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별잡:지중해', 예측불가 꼬리물기 토크를 부탁해 [예능 뜯어보기]
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알쓸별잡'은 tvN 예능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의 줄임말이다.
'알쓸별잡'의 지중해 편이 시작됐다. 14일 3회까지 방송된 '알쓸별잡:지중해'는 2023년 시작된 '알쓸별잡'의 두 번째 시즌이다. 지중해 주변 지역을 크루즈로 뱃길 이동하며 기착지의 인문 과학 건축 문학 등에 대한 잡학 지식들을 나누는 토크쇼다.
이번 '알쓸별잡:지중해'에는 가수 윤종신과 배우 배두나가 MC를 맡았고 건축가 유현준 교수,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 천문학자 심채경 박사, 자연사학자 이정모 박사, 인문학자 한동일 교수, 시인 안희연이 잡학 박사 멤버로 지적 수다를 펼친다.
'알쓸별잡:지중해'는 '알쓸신잡' 시리즈의 최신판이다. '알쓸신잡'은 예능 최고의 히트메이커 나영석 PD가 2017년 선보인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약칭이다. 공개와 함께 큰 반향을 일으키며 총 3 시즌이 방송됐다.

여행과 인포테인먼트(지식 토크쇼)를 결합한 새로운 예능으로 인기와 의미를 동시에 잡았으면서 이후 다양한 변주의 후속작이 이어졌다. '알쓸인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 잡학 사전)' 한 시즌과 '알쓸범잡(알아두면 쓸 데 있는 범죄 잡학사전) 두 시즌이 뒤를 이었다.
'알쓸별잡:지중해'는 여행 비중이 높아진 모습이다. '알쓸' 시리즈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 여행에 제약이 걸리면서 '알쓸인잡' '알쓸범잡'은 여행지도 국내로 한정되고 여행의 비중도 크게 줄었다.
그러다 지난 '알쓸별잡'부터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해외여행이 다시 본격화됐고 이번 '알쓸별잡:지중해'에서는 여행 비중이 더욱 커진 느낌이다. 지난 '알쓸' 시리즈는 해외를 나가도 일부는 국내 지역을 함께 다뤘는데 이번은 지중해 편인 만큼 해외로 전체가 꾸며질 것이고 크루즈까지 개입돼 여행 분위기가 더 짙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행의 강화로 볼거리가 많아졌다. 새로 합류한 한 교수의 라틴어 전문 지식과 이 박사의 방대한 자연사 지식과 넘치는 에너지, 안 시인의 여행지 풍경과 역사에 대한 문학적 해석도 반갑다. 반면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알쓸' 시리즈의 백미이자 킥인 꼬리물기 토크 양은 줄어든 느낌이다.
꼬리물기 토크는 잡학 박사 한 명이 시작한 이야기를 다른 잡학 박사가 연관성은 있지만 의외의 주제 토크로 받아서 풀고 이를 또 다른 잡학 박사들이 반복하는 형식이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런 토크는 '알쓸' 시리즈 초기 유시민 작가, 김영하 소설가 등 다양한 영역의 잡학 지식이 풍부한 출연자들에 의해 틀이 잡혔다.

럭비공 튀듯 예측 불가인 연결 과정 자체도 재미있고, 즉흥적으로 언급되는 지식들이 시청자의 지적 호기심을 강력하게 자극해 '알쓸' 시리즈를 상징하는 장면처럼 됐다. 이런 꼬리물기 토크는 과거 '알쓸' 시리즈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1회와 3회 잠깐씩 등장했다.
1회에는 유 교수의 성당 천장화와 가상 공간 이야기를 시작으로 윤 MC의 작사 방식의 관점 변화-김 교수의 인터넷 규제-심 박사의 탈중심 시대 인류 방향성의 문제 등으로 토크가 연달아 터지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3회에는 즉흥인지 준비된 토크인지 애매하지만 심해 관련 토크에서 우리가 몰랐던 문어의 비밀이 자아의 문제로 연결된 과정이 그러했다.
꼬리물기 토크가 없으면 아무래도 각 잡학 박사는 자신의 학문 영역의 이야기들을 돌아가며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미리 준비된 이야기로 여겨진다. 방송 예능이니 준비된 이야기가 문제 될 일은 아니고 그런 토크도 재미있고 알차다. 1회 심 박사가 소개한 로마의 해골사원의 경우 소재의 신선함이나 죽은자와 산자의 평등함이 담긴 건립 의미도 훌륭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준비된 토크는 꼬리물기 토크보다 생동감이 덜 한 것만은 분명하다. 다른 예능의 애드립처럼 예능에서 즉흥성은 시청자들을 강력히 자극하는 최고의 재미 기제 중 하나이니 말이다.
한 교수와 안 시인은 물론 14일 뒤늦게 합류한 '수다 에너자이저' 이 박사마저도 첫 출연이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자신의 전문 영역, 또는 미리 정해진 방문지의 배경 지식만 다루는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꼬리물기 토크에 능숙했던 유 교수나 김 교수, 심 박사도 방송분 현재까지는 이전 '알쓸' 시리즈에 출연했을 때에 비해 적극적이지 않은 느낌이다.
'알쓸별잡:지중해'편 방송분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에 이후에는 꼬리물기 토크가 많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늘어난 여행의 분량만큼 '알쓸' 시리즈 정수인 꼬리물기 토크도 남은 방송 회차에는 풍성하게 준비돼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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