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랑 비슷한데 타율 1할?' 트라웃, 부진은 '불운' 때문?

진병권 기자 2025. 4. 15.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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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1할대, 출루율 2할대 기록 중... 홈런 6개 치며 OPS는 0.835
이정후와 기대 출루율 비슷... 실제 출루율은 1할 이상 차이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진병권 인턴기자] 마이크 트라웃이 타율 1할대를 기록하며 허덕이고 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불운'이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은 투수와 타자를 통틀어 21세기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루키 시즌부터 10.0의 fWAR을 기록하며 전설의 시작을 예고했다. 이후 루키 시즌 포함 8시즌 동안 fWAR 70.6을 기록하며 역대급 페이스를 보여줬다. 트라웃의 fWAR 페이스는 알버트 푸홀스의 '아름다운 10년' 그 이상이었다. 푸홀스는 10시즌 동안 fWAR 77.3을 기록했다.

2019년 세 번째 MVP를 수상했을 당시, 많은 전문가는 트라웃이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트라웃은 2020년대에 들어서자마자 '유리 몸'이 되어버렸다.

2020시즌 이후 트라웃은 건강한 시즌을 보낸 적이 없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단축 시즌이 진행된 2020시즌을 제외하고,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트라웃은 400타석 이상을 소화했다. 그러나 2021시즌, 개막 한 달 만에 종아리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시즌 내내 재활을 계속했지만 복귀하지 못했다. 결국 36경기 출장에 그치며 데뷔 이후 가장 적은 경기에 출장했다.

이후 2022년, 119경기에 출장하며 OPS 0.999를 기록했다. fWAR 6.0을 기록했지만, 트라웃의 최대 장점이었던 선구안이 무너졌다. 데뷔 이후 최악의 볼넷/삼진(BB/K) 비율을 기록했다. 잔부상에 시달리며 43경기에 결장하기도 했다.

2023년에도 트라웃은 반등하지 못했다. 시즌 82경기 출장에 그쳤다. 비율 스탯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라웃은 이 시즌 OPS 0.857을 기록했는데, 이는 데뷔 시즌 이후 가장 낮은 OPS다. fWAR도 3.0에 그쳤다.

트라웃의 추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4시즌, 무릎 반월판 연골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며 시즌 29경기에만 출장했다. OPS는 지난 시즌에 비해 살짝 반등해 0.866을 기록했지만, 타율과 출루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더 이상 '21세기 최고의 선수'라고 불리던 트라웃은 없었다.

이번 시즌 트라웃은 6홈런 및 타율 0.196, 출루율 0.299, 장타율 0.536을 기록하고 있다. MVP 3회 경력을 가진 타자의 성적치고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트라웃은 팬그래프 기준 139의 wRC+를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39% 더 뛰어난 득점 생산을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성적이다.

더 이상 트라웃은 MVP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일까. 이번 시즌, 트라웃의 유독 낮은 타율과 출루율은 안타깝게도 '불운'에서 기인한다. 트라웃은 데뷔 이후 가장 불운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커리어 평균 0.341을 기록하던 BABIP(인플레이 타구 비율)는 0.135에 불과하다. BABIP이 커리어 평균보다 과하게 낮다면 지나치게 불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라웃의 타격 데이터. 색이 붉을수록 좋은 타격 지표를 기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이스볼서번트

K%(삼진률)도 낮아졌다. 트라웃의 K%는 2021년 장기 부상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30%까지 육박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17.5%로 하락하며 데뷔 이후 가장 수치를 기록 중이다. 컨택 능력도 데이터상으론 전성기와 비슷하다. 트라웃의 배럴 타구(타율 0.500 이상, 장타율 1.500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타구 유형) 비율은 16.3%로 메이저리그 상위 14%에 해당한다. 헛스윙 비율(Whiff)도 26.1%로 커리어 평균과 비슷하다.

만들어낸 타구의 질과 삼진, 볼넷 등을 고려한 통계인 xwOBA(기대 가중 출루율)에서도 잘 나타난다. 트라웃의 이번 시즌 xwOBA는 0.418이다. 메이저리그를 폭격 중인 이정후는 xwOBA 0.416을 기록 중이다. 두 선수는 비슷한 타구의 질, 타구 유형, 볼넷, 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트라웃은 0.299의 출루율을 기록 중이며 이정후는 0.404의 출루율을 기록 중이다. 트라웃에게 지나친 불운이 따르고 있다.

통계를 종합해 보면, 트라웃은 양질의 타구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컨택과 선구안도 전성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운이 따르고 있지 않아 1할대의 타율과 2할대의 출루율을 기록 중이다. BABIP은 결국 그 선수의 평균으로 회귀한다. 기대 출루율도 마찬가지다. 시즌 후반까지 불운이 지속되지 않는 이상, 트라웃의 반등은 예상된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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