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10명 중 6명 "취업할 때까지 생계비 지원해줄 것"... 끝나지 않는 양육 부담

이유주 기자 2025. 4.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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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주택·생계까지 지원… “자녀 한 명도 부담인 현실"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부모 10명 중 8명은 대학 등록금까지, 7명은 결혼자금까지, 6명은 주택 구입이나 취업 전 생계비까지, 4명은 능력이 닿는 한 계속 자녀를 지원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양육을 넘어 교육, 결혼, 주택, 생계 등 자녀의 전 생애에 걸친 지원을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인식은 자녀를 낳고 기르는 데 대한 부담을 가중시켜 저출산 현상으로 이어지는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지난 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성인 이행기 가족의 역할 변화를 살펴보는 '초기 성인기의 부모-자녀 관계와 사회계층적 차이'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19~34세 자녀가 있는 45~69세 남녀(장년부모세대) 1600명과 19~34세 남녀(청년자녀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담겼다. 

부모 10명 중 8명은 대학 등록금까지, 7명은 결혼자금까지, 6명은 주택 구입이나 취업 전 생계비까지, 4명은 능력이 닿는 한 계속 자녀를 지원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뉴스

◇ 부모 10명 중 8명, "자녀 대학 교육비 지원해줄 것"

조사 결과, 먼저 '성인 자녀와 부모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부모 응답자들의 76.2%는 '독립적인 관계가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부모와 성인자녀가 서로 의존하는 관계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13.0%에 불과했다. '부모가 자녀를 지원'하거나(7.4%), '자녀가 부모를 지원'하는 (3.4%) 일방적 관계가 바람직하다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 

이처럼 대다수의 부모들은 '부모와 성인자녀가 서로 독립적인 것이 이상적인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모들은 이러한 인식과 달리 자식에 대한 지원 의향은 훨씬 더 크고 지속적이었다. 

구체적으로 부모응답자들의 83.9%는 대학교육비용까지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70.1%는 결혼비용, 62.9%는 취업할 때까지 생계비 지원, 61.7%는 주택구입비용까지 지원할 것이라 응답했다. 또한 42.1%는 능력이 있는 한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고등학교 졸업 이후 교육비 마련 방법을 살펴보면, 청년의 과반수 이상인 59%가 '부모로부터 교육비 지원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내가 번 수입으로 교육비를 조달했다'는 응답도 46.8%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연구진은 "교육비는 부모가 주도적으로 마련하는 편이며, 자녀가 일부를 보충하는 형태"라고 해석했다. 

◇ 청년들, "자립할 때까지 부모의 부양 계속돼야"

대다수 청년들 역시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청년의 68.4%가 부모는 자녀의 대학교육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아울러 이와 유사한 비율인 62.2%가 자녀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때까지 부모가 생계를 지원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연구진은 "연령이나 학교 졸업 등과 같은 객관적인 시점보다는 실제로 자녀가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부모의 부양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청년들은 생각하고 있다"며 "대학교육은 청년들이 생각하는 가장 보편적인 부모의 책임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 외 결혼비용, 주택구입비용 등도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각각 53.4%, 45.1%로 나타났다. 취업 이후에도 부모가 여력이 있으면 자녀를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청년의 46.3%가 동의했다. 

한편,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청년기를 경험한 현재의 부모세대는 자신의 청년기와 자녀의 청년기 사이의 차이를 어느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가를 알아봤더니 부모 응답자의 84.8%가 '자신의 청년기와 오늘날의 청년기 사이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했다. 41.2%는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달라지지 않았다는 응답(2.8%)과 중립적인 응답(12.4%)도 있었지만, 대다수가 현재 청년세대의 청년기가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육아정책연구소의 '동아시아 국가(한·중·일) 저출산 쟁점과 육아정책 비교 연구'(2018)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과거에 비해 자녀를 키우는데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자녀 출산을 꺼리게 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육아정책연구소의 '2018-2022 육아정책 분석과 과제'(2018)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의 70.3%가 '높은 양육비'를 저출산 극복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원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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