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날개 폈는데 트럼프 관세에 패닉…K뷰티, 시험대 섰다

조유빈 기자 2025. 4. 1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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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강국’ 프랑스 제친 한국
‘사재기 현상’이 美 소비자 충성도 방증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한국 화장품 제품에도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K뷰티 산업에 미칠 여파가 주목된다. 제품 경쟁력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 온 K뷰티가 '관세 위기'를 맞닥뜨리며 브랜드 충성도와 유통 전략을 시험받게 된 상황이다. 미국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 '사재기' 현상까지 일어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서울의 한 올리브영 매장에서 내외국인들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뷰티에도 통한 '한류'…韓화장품 수출액 1위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한국 화장품을 사용하는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25%의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혔으나, 10% 관세는 유효한 만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10일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인들이 관세 정책에 대비해 '사재기'하는 물품 중 하나로 한국산 선크림을 지목하면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를 설명한 바 있다. WP는 한국산 선크림의 효과와 질감, 다른 화장품과의 궁합에 대해 호평하며 미국 소비자들이 대량 구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사재기 움직임은 한국 화장품에 대한 충성도를 방증한다. 실제로 한국 화장품은 미국 내에서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K팝, K드라마 열풍이 한국 화장품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여기에 뷰티 유튜버와 SNS 인플루언서를 통해 제품 리뷰가 확산되면서 '바르는 K컬처'라는 이미지가 구축됐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이커머스 내 한국 화장품 매출의 80% 이상이 '스킨케어'일 정도로 기초 제품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게 주목받은 제품들의 품질 경쟁력이 입증되면서, K뷰티는 미국에서 날개를 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한국 화장품의 대미 수출액은 17억100만 달러(약 2조5000억원)로, '뷰티 강국' 프랑스(12억6300만 달러·1조8000억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브랜드들은 가수와 드라마를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전통적인 화장품뿐 아니라 스틱 밤, LED 마스크까지 다양한 제품을 미국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뷰티 업계는 중국 시장에서의 한국 화장품 소비가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 내 입지를 넓혀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틱톡, 레딧 등을 통해 온라인 판촉에 나섰고, 코스트코, 아마존 등 유통기업과의 제휴도 활발히 추진해왔다. 식약처도 미국이 선크림을 일반 의약품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국내 화장품 업계를 대상으로 인증 관련 세미나 및 교육을 진행하는 등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2일 한 매장에서 한국 화장품을 쇼핑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연합뉴스

가격 오르면 고객 이탈?…"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관세 영향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K뷰티 제품에 관세가 적용될 경우 가격 경쟁력이 둔화되면서 소비자가 이탈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한국 화장품이 품질 대비 가성비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미국에서의 K뷰티 산업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은 수출 변수로 꼽힌다. 다만 관세 패닉에도 불구하고 대미 화장품 수출은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화장품은 다른 업종 대비 절대적 판매 단가가 낮고, 관세를 고려해도 여전히 미국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오히려 K뷰티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로열티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란 시각도 나온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은 미국 시장에서 신(新) 카테고리 중심 성장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중이라 제품 가격이 10% 내외 오른다는 전제로는 수요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오히려 미국 소비 경기 둔화 시 가성비 소비 트렌드가 강화되며 저가 화장품 소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일찍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생산 기지를 확대하며 현지화를 진행해 온 기업들에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코스맥스는 미국 동부 뉴저지에 공장을 운영 중이고, 미국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콜마는 미국 2공장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관세 조치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에서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에 따라 국내 브랜드로부터 미국에서의 생산 문의가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되며 가격 인상 우려에 선 제품 중심 사재기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북미 기초 신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어 수혜를 본격적으로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올리브영은 미국 내 첫 매장 개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부는 K뷰티 펀드를 조성해 뷰티 기업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하기로 한 상황이다. 중기부와 코스맥스, 한국콜마, 모태펀드 등은 400억원 규모의 K뷰티 펀드를 출범하고, K뷰티 브랜드사 및 뷰티테크 스타트업에 중점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정부는 다른 국가에도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기회 요인은 있다는 분석이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10일 열린 K뷰티펀드 출범식에서 "경쟁 국가들도 관세 조치를 피해갈 수 없다"며 "높은 혁신성과 우수한 품질, 한류 효과까지 지속된다면 오히려 중소벤처기업에 시장 확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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