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따져 묻는 김영민 교수의 《한국이란 무엇인가》

조철 북 칼럼니스트 2025. 4. 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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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가족이란 무엇인가? 이런 정체성을 묻는 말이 터져 나오는 상황은 대개 위태롭다.

우리는 대개 위기의 순간에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는 정체성을 캐묻는다.

2018년 한국인의 명절을 고찰하며 쓴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로 화제가 되었던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한국이란 무엇인가》를 펴내며 한국의 정체성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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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바라보는 시선, 재구성할 때다”

(시사저널=조철 북 칼럼니스트)

나는 누구인가? 가족이란 무엇인가? 이런 정체성을 묻는 말이 터져 나오는 상황은 대개 위태롭다. 우리는 대개 위기의 순간에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는 정체성을 캐묻는다. 자신이 누구이며 어디에 서 있는지를 다시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낯설고 특이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선다. 지금, 한국 사회가 그렇다. 

"21세기의 한국은 정치의 실패이자, 헌정의 실패이자, 법치의 실패이자, 정당의 실패이자, 선거의 실패이자, 교육의 실패이자, 언론의 실패이자, 사회의 실패에 그치지 않고, 한국을 이해해온 방식의 실패이기도 하다. 안이한 언어와 게으른 상상력에 의존해온 기존 이해 방식의 실패다. 이제 한국을 다시 생각할 때가 왔다. 한국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다시 숙고할 때가 왔다. 한국을 이해할 언어를 새롭게 발명할 때가 왔다."

한국이란 무엇인가|김영민 지음|어크로스 펴냄|300쪽|1만8800원

2018년 한국인의 명절을 고찰하며 쓴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로 화제가 되었던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한국이란 무엇인가》를 펴내며 한국의 정체성을 물었다. 김 교수는 정체성을 찾는 일이 공동체에서 필수적이라면서, 이 질문을 좀 더 근본적으로 던진다. 지금, 우리가 '한국'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한국을 상상할 수 있는가. 익숙하게 우리를 설명해온 세간의 이야기들이 한국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기존의 언어가 만들어놓은 한국의 이미지를 해체하고, 그 틈에서 새로운 시대를 위한 한국의 정체성을 재구성한다. 홍익인간부터 계엄의 밤까지,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을 돌아보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질문조차 하지 않는 개념들을 흔들고 새롭게 세운다. 단군신화의 낡은 관점을 갱신하고, 식민 체험의 복잡성을 재조명하며, 미시적 독립운동의 존재를 새롭게 이야기한다. 나아가 한국의 시민사회와 대학의 의미를 다시 묻고, 청년과 어른을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한국 사회는 꾸준히 계몽에 의존해 왔다. 계몽에 의존한다는 것은, 의식을 바꾸어서 사회를 개선할 수 있다고 전제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무엇인가 깨치지 못해서 사회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다고 전제하는 것이다. 피계몽자에 대한 계몽자의 도덕적 우위를 전제하는 것이다. 과연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계몽은 얼마나 성공했을까."

그래서 김 교수는 '다음 대통령이 누구냐'라는 소모적인 정치 예측보다 '우리는 왜 지금 이 모습의 한국을 살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집중하자고 제안한다.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제도 개편이 아니라 사유의 전환, 정치적 성과가 아니라 언어의 발명, 지도자의 등장보다 국가를 바라보는 시선의 재구성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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