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년 믿고 맡긴 경리의 배신... "회삿돈 22억으로 명품 사고 호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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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매출이 4억~5억 원에 불과하고, 12평(39.66㎡)짜리 허름한 사무실을 쓰던 사업 초창기부터 묵묵히 업무에 임해줘서 늘 고마움을 느꼈는데···."
고소장엔 정씨가 △용역업체에 지급할 대금 25회 횡령 △자신의 급여 임의 인상 △무분별한 법인카드 유용으로 회사 자금 22억 원 상당을 횡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남씨는 "고소한 지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수사가 지지부진해 연 매출 100억 원 수준의 회사가 문 닫을 위기에 놓였다"며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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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 "대표 지시로 현금 확보하려고 한 행동"

"회사 매출이 4억~5억 원에 불과하고, 12평(39.66㎡)짜리 허름한 사무실을 쓰던 사업 초창기부터 묵묵히 업무에 임해줘서 늘 고마움을 느꼈는데···."
건설 자재 임대업체인 A사 대표 남모(57)씨가 말끝을 흐렸다. 남씨는 자신과 함께 20년을 일한 경리·회계 담당 전 직원 정모(46)씨를 2023년 11월 경찰에 고소했다. 정씨가 회삿돈을 빼돌려 명품 구입과 고급 호텔 투숙 등 호화 생활을 누렸다는 게 남씨 주장이다.
14일 한국일보가 살펴본 남씨 고소장에 따르면, 2003년 12월 A사에 들어온 정씨는 2015년부터 회사 자금을 빼돌리기 시작했다. 고소장엔 정씨가 △용역업체에 지급할 대금 25회 횡령 △자신의 급여 임의 인상 △무분별한 법인카드 유용으로 회사 자금 22억 원 상당을 횡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남씨는 거래업체들이 대금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2023년 6월 무렵에야 수상한 낌새를 느꼈다. 체납 통보에 이어 직원 급여로 지급할 자금까지 부족하다는 보고를 받게 되자 뒤늦게 정씨의 횡령을 눈치챘다고 남씨는 말한다. 남씨는 정씨가 '이중 장부'까지 만들어 돈을 빼돌린 정황이 있다고도 했다. 회계 서류 등을 검토한 결과, 법인 자금이 회사 명의 계좌에서 정씨 계좌로 이체된 걸 확인해 이를 증빙할 서류 등을 모두 경찰에 제출했다고 한다. 남씨에 따르면 정씨는 빼돌린 돈을 명품 구입이나 가족 여행을 위한 항공권 구입, 고급호텔 숙박비 지불 등에 썼다.
8년간 이어진 횡령을 까맣게 몰랐던 것에 대해 남씨는 해외 출장이 잦아 정씨에게 경리·회계 업무를 일임하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남씨는 "20여 년 전 젊은 친구가 작은 회사에서 근무해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마워서 가족처럼 믿고 일을 맡겼다"고 말했다. 남씨가 전모를 파악한 뒤 2023년 10월쯤 정씨를 추궁하자 그는 곧바로 사직했다.
정씨는 그러나 범행을 부인한다. 그는 한국일보에 "수사 중인 사안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고 (횡령) 금액도 특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남씨는 형사고소와 별개로 정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는데, 정씨는 재판부에 낸 준비서면에서 "백화점, 명품매장 등에 법인 자금을 이체한 뒤 물품 구매 및 환불을 통해 현금을 확보한 것"이라며 "현금은 대표에게 직접 전달됐다"고 밝혔다. 회사 대표인 남씨 지시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한 행동이라는 얘기다. 남씨 측 변호인은 이에 대해 "명품을 사고 차액 손실을 봐가며 되팔아 현금화할 이유가 없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의 고소장 접수 뒤 정씨 신변 문제 등을 이유로 두 차례 중단됐던 수사는 최근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재개됐다. 남씨는 "고소한 지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수사가 지지부진해 연 매출 100억 원 수준의 회사가 문 닫을 위기에 놓였다"며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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