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날린 골 가뭄' 수원 세라핌의 미소 "다음엔 르세라핌 셀레브레이션 꼭 할게요"

궃은 비가 내리던 12일 부천종합운동장, 부천FC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던 수원 삼성의 공격수 세라핌의 각오는 비장하기까지 했다.
수원 선수단과 팬들에게 세라핌은 아픈 손가락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데려왔지만, 좀처럼 득점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개막전에서 결정적인 찬스 두 개를 놓쳤고, 이어진 인천과의 경기에서도 슈팅이 수비수에 막히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동료인 일류첸코와 브루노 실바, 파울리뇨가 나란히 득점포를 터뜨리는 가운데 세라핌은 여전히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그의 마음은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지난 경남과의 경기를 앞두고는 전날 클럽하우스에서 숙식까지 하며 득점을 노렸지만, 결국 무득점으로 교체되었고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변성환 감독은 부천전을 앞두고 세라핌에게 변함없는 믿음을 보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세라핌이 갖고 있는 활동량과 스피드, 상대 수비수들을 흔드는 능력을 알고 있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세라핌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 믿음이 세라핌에겐 힘이 되었을까. 후반 1분 이기제의 컷백에 이은 최영준의 슈팅이 골키퍼 김형근을 맞고 나왔다. 세라핌은 득달같이 달려들었고 그대로 밀어놓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세라핌의 시즌 첫 골이었다. 골을 넣고 세라핌은 팬들에게 달려가 환호했고, 자신을 믿고 기용해준 변성환 감독에게 '꾸벅' 하는 한국식 인사로 감사함을 표했다.
비록 수원은 부천의 몬타뇨에게 실점하며 1대1 무승부로 승점 1점 추가에 그쳤지만, 그 동안 골 가뭄에 시달리던 세라핌의 데뷔골은 앞으로 수원의 운영에 있어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변성환 감독 역시 "우리 팀에 소중한 선수고 일곱 경기만에 득점을 했기 때문에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 세라핌을 마지막으로 외국인 선수가 모두 득점을 했기 때문에 운영이 편해질 것 같다."라고 기뻐했다.
이어서 "그동안 많이 속상하고 힘들었지만, 티내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잘해줬다고 생각하고, 이 득점으로 인해 더 많은 골과 퍼포먼스, 팀에게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 감독 입장에서도 생각한다."라고 아픈 손가락의 데뷔골에 대해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토록 바라던 데뷔골에 들떴을 법했지만, 경기가 끝나고 만난 세라핌은 자신의 골 보다는 팀의 무승부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세라핌은 "비가 오는 와중에서도 팬들이 많이 와주셨기 때문에 승리로 보답을 해드리고 싶었는데 골이 터진 것은 개인적으로 부담을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지만, 실점하면서 승리를 못 드린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아쉽고 죄송스럽게 생각을 한다. 오늘 이 무승부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워서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될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세라핌은 공격보다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해 묻자 세라핌은 "감독님께서도 강력한 수비 조직을 통해서 한 경기뿐만 아니라 모든 우리 남은 시즌을 운영해야 한다 말씀하셨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부족했었던 부분이 있었고 그것들을 배워야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수비 실수는 한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다 같이 한 팀의 모두의 실수라고 생각을 한다. 예를 들면 우리가 득점을 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좀 눌러앉게 되면서 낮은 포지션에서 우리가 수비를 하는 상황을 마주했었는데 계속해서 크로스를 허용했고, 그게 골이 터졌다. 그런 상황이나 컴팩트한 상황을 반복하지 않아야 될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시즌 전 열렸던 팬과의 만남 자리에서 세라핌은 팬들에게 공약으로 르세라핌 셀레브레이션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질문하자 세라핌도 이를 알고 있다는 듯 웃어보였다. 이어서 "오늘은 약속한 것을 못 지켜드린 것 같다."라고 머쓱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는 득점 후 셀레브레이션을 하는 대신 수원팬들이 있는 원정석으로 뛰어갔다. 그는 "워낙 혼전 상황에서 골을 넣다보니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골을 넣자마자 팬들이 먼저 생각났었다. 골이 없던 시기에 팬들이 SNS를 통해서 응원을 엄청 많이 하셨기 때문이었다."라고 팬들의 응원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서 "격려 덕분에 자신감을 잃기 보다는 골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 믿고 있었고, 골이 터지자마자 우리 응원해 주신 팬분들이 먼저 생각이 나서 팬분들한테 달려가서 이 골의 기쁨을 세레머니를 통해서 나눠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팬들에게 뛰어갔다. 다음 경기에 또 골이 터진다고 한다면 르세라핌 셀레브레이션을 꼭 지켜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미소지었다.
팬들과 첫 골의 기쁨을 나눈 세라핌은 변성환 감독에게 한 '꾸벅' 인사를 한 후 서로를 안았다. 세라핌은 "한국 문화에서 인사 문화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감독님과 통역이 미팅 때 항상 강조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누군가를 만날 때 특히 나이가 많은 어른들을 만날 때는 이제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해야 한다는 방법을 터득했고 또 운동장에 나올 때마다 인사를 똑바로 안 하면, 코칭스태프들이 인사를 좀 잘 하라라는 식으로 장난식으로 말해주시기도 하고 통역도 강조를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세라핌의 인사에는 변성환 감독을 향한 고마움도 섞여있었다. 세라핌은 "나에게 믿음을 주신 감독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감독님을 끌어안아서 축하하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그동안 믿어주시고 가르쳐 주신 것에 감사한다는 의미를 담아서 그런 표현을 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변성환 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변성환 감독은 세라핌에 대해 "날씨가 더워진다면 더 좋은 활약을 할 선수다. 브라질에서도 가장 더운 곳에 있었고 그 곳에서도 거의 모든 경기를 풀타임 뛰었다. 더워진다면 상대를 더 많이 괴롭힐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세라핌도 이에 대해 동의했다. 여름 활약에 자신이 있는 지에 대한 질문에 세라핌은 "브라질 선수들은햇빛에 많이 적응이 돼 있다. 더운 날씨에 최적화되어 있는데 나 또한 브라질 사람이고 더운 곳에서 축구를 해 왔다 보니까 더운 날씨를 지금 환영하고 있다. 얼른 더 날씨가 따뜻해지고 뜨거워지기를 바라고 있고 감독님이 추운 날씨에서도 이렇게 응원을 해 주시고 믿음을 주셨는데 또 더운 날씨에 더 잘할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계시니 얼른 뜨거운 날씨가 와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 드리면 좋을 것 같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이 가장 힘들다는 여름, 세라핌은 그 더위를 기다리고 있다. 더위를 먹고 힘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 더위를 먹고 힘이 날 세라핌, 그토록 바라왔던 골 해갈을 이뤄낸 그의 여름이 주목되는 이유일 것이다.
"수원 팬들은 감사함 그 자체입니다. 항상 현장에서 응원해 주시고, 메시지를 통해서 응원해 주시고 애정을 담아주시고 골이 없는 동안에도 많이 응원해 주셨었거든요. 오늘 골이 터져서 조금이나마 보답을 해드린 것 같고 이제 계속해서 골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서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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