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민심' 두려웠나…폭주하던 트럼프 한 발 물러섰다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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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면제하기로 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해 125% 상호관세와 펜타닐관세 20% 등 최소 14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후 시장이 요동치고 소비자들이 급히 아이폰 등을 사기 위해 매장으로 달려가는 등 불안이 커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면세 대상을 먼저 발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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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애플 삼성 등 혜택 예상"
스마트폰·노트북·하드드라이브·메모리칩·디스플레이 등 면제
10% 기본관세조차 부과 않기로, 4월5일부터 소급적용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면제하기로 했다. 중국에 부과한 125% 관세는 물론, 다른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10% 관세도 부과하지 않는다. 이 조치는 4월5일치 수입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상호관세 내용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메모랜덤(각서)'에서 반도체 관련 관세율표상 항목 20가지를 열거하며 이는 관세부과 대상에서 면제된다고 밝혔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도 이날 밤 늦게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문서(CSMS # 64724565)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상품 종류를 열거하지 않았으나, 관세율표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폰, 노트북, 하드 드라이브, 컴퓨터 프로세서, 메모리 칩, 평면 디스플레이 등이 모두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중국산 제품에 대해 펜타닐 관세 20%는 그대로 적용된다.
소비자 불만 커지자 22% '열외'
지난 일주일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관세전쟁을 벌였다. 처음에는 세계를 상대로 하다가 지난 9일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결정하면서 타깃을 중국으로 좁혔다. 중국산 제품에 대해 125% 상호관세와 펜타닐관세 20% 등 최소 14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소비자들이 급히 아이폰을 사기 위해 매장으로 달려가는 등 불안이 커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면세 대상을 발표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관세 면제는 3900억달러 규모 미국 수입품에 적용되며, 이 중 1010억달러 이상이 중국산"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에서 수입되는 스마트폰 수입규모는 410억달러 상당으로, 이는 중국에서 수입되는 전체 물량의 9%를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컴퓨터 및 유사기기 수입액도 360억달러 이상이다. 전체적으로 관세 면제 대상은 지난해 중국 수입품의 약 22%에 달한다. 중국을 상대로 하는 145% 이상의 관세 부과 계획에서 5분의 1이 벌써 '열외' 처리된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조치가 빅테크 기업들에게 '큰 승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애플의 주요 제품인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워치 등을 원했던 소비자들도 크게 환영할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또 반도체 제조 장비가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돼 TSMC 삼성 인텔 등이 미국 내에 새로 설비투자를 할 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예고한 반도체 관세가 다시 적용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대부분의 품목별 관세율을 25%로 정했으나 반도체의 경우에는 동일 관세율이 적용될지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무모했다" 커지는 비판론
중국은 쉽게 물러서지 않고 있다.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1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치킨게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한 발 빼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이 너무 섣불리 '준비되지 않은 게임'에 나섰다는 비판론이 힘을 받고 있다.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최근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이 무역전쟁에서 확전 우위를 가진 것은 중국"이라면서 "미국은 중국에서 필수적인 물품을 공급받고 있으며, 이는 단기간에 대체할 수 없거나 국내에서 생산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 이런 의존도를 줄이는 게 조치의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그렇게 하기 전에 현재의 전쟁을 치르는 것은 엄청난 비용으로 거의 확실한 패배를 초래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무역을 차단하기 전에 대체공급자나 적절한 국내 생산을 보장하지 않는 거은 매우 무모하다"는 것이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부소장으로 일하는 정치학자 에반 파이겐바움은 X에 게시한 글에서 "미국은 실시간으로 국가적 자살행위를 시도하는 것 같다"면서 "패권이나 우위(primacy)를 상실하는 데는 전략적인 도전자의 등장이나 다극화를 유발하는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스스로 전략적 할복자살(seppuku)을 저질러서 패권을 잃는 것은 새로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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