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신민아 "이번에는 악역인가 싶었는데.." [인터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5. 4. 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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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넷플릭스

배우 신민아가 또 한 번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 악역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지만 악인들로 가득한 '악연' 속에서 희망을 느끼게 해준 신민아의 연기 역시 분명한 임팩트를 남겼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악연'(연출·극본 이일형)은 벗어나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6인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 작품이다. 지난 4일 공개된 '악연'은 공개 이후 '오늘의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부문 1위, 3일 만에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5위에 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신민아는 극 중 평생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외과 의사 주연 역을 맡았다. 9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그랜드볼룸에서 만난 신민아는 '악연'의 첫인상과 함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대본을 받았을 때 너무 재미있었어요.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는 긴장감도 재미있었어요. 대본을 다 읽고 나니 결과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도 신선했어요. 제가 맡은 주연이는 유일한 피해자이면서도 행동을 직접적으로 여주지 않는 인물이 잖아요. 복수하지 않고 놓아주는 과정이 다른 인물들과 다르고, 그 안에서 피해자로서의 역할이 새롭게 느껴졌어요."

신민아는 '악연'을 통해 넷플릭스와 처음 호흡을 맞췄다. 신민아는 넷플릭스와의 작업에 대해 '뭐가 특별할까' 싶었다면서도 글로벌 시청자들의 사랑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도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예전 작품이 스트리밍되다 보니 '뭐가 특별할까' 싶었어요. 그런데 오픈한지 3~4일 되고 좋은 순위권에 들었다고 했을 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분들이 시청하고 좋아해 주셨다는 생각이 들면서 힘을 느꼈어요."

/사진=넷플릭스

주연은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던 '상처의 악연'과 마주하고 감정이 소용돌이치게 되는 인물이다. 신민아 역시 감정의 수위와 표현에 있어 많은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주연이 과거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병원에서 일을 하는데 매일 떠오르는 인물과 맞닿을 때의 감정의 폭이 어려웠어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건의 복수가 아니라 내면에서 갈증하고 뭔지 모를 감정을 느끼는 역할이다 보니 그 감정의 수위나 표현을 가볍지 않게 하고 싶었어요."

매일 밤 재영을 찌르는 꿈을 꿀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주연은 정작 재영이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자 복수를 포기한다. 다만, 이 같은 주연의 선택을 두고 용서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갈렸다. 신민아는 "용서보다는 내려놓는 것"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주연이는 트라우마 안에서 매일 밤 재영을 찌르는 꿈을 꾸잖아요. 피해자인 주연은 계속 고통 속에서 사는데 그걸 복수나 용서 대신 끊어놓고 내려놓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용서라기 보다는 자신의 고통에서 빠져나가고 해방되는 것 같아요. 주연이가 목격남 앞에서 칼을 버리는 건 복수를 해도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칼로 찌르지 않고 주먹으로 때리고 '이 얼굴을 기억할게'라고 말하는데 그 대사가 너무 좋았어요. 안 좋은 모습을 기억하겠다는 게 많은 의미를 가지고 주연을 설명해 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사진=넷플릭스

최근 신민아에게 자주 따라붙는 수식어는 로코퀸 혹은 러블리함이다. 당장의 전작인 '손해보기 싫어서'에도 러블리한 매력으로 많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런 관점에서 '악연'의 주연은 사뭇 다른 이미지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데 신민아는 오히려 "저는 제 자신을 러블리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연도 위화감이 없을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로맨틱 코미디를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 수식어를 갖는 건 너무 감사하고 소중하죠. 그런데 필모를 보면 로맨틱 코미디는 몇 개 없어요. 그래서 이미지 변신을 추구했다기보다는 그냥 작품이 재미있어서 선택했어요. 외혈 낯선 모습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제 자신을 러블리하다고 많이 생각하지 않아서, 큰 변화보다는 제가 맡은 역할을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스스로의 말처럼 오랜 경력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겪은 신민아는 촬영 도중 생겼던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골목에서 목격남을 때리는 장면을 찍는데 보통 맞는 사람 대역을 구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때리시는 대역분이 왔어요. 제가 잘 못 때릴 것 같아서 그러셨던 것 같은데 제가 20살에 '때려'라는 복싱 드라마를 했거든요. 그래서 주먹을 끊어서 때렸는데 다들 놀라시더라고요. 몇 작품 아니지만 액션이 들어간 작품을 해봤는데, 더 늦기 전에 액션이 매력적인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선한 인물이라는 점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신민아 역시 "이번에도 악역은 다음 기회로 넘어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원래부터 악역을 하고 싶었어요. 대본을 받고 '악연'이라는 제목을 보고 '나도 이런 사람(악인)인가 싶었는데 결국 다음 기회에 하게 됐어요. 실망했다기보다는 저에게 이런 의도로 캐릭터를 주셨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사진=넷플릭스

다양한 캐릭터에 대해 욕심을 내는 신민아는 말이 아니라 행동에도 나서고 있다. 개런티를 깎거나 노개런티를 감수하면서라도 초저예산 영화, 독립영화에도 적극적으로 출연하는 신민아는 그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전했다.

"연기를 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캐릭터를 만날 기회가 없을 수도 있잖아요. 그 당시에는 그 작품들이 너무 좋았고 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잇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예산과 상관없이 배우로 참여해서 서로 좋다면 언제든 참여할 의사가 있어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건 모든 배우들의 갈증이고 저 역시 가지고 있다니까요. 과거의 그런 선택으로 지금의 제 모습을 기억해 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신민아의 차기작은 디즈니+ '재혼 황후'다. 신민아는 '악연'과는 또 다른 모습을 예고하며 앞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악연'은 다른 인물들에 비해 수동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모습이 저에게 좋았고요. 제가 앞으로 어떤 장르와 모습을 보여드릴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지금까지 보여드린 것보다 아직 안 보여드린게 더 많다고 생각해요. 악역이나 선역이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고 이야기의 힘이 느껴지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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