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국인 가사사용인 최저임금 이상 받아야”…전북은 사업 발 빼
‘최저임금 미만 괜찮다’ 1% 불과
수요 가정 과반 “9860원 ↓”과 차이
정부 미적용 추진속 임금수준 괴리
여러 논란에 전북도 참여 않기로
법무부와 전국 3개 지자체(서울시·경남도·전북도)가 최저임금법 적용을 받지 않는 ‘외국인 가사사용인’ 시범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참여 의사가 있는 외국인 유학생 중 ‘최저임금 미만이 괜찮다’는 비율은 1%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 유학생 30%는 시간당 ‘1만5000원 이상’은 받아야 일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는 등 ‘임금 괴리’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논란에 전북도는 시범사업을 철회키로 했다.

활동 의사가 있는 87명을 대상으로 ‘임금 수준’을 묻자 ‘최저임금(2024년 9860원) 미만’은 단 1명(1.1%)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1만∼1만5000’원 50.6%(44명), ‘1만5000원 이상’ 29.9%(26명), ‘최저임금∼1만원’ 18.4%(16명)로 나타났다.
도 내 외국인 가사사용인 이용 의사가 있는 사람 절반은 적정 이용료로 ‘최저임금 미만’(51.1%·113명)을 택했다. ‘최저임금∼1만원’은 38.5%(85명), ‘1만∼1만5000원’은 10.0%(22명)이었고, ‘1만5000원 이상’은 0.5%(1명)에 불과했다. 이 조사는 도 내 6∼12세 양육 직장인 1246명 중 시범사업 이용 의사가 있는 17.8%(222명)를 대상으로 했다.

노동계와 학계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편의점이나 공장에서 일해도 최저임금 이상을 다 주는 상황에서 시장 성립이 안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조사 결과에 비춰보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대선 공약으로 발표한 ‘외국인근로자 차별임금으로 99만원 가사보육 시대’도 실현이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조 연구위원은 개별 가구와 사적 계약을 맺는 가사사용인을 정부와 지자체가 확산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2022년 가사 서비스 시장 양성화를 위해 가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사근로자법)이 시행됐는데 가사사용인 확대는 법의 취지와 배치된다는 논리다. 조 연구위원은 “비공식 영역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일할 환경을 만드는 게 정부 역할”이라며 “민간에서 가사사용인 계약을 맺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한다는 게 문명국가에서 가능한 일이냐”고 꼬집었다.

전북도는 참여 결정을 뒤집었다. 가사사용인을 중개할 유료직업소개사업체가 마땅치 않다는 게 이유다. 서울시는 유료직업소개사업자로 등록되지 않은 업체를 중개업체로 선정해 최근 노동계의 고발을 당한 상태다. 전북도 관계자는 “중개 부분을 세세히 살피지 못하고 참여를 결정한 부분이 있다”며 “다른 지자체의 논란을 접한 뒤 재검토했고, 법무부에 사업 불참 의사를 이날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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