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종군 위해 대선 불출마”…오세훈은 대체 왜?

노기섭 기자 2025. 4. 13.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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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기대를 모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21대 대통령선거 출정식을 하루 앞둔 12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다.

오 시장이 "윤석열 정부 실패의 책임과 보수진영의 환골탈태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한덕수 차출론'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오 시장의 불출마 선언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판세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를 놓고 각 캠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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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불출마 선언에 억측 난무…“당 모습에 깊은 아쉬움과 염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기대를 모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21대 대통령선거 출정식을 하루 앞둔 12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다. 오 시장이 “윤석열 정부 실패의 책임과 보수진영의 환골탈태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한덕수 차출론’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은 전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대선 주자 중 높은 수도권 인지도와 중도 확장성을 가진 후보로 주목받아 왔다.

오 시장이 비상계엄 이후 처음 국회를 찾아 지난 2월 12일 개최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전체 의원 108명 중 48명이 참석하면서 이목이 쏠렸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했지만 이후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면서 강성 보수층으로부터도 지지를 얻고 있었다.

오 시장은 불출마 결심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국민이 다시 보수에 국정을 책임질 기회를 주시려면 책임 있는 사람의 결단이 절실한 때라고 판단했다”라며 “‘나 아니면 안 돼’라는 오만이 횡행해 우리 정치가 비정상이 됐는데 평생 정치 개혁을 외쳐온 저마저 같은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당 누구도 윤석열 정부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 사람이 아닌 우리 모두 나눠 가져야 할 부채”라며 “지금의 보수정치는 국민 여러분께 대안이 되기는커녕 짐이자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국민께 다시 신뢰를 받는 보수로 환골탈태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고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길”이라고도 했다.

보수 진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현직에서 묵묵히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히지만, 그동안 휘하 정무직 인사들이 주축이 돼 출마를 준비해왔고 대선 출정식 장소 검토까지 했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은 결정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대선을 앞두고 보석으로 석방된 사실을 거론하기도 한다. 명 씨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오 시장에 대한 검찰 수사도 본격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 시장이 1차 경선 통과가 유력한 ‘빅4’ 후보 중 한 명이었다는 점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차출론이 결정적인 불출마 요인이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오 시장은 긴급 기자회견 이후 질의응답에서 ‘한덕수 대망론’에 대해 언급하며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분은 본인의 의지와 결단력이 중요하다”며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당내 분위기에 대해서 총리께서 스스로의 결단과 의지로 임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일주일간 당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깊은 아쉬움과 염려를 지울 수 없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오 시장의 불출마 선언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판세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를 놓고 각 캠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 시장이 당의 외연 확장을 강조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당내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던 안철수 의원·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유승민 전 의원이 직간접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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