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열의 요산요설(樂山樂說)] 23. 대공산성과 곤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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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산에는 산성(山城)이 많습니다.
성산면 보현산에 있는 대공산성(大公山城)입니다.
대공산성 위 백두대간 마루금에는 '곤신봉(坤申峰·1131m)'이 있습니다.
옛 산성과 풍차가 어우러지는 곳, 대공산성∼곤신봉은 그렇게 '과거'와 '현재'가 함께 호흡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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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산에는 산성(山城)이 많습니다. 돌이나 흙으로 산비탈에 기대어 쌓은 성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외침이 있을 때, 적에게 식량이 될 수 있는 들판의 알곡을 모두 태우거나 거둬버리고, 산에서 농성하면서 적을 지치게 만드는 청야(淸野) 전술을 즐겨 사용했기에 산성이 유난히 많습니다. 경사진 산비탈, 그 자체만으로도 천험의 요새라고 할 수 있는 곳에 성벽까지 더했으니, 이중삼중의 보호막을 친 셈입니다.
강릉에 옛 산성의 실체를 비교적 온전히 확인할 수 있는 산행처가 있습니다. 성산면 보현산에 있는 대공산성(大公山城)입니다. 보현산성으로도 불리는 이 산성은 영동권에서 원형이 잘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산성입니다. 발해의 왕인 대(大)씨 성을 가진 사람이 쌓았다고 해 대공산성이라고 불린다는 설이 있지만, 관련성은 부족합니다. 그러나 토기 조각을 비롯해 여러 유물이 발견된다고 하니 고대(古代)부터 축성이 이뤄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1896년 을미의병 때, 관동창의진(關東倡義陣) 의병 부대가 이곳을 거점으로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는 역사도 전합니다. 1979년에 강원도기념물 28호로 지정된 것도 산성의 원형 보존 실체와 함께 이 같은 역사성을 높이 산 때문입니다.
산성은 높이가 2.3∼2.5m, 둘레가 4㎞에 달한다고 하니 규모도 꽤 큰 편입니다. 내부에는 건물터와 성문터, 우물 샘 등이 남아 있습니다. 적어도 수백 명 군사가 진을 치고 농성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을 갖춘 셈이죠.
등산은 성산면 보광리 보현사(普賢寺) 입구 계곡에서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오르막 등산로이지만, 올라갈수록 눈길을 사로잡는 볼거리가 많아집니다. 산성마루 일대는 요즘 온통 꽃밭입니다. 얼레지 등 각종 야생화초가 봄맞이 나온 듯, 등산객을 반깁니다. 보현사 들머리에서 산성마루까지 거리는 편도 3.7㎞. 산성이 자리 잡고 있는 보현산의 해발 높이가 944m라는 점을 고려하면, 산성의 해발 높이도 그 정도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산성까지만 해도 훌륭한 등산이지만, 이곳까지 왔는데 백두대간 마루금을 두고 그냥 돌아서면 섭섭합니다. 대공산성 위 백두대간 마루금에는 ‘곤신봉(坤申峰·1131m)’이 있습니다. 산성에서 500여m 위, 지척입니다. 그곳 백두대간 고원은 초원의 나라, 바람의 나라입니다. 곤신봉에서 선자령∼대관령으로 물결치듯 펼쳐진 푸른 초원 위에 하얀색 바람개비 풍차가 줄지어 늘어선 이국적 풍광은 잠자던 감성을 깨우기에 충분합니다. 옛 산성과 풍차가 어우러지는 곳, 대공산성∼곤신봉은 그렇게 ‘과거’와 ‘현재’가 함께 호흡하는 공간입니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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