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사망하면 '공소권 없음' 종결... "수사기록 공개를" 논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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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죗값을 치르는 과정을 통해 정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고 싶었고 저도 회복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는 피해의 시작도 종결도 마음대로 해버렸습니다."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13일 "(장 전 의원 사망 전에) 경찰은 수사가 80%가량 진행돼 마무리 단계라고 했다"며 "진술 신빙성이 있는지, 범죄 혐의가 소명됐는지에 대한 적극적 판단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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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측 "그간 수사 바탕 결과 공개" 요청
"결정문에 수사 경과 기재, 피해 회복 효과"

"가해자가 죗값을 치르는 과정을 통해 정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고 싶었고 저도 회복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는 피해의 시작도 종결도 마음대로 해버렸습니다."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을 성폭력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는 지난달 31일 장 전 의원이 자살한 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런 심경을 밝혔다. 사건 발생 약 10년 만에 용기를 내서 공론화했지만 피의자가 사망해 경찰의 불송치 처분만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피의자 사망 시 무조건 '공소권 없음' 처분보다는 사건 종결 절차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증거 충분한데 적극적 판단이라도..."
피해자 측은 경찰에 장 전 의원이 숨지기 전까지 진행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내용을 불송치 결정문에 기재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미 피의자·피해자 양측이 조사를 받았고 두 사람이 나눈 문자메시지와 사건 당시 사진 및 영상, 피해자가 받은 치료 기록 등이 증거로 제출돼 혐의 여부를 판단하기에 충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13일 "(장 전 의원 사망 전에) 경찰은 수사가 80%가량 진행돼 마무리 단계라고 했다"며 "진술 신빙성이 있는지, 범죄 혐의가 소명됐는지에 대한 적극적 판단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결정문에 담긴 불송치 사유가 불충분하다면 이의신청을 통해 검찰 판단을 받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수사기관의 불송치·불기소 결정문을 주목하는 이유는 피의자 사망 시 보통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되기 때문이다. 피의자가 사망하면 형벌을 줄 대상이 사라져 형사사법절차의 실익이 없고, 피의자 방어권도 실현되지 못한다는 논리다. 지난해 유명 유튜버 쯔양의 전 연인 성폭력 및 폭행 고소 사건, 2020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 등도 피의자가 숨져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지난해 '봉화 경로당 살충제 사건'처럼 사회적 파장이 큰 경우 간혹 피의자가 숨져도 수사를 계속해 결과를 발표하지만, 대부분 사건에선 보기 드물다.
"몇 쪽 안 되는 문서이지만 위로 효과"
법조계 일각에선 '회복적 사법' 관점에서 '불송치·불기소 결정문에 수사 경과 기재 권고'를 개선 방안으로 제안한다. 수사기관을 통해 피해 주장을 일부 공인받는 것만으로도 회복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2021년 '로펌 사내 성폭력' 사건 당시 서울 서초경찰서는 송치 직전 피의자가 사망하자 불송치 결정문에서 그간 확보한 피의자·피해자 진술과 피의자의 신체 접촉 인정 사실, 피해자의 심리적 영향 등을 상세히 담았다. 피해자를 대리했던 이은의 변호사는 "몇 쪽 안 되는 문서이지만 피해자 입장에선 자신의 호소가 인정받았기에 위로가 됐다"고 했다.
다만 혐의에 대한 판단까지 결정문에 포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판단에 필요한 증거가 불충분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범죄 피해자를 많이 대리했던 한 변호사는 "수사 초반에 피의자가 숨진 상태에서 혐의를 판단하게 되면 피의자 의견이 제대로 반영이 안 될 수 있다"며 "양측 진술과 제시된 증거를 객관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제안했다.
검찰사건사무규칙·경찰수사규칙에선 피의사실 요지와 불송치·불기소 이유 기재는 의무화하고 있지만 구체적 내용은 자율에 맡기고 있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접하는 결정문 내용은 사건마다 차이가 생긴다. 김 변호사는 "어떤 경찰이나 검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피해 공인 정도가 달라져선 안 된다"면서 "결정문 내용의 양식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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