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엔 美아이비리그 죽이기
[편집자주] 트럼프 2기 출범, AI의 발달,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매주 일요일 오전,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으로 불확실성 커진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전달합니다.
![[미 대통령전용기 상=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로 가는 미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그는 대부분의 미 무역 상대국에 대한 10% 관세에 일부 예외를 허용할 수 있지만, 무역 협상을 원하는 나라들에 있어 이 10%의 관세는 "하한선"에 꽤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고 비즈니스 스탠다드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5.04.12. /사진=유세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13/moneytoday/20250413070003042qgqr.jpg)

취임 직후부터 반유대주의에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엘리트 명문 대학을 겨냥한 강도높은 재정 압박에 나섰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가자전쟁에 반대하며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벌어진 컬럼비아대를 향해 4억달러(약 5900억원) 규모의 연방 계약과 보조금을 취소했다. 이어 반유대주의 대응이 미흡하단 이유로 하버드대학과 프린스턴대에 각각2억5560만달러(약3800억원), 2억1000만달러(약3000억원) 규모의 보조금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캠퍼스 내에서 유대인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비판하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조치인 셈이다.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시위에 대한 제재는 지난해 아이비리그 총장들의 잇따른 사퇴에서 이미 예견됐다는 평가다.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과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은 상원 청문회에서 학내 시위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으로 물러났고, 이후 코넬대의 마사 폴락 총장과 미노슈사피크 컬럼비아대 총장도 반유대주의 대응 부족을 이유로 결국 사퇴했다. 나아가 미 교육부는 미국 내 60개 대학에 캠퍼스에서 유대인 학생을 보호하지 못할 경우 차별을 금지하는 '민권법'에 따른 조치를 하겠다며 경고 서한까지 보낸 바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가 기득권의 상징과도 같은 아이비리그를 압박함으로써 노동자, 백인이 중심이 된 핵심 지지층의 여론을 확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트럼프의 지지층은 DEI 등을 통해 소위 '정치적 올바름(PC)'을 강요하고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훼손하는 기득권 엘리트층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장승진 교수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운데 저학력 노동자 계층이 많다 보니 고등교육과 인텔리 계층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많다"면서 "트럼프의 아이비리그 때리기는 이런 지지층을 향한 일종의 정치적 퍼포먼스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먼저 아이비리그에 대한 재정 축소는 결국 연구비, 보조금, 학자금 지원 중단으로 이어지고 특히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의 연구 역량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대학에선 신규 연구원 채용 동결이나 학과 통폐합, 나아가 입학 정원 조정 등 긴축 운영에 들어가면서 아이비리그의 전반적인 교육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국내외 우수한 인재를 유치해 R&D와 기술 혁신을 선도해 온 아이비리그의 경쟁력이 그만큼 후퇴할 것이란 우려다.
공공외교 측면에서도 아이비리그에 대한 압박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평가다. 미국은 민간영역에서 '풀브라이트 프로그램(Fulbright Program)'등을 통해 문화와 지식 교류를 추진하면서 미국에 우호적인 인재를 육성하고 외교적 리더십을 구축해 왔다. 그러나 유대인을 편향적으로 옹호하고 오히려 인종, 성별, 국적에 따른 차별 등이 합리화되면서 반미 정서가 확산될 경우 결국 미국 공공외교의 입지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미국 사회의 양극화와 분열 양상도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당 정치에 기반한 미국 정치와 사회는 기본적으로 보수와 진보적인 가치가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그러나 자유로운 학문의 전당인 캠퍼스가 이념 대결의 핵심 전선으로 전락하게 되면 미국 사회의 양극화와 분열이 심화하고 그로 인해 사회적 불안과 충돌 위험이 고조될 거란 설명이다.
장승진 교수는 "미국 사회의 혁신은 우수한 대학에서 나오는데 자금지원 중단으로 대학이 위축되고 소속 연구자들이 캐나다 등지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아이비리그에 대한 압박조치는 장기적으로 미국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이재묵 교수도 미국 대학에서 R&D와 첨단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이공계 인력의 상당수는 인도와 중국계인데 트럼프의 압박이 지속되면 인재들이 버티기 힘들 것"이라면서 "우수한 기술인력 유출이 불가피하고 공공외교까지 약화하면서 장기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해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최성근 전문위원 박준식 기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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