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가 택한 뮤즈 강해림 "대선배들 연기 마법 펼쳐진 현장, 정말 행복했죠"[인터뷰]

모신정 기자 2025. 4.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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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강해림이 영화 '로비'를 통해 영화계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정지우 감독)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천재 개발자 역을 통해 강렬한 주연 신고식을 치렀던 강해림은 하정우 감독이 연출한 영화 '로비'를 통해 순백의 매력을 선보이며 평단과 관객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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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비'서 프로 골퍼 진세연 역 맡아
배우 강해림 ⓒ쇼박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강해림이 영화 '로비'를 통해 영화계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정지우 감독)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천재 개발자 역을 통해 강렬한 주연 신고식을 치렀던 강해림은 하정우 감독이 연출한 영화 '로비'를 통해 순백의 매력을 선보이며 평단과 관객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하정우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이자 강해림의 첫 영화 데뷔작인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는 스타트업 대표 윤창욱(하정우)이 경쟁 회사 대표인 손광우(박병은)의 뒷거래 때문에 기회도 기술도 번번이 빼앗기던 차 4조 원의 국책사업의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첫 로비 골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강해림은 극중 슬럼프에 빠진 프로 골퍼 진세연 역을 맡아 하정우, 김의성,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박해수, 최시원, 차주영, 곽선영 등 연기 내공 100단의 내로라하는 선배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고 반짝반짝 빛나는 신인 특유의 신선한 매력을 뽐냈다. 

강해림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방문해 '로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2년 '썸바디' 방송 당시 기자와 첫 만남에 이어 이날 두 번째 인터뷰를 진행한 강해림은 감독 하정우만의 연출 특징부터 촬영당시 가장 많은 호흡을 이룬 김의성, 이동휘와의 에피소드, 촬영 전 3개월동안 매일 5시간 이상의 골프 훈련을 받으며 프로 골퍼 역에 가깝게 다가간 과정까지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차근차근 이야기를 펼쳤다. 첫 인터뷰 당시에도 쉽게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에도 에둘러 가지 않고 강단있게 진정성을 담아 답변을 펼쳤던 모습 그대로 이날 인터뷰에서도 속깊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 하정우 감독이 진프로 역할은 골프 폼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문했다고 들었다. 골프 훈련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 '로비'에 캐스팅 되고 3개월동안 매일 5시간이상 골프를 쳤다. 하루라도 빠지지 않으려고 했고 골프 선수로서 근력이나 하체의 힘도 키워야 했기에 퍼스널 트레이닝도 병행하며 열심히 연습했다. 골프에 처음 입문하다보니 어떨 땐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골프 폼이 조금씩 나오면서 성취감도 있었다. 보통 프로 선수들은 어린 시절 골프를 시작해 10년~20년씩 쳐온 분들 아닌가. 그분들의 자세를 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배우 강해림 ⓒ쇼박스

- 진프로를 짝사랑하는 최실장의 온갖 플러팅 속에서도 프로 골퍼의 승부사 기질을 펼쳐 보이는 장면이 있더라. 촬영 당시 골프 스윙을 하며 '이만하면 정말 프로 같다'고 느낀 순간은 없나. 

▶ 촬영 현장에 저희들을 훈련시켜 준 이현승 프로님이 늘 상주하시며 자세를 봐주시곤 했는데 사실 촬영 당시에는 그렇게 대만족한 스윙은 나오지 않더라. 연습 당시에는 스스로도 마음에 들었던 스윙들이 있었는데 촬영장에서는 만족하지는 못했다. 제가 롤모델로 삼았던 선수는 델리 코다인데 너무 완벽한 스윙을 하는 분이다. 그런 스윙을 하고 싶었지만 사실 제 성에는 잘 안 차더라. 

- 대학시절 피아노 전공을 하지 않았나. 평소 무용도 좀 했다고 들었는데. 

▶ 어머니가 피아노를 전공하셨는데 저 또한 피아노를 전공하기를 바라셨다. 경성대 음악학부에 입학해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곧 이어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했고 연기를 시작하게 되어 학교는 졸업하지 못했다. 

- 최근 무대인사를 하며 관객들과 직접 만나고 있다. 특별히 느끼는 소감이 있나. 

▶ 무대 인사 현장에 저를 만나기 위해 와주신 팬분들이 계셔서 너무 반갑고 힘이 났다. 젤리 같은 선물도 주시고 손편지 등도 주시더라. 집에 가서 밤에 관객분들이 주신 편지를 읽다가 울컥한 순간도 많다. 

배우 강해림 ⓒ쇼박스

- 하정우 감독이 선택한 뮤즈인 셈이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눈 이야기는 무엇인가. 

▶ 연출자일 때의 하 감독님과 창욱 역을 연기하는 하정우 선배님의 모습은 차이가 있었다. 워낙 대선배이시기도 하고 현장에서 정말 많은 것을 알려주시고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감독님이실 때는 살짝 어렵고 무섭기도 했지만 창욱을 연기할 때는 안스럽기도 하고 귀여운 면모도 보였다. 감독님일 때와 창욱일 때는 전혀 다름 사람이셨다. 함께 촬영할 때는 그냥 창욱 그 자체더라. 창욱이 진 프로를 설득하려고 쩔쩔 매는 모습이나 고개 숙여 부탁하는 모습 등에서는 살짝 속이 시원할 때도 있었다.(웃음) 하 감독님이 저에게 연기적으로 많이 요청하신 부분은 골프 자세나 폼에 대해 프로 같이 보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연기적 디렉팅 외에도 영화 현장에서의 태도나 스태프분들과 관계에서 배우가 가져야 할 자세 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영화 현장이 처음이라 서툰 것이 많은 저에게 정말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감독 하정우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 '로비'나 '롤러코스터'처럼 매력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감독님이시라는 게 최고 장점 아닐까. 이렇게 다채로운 인물들이 한 영화에 등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본다. 이렇게 매력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하 감독님의 장점 아닐까. '로비'에 함께 참여해 감사했고 이런 영화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 사전 리딩 작업이 총 30회 가까이 됐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나 참석했나. 

▶ 대부분의 리딩에 전부 참석했으니 거의 30회차 리딩에 참석했던 것 같다. 그런 리딩 과정을 통해 각자의 에너지와 엄청난 연기력을 지닌 선배님들과 함께 의기투합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배우 강해림 ⓒ쇼박스

- '로비' 촬영 현장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 리딩 과정에서나 혹은 촬영현장에서도 배우 모두가 각자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항상 이끌어 주셨다. 하 감독님이 저에게도 몇 번이나 '네가 바꾸고 싶거나 더 괜찮다 싶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하셨다. 이동휘 오빠나 김의성 선배님도 대사 하시면서 다양한 의견을 많이 내셨고 채택이 됐다. 서로들 그렇게 의견을 내면서 점점 영화가 만들어져 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배우들이 대본대로 대사를 줄줄 외며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모두가 함께 영화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 생각됐다. 제가 '로비' 대본을 정말 여러 번 읽었는데 글로만 봤던 것들이 현장에서 어떤 표현을 거쳐 영화로 완성되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배울 것도 많았다. 모든 선배 분들이 연기로 마법을 부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진프로는 유일하게 선한 역할인물이고 관객들은 진프로의 시선으로 극의 흐름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그런 진프로가 내기 골프 대회에 참석하기로 결심한 이유도 궁금하다. 

▶ 그 부분에 대해서 하 감독님과도 이야길르 많이 나눴다. 진프로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성동일)가 시키시는 대로만 살아왔고 인생을 계속 휘둘려온 인물이다. 세상 물정도 잘 모른다. 그런 진프로가 난생 처음으로 로비 골프에 참여하기로 결심하게 된 거다. 창욱에게 스폰서십 계약 제안을 받은 이유도 있고 아버지의 허락 없이 스스로 어떤 결정을 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의지도 있었다고 생각했다. 드라이브 입스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도 받고 있고 정신과 진료를 받을 정도로 심리적으로 무너져 있던 차에 돌파구를 찾기 위한 행동이었을 것 같다. 

- 최실장의 끝없는 플러팅과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을듯 말듯한 태도에 관객들 또한 분노감이 급상승한다. 진프로가 모종의 행동을 통해 그의 그런 행동을 저지하는데 이 장면의 에피소드가 있었나. 

▶ 진프로가 최실장을 향해 욕을 하고 구토를 하지 않나. 사실 그것보다 더 강렬하게 어떤 대응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긴 했다. 평소 욕을 거의 해보지 않았기에 이 장면을 찍을 때는 여러 차례 욕을 크게 내뱉는 연습도 했다. 하 감독님은 진프로가 욕하는 모습은 평소 욕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 화가 나서 욕했을 때 느껴지는 어새함도 살짝 담기길 바라셨다. 사실 하 감독님의 초기작 '비스티 보이즈'에서 유명한 욕 장면이 있는데 그 정도의 에너지가 나오는 방식으로 욕하는 신에 대한 욕심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그럴 수 없었다.(웃음)

배우 강해림 ⓒ쇼박스

- 최실장이나 박기자 같은 인물은 실제 우리 주위에서도 가끔은 찾아 볼수 있는 인물들이기에 이 장면들이 위트와 비판 정신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 같다. 너무 싫으면서도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는 인물들이다. 김의성, 이동휘와 촬영 중 즐거운 에피소드가 있다면. 

▶ 김의성 선배님은 현장에서 '내가 연기하며 봐도 너무 혐오스럽다'고 하시며 힘들어 하시기도 했다. 사실 현장에서 젊은 후배들에게도 너무 편히 대해주시고 나이스한 분인데 '내가 혹여라도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보일 수 있겠다 싶어서 더 조심하게 된다'는 말씀도 하셨다. 극의 분위기와 정반대인 분이다. 사실 촬영하면서는 박기자가 훨씬 더 얄밉고 싫었다. 이동휘 선배가 정말 완벽하게 연기해내신 것 같다. 

- 영화 '로비'에 참여한 후 얻은 성과가 있다면. 

▶ 책임감이 무엇인지 제대로 느꼈다. 제가 그냥 막내라거나 큰 영화에 출연한 신인이라는 사실을 떠나서 이 영화에 참여했던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어야 했나 반성되 됐다.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 배우가 촬영 현장에 가서 연기만 하고 끝나는 직업이 아니라는 걸 이번 과정에서 제대로 배웠다.  저 또한 무대 인사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예능 프로그렘에 출연도 해보고 선배님들이 유튜브 홍보 활동 등을 병행하시는 과정을 보며 다들 왜 이렇게 열심히 하시는지 잘 이해하게 됐다. 모두들 한 명의 관객이라도 더 우리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일념 하나셨던 것 같다. 

- 배우 강해림의 강점을 자랑해본다면. 

▶ 저는 내면이 깊은 사람인 것 같다. 어떤 인물이나 캐릭터에 대해 이해와 공감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제가 연기적으로 혹은 기술적으로 표현이 아직 부족하지만 아음속 깊이 캐릭터에 공감하고 이입을 해서 다가갈려고 한다. 

- 출연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 동물을 정말 좋아한다. 가끔 애견을 훈련시키는 예능을 보면 자격증이라도 따서 나중에라도 그런 장르의 작품이 나오면 도전해보고 싶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대학생 역할은 꼭 한번 해보고 싶다. 호러 영화에도 관심이 있고 제가 피아노를 칠수 있으니 피아니스트로 출연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도전하고 싶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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