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 겨냥 “중립은 잘못… 와서 파괴된 현실 보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재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침략자와 피해자가 명확한 상황에서 중립을 취하는 건 잘못”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편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 공개된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전쟁을 시작한 건 우리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가 굳건히 버티지 않는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더욱 전진할 것”이라며 “이는 근거 없는 추측이 아니라 현실적인 위협”이라고 했다. 이어 “푸틴의 궁극적 목표는 러시아 제국을 부활시키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보호를 받는 영토를 되찾는 것”이라며 “미국이 나토의 일원인 이상, 분쟁이 확대되면 미국도 관여하게 된다. 결국 세계 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 약 1750억 달러(약 248조 5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민은 이 지원으로 무엇을 얻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이 공동의 싸움이라고 믿었다”며 “우리를 지원하는 건 결국 다른 나라 국민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정책은 다소 변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거도 없이 집권한 독재자’라고 표현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이어갔고, 정상회담 파행 이후엔 일시적으로 군사 지원까지 중단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정보전이 미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고통을 보고도 러시아가 침략자가 아니라고 믿는다는 것은, 미국이 러시아의 여론전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우크라이나에 초청해 ‘현실’을 알려주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와서 직접 보시라”며 “시민들, 군인들, 병원, 교회, 아이들... 죽거나 파괴된 현실을 보시라. 아무것도 꾸미지 않겠다. 쇼도 없다”고 했다. 이어 “현실을 보고 나서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 이야기하고 싶다”며 “미국은 우리의 강력한 전략적 파트너이지만, 긴 전쟁 속에서 많은 것이 잊힌다. 유럽은 미국이 유럽에서 점점 멀어질까 봐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없이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 없이는 막대한 인명 및 영토 손실이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그런 가정은 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이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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