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트리핀 역설과 트럼프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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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밀어붙이고 있다.
금융시장이 붕괴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는 상호관세 시행을 3개월 유예했다.
트럼프의 첫 번째 관세 후퇴였다.
트럼프를 강력 지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유대계 펀드매니저 빌 애크먼도 관세엔 강력히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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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밀어붙이고 있다. 취임식 전후만 해도 상대방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협상수단으로 관세를 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동맹국에 20% 넘는 상호관세가 시행되자 금융시장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주가지수가 20% 넘게 폭락하고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다. 금융시장이 붕괴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는 상호관세 시행을 3개월 유예했다. 트럼프의 첫 번째 관세 후퇴였다. 이날 트럼프의 얼굴엔 당혹한 빛이 역력했다.
트럼프를 강력 지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유대계 펀드매니저 빌 애크먼도 관세엔 강력히 반발했다. 월가도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며 트럼프를 압박했다. 사방에서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집중공격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10%의 보편관세는 끝내 고수했다. 이로써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세가 된 자유무역의 시대는 저물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 난적 취급을 당하며 사형선고를 받은 관세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인도로 역사의 전면에 재등장했다.
트럼프의 관세에 대한 집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트럼프 관세부과의 근거를 설명한 해설서까지 나타났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스티븐 마이런이 저술한 논문이다. 마이런은 관세부과가 필요한 이유는 달러화의 독특한 지위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초래한 부작용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인 이론이 '트리핀의 역설'(Triffin's dilemma)이다. 1960년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회피하려고 하면 국제거래에 필수인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져 세계 경제가 성장을 위협받는다고 서술했다.
반면 미국이 전 세계에 달러를 공급하기 위해 무역적자를 감수하면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가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고 했다. 미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마이런은 '트리핀의 역설' 때문에 미국의 무역적자가 누적됐다고 설명한다.
마이런은 미국과 무역에서 흑자를 본 나라가 기축통화를 보유한 미국의 국채매수에 가담해 달러가 강세가 되고 그로 인해 미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낮아진다고 본다. 제조업을 되살리려면 수출을 늘려야 하는데 강달러가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달러화가 약해져야 하는데 미 국채의 인기가 식지 않으니 문제고 기축통화 지위를 포기할 수도 없으니 딜레마라는 것이다. 마이런은 관세를 사용해 동맹국을 압박하고 제2의 플라자협정을 맺어 달러약세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실상은 브레튼우즈체제가 붕괴된 후 누구도 미국에 기축통화국 지위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트럼프가 관세를 올리자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며 국채투매가 나타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기축통화국이라는 용어도 역사적 유물일 뿐이다.
관세를 부과하면 오히려 달러의 지위가 위태로워지고 관세를 부과하지 않으면 국제수지를 개선하기 힘들어지는 딜레마에 빠진다. 이는 하루아침에 극복하기 힘들다. 국제경쟁력 회복은 관세부과라는 행정명령 하나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쉬운 여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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