다. 하지만 결국 감사 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불확실성으로 인한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빠졌다. 현재 거래 정지 상태다.
앞서 올리패스는 화장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매출 증대에 나섰지만, 2023년 허위 광고에 따른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 때문에 화장품 사업을 접어야 했고, 이후 상장 유지 조건을 충족하는 데 애를 먹었다. 결국 감사의견 '한정'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관련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고 혁신 기술의 탄생을 촉진하기 위해 전 세계에 없는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도입했는데, 매출액이나 법차손 요건 때문에 신약 개발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실은 문제가 있다"며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에이비엘바이오처럼 우수한 토종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이나 플랫폼 기술이 더 많이 나오려면 상장 유지 제도를 완화하는 등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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