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급 기대주였는데..전성기 벌써 끝? 끝없이 추락하는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전성기가 벌써 끝난 것일까. 특급 기대주 로버트가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팀이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올해도 큰 이변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즌 초반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내 다른 팀들이 모두 부진하며 선전하는 듯 보였지만 4월 14일(한국시간)까지 4승 11패, 승률 0.267로 아메리칸리그 승률 최하위다.

에이스 개럿 크로셰까지 트레이드 한 화이트삭스의 부진은 예견된 일.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실망스러운 모습을 이어가는 선수가 있다. 바로 주전 중견수인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다.

로버트는 14일까지 시즌 14경기에 출전해 .163/.250/.245 1홈런 4타점 6도루를 기록했다. 도루 수를 제외하면 그야말로 형편없는 수준의 성적. 전체적으로 부진한 화이트삭스 타선에서도 하위권의 성적이다. 화이트삭스 주전 야수들 중 현재 로버트보다 부진한 선수는 앤드류 본(.113/.175/.208 1HR 5RBI), 제이콥 아마야(.114/.135/.143 3RBI) 정도 뿐이다. 팀의 부진에 큰 책임이 있는 것이다.

원래 1997년생 로버트는 화이트삭스의 희망이자 기둥이었다. 특급 유망주로서 팀의 미래를 든든히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쿠바 출신 로버트는 2017년 국제 아마추어 계약으로 화이트삭스에 입단했고 2018시즌부터 TOP 100 유망주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2020시즌에 앞서 전체 3순위(MLB 파이프라인) 유망주 평가를 받았고 단축시즌 빅리그에 데뷔했다.

로버트는 데뷔시즌 56경기에서 .233/.302/.436 11홈런 31타점 9도루를 기록하며 활약했고 골드글러브 수상과 함께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2위에 올랐다. 2021시즌에는 엉덩이 부상으로 6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338/.378/.567 13홈런 43타점 6도루의 빼어난 성적을 썼다. 2022시즌에도 부상을 겪으며 98경기에 출전한 로버트는(.284/.319/.426 12HR 56RBI 11SB) 2023시즌 건강을 유지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로버트는 2023시즌 145경기에서 .264/.315/.542 38홈런 80타점 20도루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고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MVP 투표에서도 12위에 오르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40개에 육박하는 홈런을 쏘아올리며 빠른 발까지 과시한 로버트는 호타준족으로서의 능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삼진이 많고 볼넷이 적다는 약점은 있었지만 장타력, 빠른 발, 수비력까지 두루 갖춘 젊은 선수에게 그정도 단점은 사소한 것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로버트는 지난해 팀과 함께 추락했다. 2021년 겪었던 엉덩이 부상을 다시 겪으며 100경기 출전에 그쳤고 성적도 .224/.278/.379 14홈런 35타점 23도루로 뚝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로버트의 '태업'을 의심하는 눈초리도 있었다. 그리고 올시즌에는 지난해보다 성적이 더 떨어진 모습이다.

사실 로버트는 원래부터 오타니 쇼헤이(LAD) 등 처럼 리그 최고 수준의 타구를 날리는 타자는 아니었다. 리그 평균보다 좋은 타구를 생산하는 타자기는 했지만 평균 타구 속도도, 강타비율도 최고는 아니었다. 올해는 원래 최고는 아니었던 것들이 더 안좋아진 모습이다.

로버트의 올해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86.7마일로 개인 통산 기록(89.5마일)은 물론 리그 평균(88.5마일)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39.4%인 강타비율은 리그 평균(36.6%) 이상이지만 개인 통산 기록(42.3%)에 비하면 낮다. 무엇보다 스윗스팟 명중율이 올해 겨우 24.2%에 그치며(개인 통산 36%, ML 평균 33.2%) 공을 제대로 컨택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장타 생산을 위해 가장 필요한 공을 띄우는 능력, 특히 공을 잡아당겨 띄우는 능력이 올해 뚝 떨어졌다. 땅볼 비율이 올해 48.5%로 개인 통산 기록(39.5%)보다 크게 증가했다. 특히 공을 잡아당겨 띄운 비율은 올해 겨우 6.1%에 불과하다. 커리어하이 시즌이던 2023년에는 무려 24.5%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리그 평균 수준인 16.6%로 감소했고 올해는 최악의 수치로 떨어졌다.

느린 타구가 땅에 머물다보니 자연스럽게 타율도 낮아지고 있다.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이 개인 통산(0.326)보다 1할 이상 떨어진 0.212에 그치고 있는 것이 단순히 운이 없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모습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예년보다 삼진이 줄었고 볼넷이 늘었다는 점이다. 유인구에 배트를 내는 비율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고 헛스윙율도 지난해 36.1%에서 올해는 29.6%로 낮아졌다. 또 리그 최고 수준의 배트스피드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비록 성적은 최악이지만 어느정도는 긍정적인 면도 남아있는 셈이다.

로버트는 오는 8월이면 28세가 된다. 이제 더는 어린 유망주가 아니다. 전성기의 나이고 최고의 성적을 올려야 한다. 특히 올시즌이 종료되면 화이트삭스와 데뷔 전 맺은 6년 5,000만 달러 계약이 만료된다. 물론 화이트삭스가 구단 옵션을 실행할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의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면 최악의 성적과 함께 FA 시장으로 향하게 될 수도 있다.

최고의 기대주였지만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로버트가 과연 남은시즌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루이스 로버트 주니어)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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