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서 싸웠던 두 외국인, 이제는 운명의 자리 놓고 싸우네… 이것도 얄궂은 인연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잠실구장을 함께 사용하는 LG와 두산은 전통의 한 지붕 두 가족 라이벌이다. 예전만큼의 의식은 희석됐다고 해도 여전히 의식하는 사이임은 분명하다. 외국인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지난해까지는 LG와 두산으로 나뉘어 서로를 정조준했던 선수들이, 이제는 한솥밥을 먹는 경우도 있다. 외국인 투수들이다. 지난해 LG 소속으로 뛰었던 디트릭 엔스(34), 그리고 대체 외국인 선수로 들아와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조던 발라조빅(27)이 그 운명의 주인공들이다.
엔스는 지난해 30경기에서 167⅔이닝을 던지며 13승(6패)을 거두는 등 나름 팀에 공헌했지만 생각보다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지고 평균자책점도 4.19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LG는 엔스보다 더 나은 투수를 원했고, 결국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요니 치리노스로 선회했다. 발라조빅은 좋은 구위를 보여주기는 했으나 완성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12경기에서 57이닝을 던지며 2승6패1홀드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한 뒤 한국을 떠났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시즌 뒤 디트로이트와 나란히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그리고 현재 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팀인 톨레도에 나란히 소속되어 있다. 지난해까지 적으로 만났지만 KBO리그에서의 경험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분모가 있다. 다만 메이저리그로 가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넘어야 한다.
두 선수의 시즌 출발이 모두 좋다는 것도 흥미롭다. 엔스는 톨레도의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맡으며 첫 2경기에서 8⅔이닝을 던졌다. 이 두 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1.04로 호조를 보였다. 발라조빅 또한 첫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3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선발로 뛰지는 않지만, 경기마다 2~3이닝을 던지는 롱릴리프로서의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두 선수의 포지션이 어느 정도 겹치는 셈이다. 메이저리그 팀의 선발 로테이션이 펑크 났을 때 대체 선발, 혹은 롱릴리프 자원이 없을 때 두 선수를 놓고 저울질할 수 있다. 어느 팀이나 그렇듯이 메이저리그 로스터는 빡빡하다. 두 선수 모두가 올라갈 만한 여유는 없다. 물밑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예상할 수 있다.
올 시즌 초반 13경기에서 8승5패를 기록하며 페이스가 나쁘지 않은 디트로이트는 에이스인 타릭 스쿠발을 비롯, 잭 플래허티, 리스 올슨, 케이시 마이즈, 잭슨 조브로 선발 로테이션이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선발 경력이 풍부한 마에다 겐타가 롱릴리프로 뛰고 있다. 나름 탄탄한 진용이지만 풀타임 선발 경력이 많은 선수가 득실대는 팀은 아니고, 마에다 또한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아 트리플A 대기 자원을 계속 관리해야 한다.
엔스는 2017년 미네소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경기에 나갔다. 다만 당시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했다. 2021년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불펜에서 9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했지만 역시 2022년과 2023년에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뛸 기회가 없었다. 지난해 LG에서 150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줬고, 디트로이트에 좌완 선발이 에이스인 스쿠발 하나만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전략적인 자원이 될 수 있다.
발라조빅은 2023년 미네소타에서 메이저리그 18경기에 등판한 경험이 있다. 당시 1승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4년은 트리플A에만 머물다 한국에서 시즌을 마쳤다. 아직 젊은 나이고 구속 자체는 괜찮은 선수인 만큼 현재 성적을 유지하면 한 번쯤은 기회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을 떠난 두 선수가 메이저리그 무대 복귀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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