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MIT 이사 이어 HP 이사 오른 윤송이 엔씨문화재단 이사장 | “AI 발전이 소프트웨어 개발비 낮춰…사회 전 분야 혜택 누릴 것”

심민관 조선비즈 기자 2025. 4. 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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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송이 엔씨문화재단 이사장, 카이스트 전기공학, MIT 컴퓨터신경과학 박사, 현 HP 이사회 이사, 현 MIT 이사회 이사, 현 Principal Venture Partners 대표, 현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 연구소’ 자문위원, 전 SK텔레콤 상무, 전 엔씨웨스트 CEO, 전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 겸 사장 /사진= 엔씨문화재단

“인공지능(AI)이 발전할수록 사회 곳곳에 소프트웨어 적용을 확대하고, 효율성이 극대화하면서 인류의 삶이 풍성해질 것이다. 이것이 AI가 가져올 긍정적인 미래다.”

윤송이 엔씨문화재단 이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엔씨문화재단 사옥에서 만나 이렇게 말했다. 윤 이사장은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과 함께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 연구소’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이사회에서 이사를 맡고 있다. 올해 2월에는 AI 전문성을 인정받아 글로벌 PC 회사인 HP 이사회 이사로 영입됐다. 윤 이사장은 작년까지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로 일하며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자체 AI 언어 모델 개발을 이끌었다.

그는 AI 딥러닝 분야 ‘대모’로 불리는 페이페이 리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 연구소 공동 소장, 제임스 미킨스 하버드대 컴퓨터과학부 교수 등 석학들과 대담을 한 뒤, 인간과 AI가 공존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담은 ‘가장 인간적인 미래’라는 저서를 2022년 출간했다. 최근에는 1억달러(약 1450억원)에 달하는 AI 투자 펀드(Principal Venture Partners)를 조성해 유망 AI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다음은 윤 이사장과 일문일답.

AI가 어떻게 인류 미래를 풍성하게 한다는 건가.

“AI가 발전할수록 사회 많은 분야에 소프트웨어가 지금보다 더 많이 보급될 것이다. AI 발전은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을 낮춰줄 것이다. 소프트웨어 보급으로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사람들은 정보기술(IT)에만 AI가 접목된다고 생각하는데, 사회 모든 분야에 소프트웨어가 적용되고 모두가 이를 통한 혜택을 누리는 세상이 될 것이다. 비전문가도 소프트웨어를 다룰 수 있게 되고, 업무 효율성도 좋아질 것이다. 과거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데이터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AI가 소프트웨어 적용의 확장성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인류의 미래가 풍성해질 것이다.”

AI가 가져올 부정적 미래도 있을 텐데.

“AI 기술 발전은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 이는 인류가 이미 가지고 있는 문제지만, 기술 독점과 파워(power) 집중으로 불평등 문제가 심해질 수 있다. 과거 플랫폼 기술이 등장했을 때도 그랬고, AI라는 새로운 파도(wave)가 치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조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AI 기술 혜택에서 소외되는 사람과 AI를 이용하는 사람 간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갈수록 공공(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고 보는 이유다. 인간의 비인간화(dehumanization·인간이 소유한 특성이 결여되거나 없는 듯 취급하는 것) 문제도 부정적인 이슈다. AI 기술 발달로 인해 사람이 기계 부품처럼 다뤄져 인간다움을 상실할 수 있어서다.”

다른 우려는 없나.

“AI 기술이 발달할수록 비판적 사고 능력 등 사람의 본질적 능력이 약해질 수 있고, 전 세계 사람의 문화적 취향이나 생각을 획일화하는 데 AI가 악용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사용하는 AI 알고리즘은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편리성을 제공하지만, (취합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 취향과 선호를 특정 방향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AI 기술 발달로 고도화 중인 ‘딥페이크’도 문제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사회 시스템을 마비시켜 탈신뢰 사회로 전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순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AI 윤리 같은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한다. AI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정하고, AI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정해야 한다.”

자료=‘이코노미조선’ 정리

AI 윤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가.

“필수다. 정부는 AI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사회적 논의를 거쳐 마련해야 한다. AI 윤리의 정당성은 기업뿐 아니라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 간 논의 과정을 통해 강화된다. 국가 간 AI 경쟁 구도가 격화하는 현 시기에 AI 윤리 같은 규제 도입은 각국이 AI 주권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 될 것이다.

또한 개발자가 개발 초기부터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기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스탠퍼드대 등 해외 유명 대학에서는 다학제적 AI 윤리 교육인 ‘임베디드 에틱스(Embed-ded Ethics)’를 필수적으로 두고 있다. 임베디드 에틱스는 윤리적·사회적 의미를 고려한 엔지니어링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윤리적 문제를 탐구하는 다학제 커리큘럼을 말한다. 엔씨문화재단에서도 2020년부터 MIT, 스탠퍼드대, 하버드대를 대상으로 한 임베디드 에틱스 교육 커리큘럼 개발을 후원해 오고 있다.”

AI를 믿어도 되나.

“AI는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지는데 어떤 데이터로 학습하는지에 따라 그 성질이 달라진다. 전 세계 사람 중 35%는 아직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하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 이들의 데이터는 AI 학습에 배제돼 있다. 현재 AI 학습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데이터 학습에서 오는 문화적 편견 주의가 심화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어떤 사회나 국가든 편견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러한 편견이 남아있는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AI에 편견이 학습될 수밖에 없다. 대부분 사람은 AI가 기계적 알고리즘이기 때문에 가치중립적이고, 공정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런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AI를 무조건 믿으면 안 되고, 이런 점(AI도 편견을 학습한다는 점)을 감안해서 AI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중 교육이 필요하다.”

AI와 사람이 공존하려면.

“AI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물을 생성해 내는 것에 불과하다. 다른 분야 기술을 융합하고, 혁신을 만들어내는 건 사람의 고유 능력이다. 즉, 혁신과 사람의 창의성이 결합했을 때 AI의 의미가 커지는 것이다. AI와 사람이 함께하는 세상은 기술로 인해 사람이 위협받고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AI와 사람이 조화롭게 발전하는 세상을 지칭한다. 사람의 창의성과 AI 기술 간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인간다움을 지켜낼 때 우리는 가장 인간적인 미래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KT, 카카오, 네이버 등 국내 기업이 자체 거대 언어 모델(LLM) 개발을 사실상 포기하고, 글로벌 모델과 협업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 같은 사례가 국내 업계에 좋은 자극을 줬다고 본다. 사실 충분한 인력과 역량이 있다면 독자 모델을 시도해 볼 수 있고,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모델 규모나 효율을 능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해외 업체와 협업할 때도 기술·데이터 활용에 대한 자사 기준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반면 외부 모델에만 의존하면 정부 차원의 정보 ‘착취나 탈취’가 이뤄지거나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차단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자체 기술을 구축해야 협상력과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AI 기업 투자를 할 때 특히 주목하는 기술 분야나 기업 유형이 있나.

“산업 현장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이 많다.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각종 센서·기기의 데이터를 단일 플랫폼으로 수집·분석해 대규모 데이터가 쌓여도 AI를 활용해 의미 있는 결과를 뽑아낼 수 있다. 현재 AI 투자 펀드를 운용 중인데 이런 ‘데이터 과잉’을 해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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