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눈] 학생이 주도하는 현안토론수업…"민주시민 밑거름"

황대훈 기자, 서진석 기자 2025. 4. 1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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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매주 교사의 시선으로 한국 사회와 교육 현장을 살펴보는 '교사의 눈'입니다.


현대사는 학교 교육에서 다루기 어려운 주제로 꼽히죠. 논쟁도 치열하고, 공과를 정리하려면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그럴수록 일방적인 지식 전달보다는 학생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학생들이 직접 진행하는 '현안토론수업'


"시대를 막론하고 (국가가) 군사력과 통제 수단을 독점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본질이 같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거들 뿐'


진행도, 수업도, 토론도 '학생들 손으로'


수업 주도하며 싹트는 '민주시민의식'


인터뷰: 이동욱 교사 / 경기 수일고등학교

"이런 형태에 좀 익숙해진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도 학생자치회 활동에 상당히 의욕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학교를 직접 바꿔가는 모습들을 실제로 많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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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토론식 역사 수업에 대해 다양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는 경기 수일고 이동욱 교사와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선생님 어서 오세요. 


이동욱 교사 / 경기 수일고등학교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네 10년 넘게 역사 수업을 학생들이 주도하는 토론 방식으로 진행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게 어떤 수업인가요?


이동욱 교사 / 경기 수일고등학교 

네 학생 주도로 진행하며 경쟁이 아닌 경청에 초점을 두는 논쟁과 토론은 서로의 생각을 더욱 깊게 넓게 만들어 줍니다.


따라서 자기주도적인 학습 역량, 협력적 소통 역량과 같은 능력들을 고르게 길러준다는 점에서 역량 중심 평가에 최적화된 교수학습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최근에는 현대사 교과서에 기록될 만한 사건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일부 지역에서는 이런 사안이 생길 때마다 건설적인 교육적 자료를 활용해 봐라 뭐 이런 지침을 내려보내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접근하고 계십니까?


이동욱 교사 / 경기 수일고등학교 

예 저는 학생들이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면서 역사적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편인데요.


예를 들면 이제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경우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국가입니다.


그래서 토론 주제를 역사적으로 국가의 본질은 무엇인가로 정하고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은 고조선부터 오늘날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가들을 다루면서 국가의 본질이 무엇이고 그 변화상은 어떠했는지 조사하면서 주장과 근거들을 조직했고요.


자연스럽게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 탄핵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런데 아무래도 현재 진행형 이야기이다 보니까 예민하기도 하고요.


학생들 반응도 굉장히 뜨거울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이동욱 교사 / 경기 수일고등학교 

국가의 본질이라는 문구에 학생들이 특히 집중하는 반응이었습니다.


평소 국가에 대해 별다른 의미 부여를 하지 않던 학생들도 국가의 주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법과 제도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법제처 국가법령 정보 시스템에 탑재된 각종 법령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국가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무엇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지라는 쟁점을 도출해낸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이 헌법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조항이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현대사 다루실 때는 여러 가지 제약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이동욱 교사 / 경기 수일고등학교 

현행 헌법은 사실 제31조 4항에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이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항상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과 함께 언급된다는 점입니다.


이를 현대사 교육에 적용한다면 학생이 현대사를 배울 권리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외부 세력의 부당한 간섭 없이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역사 교육은 본질적으로 해석의 여지가 큰 영역이기 때문에 이 정치적 중립성의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오히려 비판적 사고와 민주시민 교육을 억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단순히 비정치적 상태를 중립성이라 오해해서는 안 되며 현대사 교육이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해서 다양한 의견을 다루고 토론할 수 있는 그런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현재 한국의 현대사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러니까 기계적인 중립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어주신 건데요.


선생님께서는 수업뿐만이 아니고 또 현대사와 논쟁형 역사 수업 관련 저 많이 하셨습니다.


어느 곳에 주안점을 두고 집필을 하셨습니까?


이동욱 교사 / 경기 수일고등학교 

사실 역사는 하나일 수 없고 다양한 서사에 대한 경청이 필요하다는 컨셉으로 역사의 논쟁성 서사의 다양성과 평범한 사람들을 드러내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날 한국 사회에 적용되는 헌법을 탄생시킨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경우 이른바 지방의 시선을 복원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6월 민주항쟁은 5개월이 넘는 기간에 걸쳐서 전국 각 지역 뭐 충청, 전라, 경상, 제주 등등의 각 지역에서 전개된 민주화 운동입니다.


그럼에도 기존에는 서울 지역 대학생들의 독재 반대 투쟁을 중심으로 서사가 구성되는 경향이 컸습니다.


영화 1987이 대표적이죠.


이에 전국 각 지역 특히 제주, 광주, 강원도 등등 각 지역에서 당시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고 어떤 특징을 보였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서현아 앵커 

여러 가지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또 민주주의 사회에서 현대사 교육을 안 할 수는 없죠.


정말 필수적인 교육인데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이동욱 교사 / 경기 수일고등학교 

네, 한국 현대사에서 전쟁과 독재의 경험, 분단과 냉전 체제의 유산은 여전히 현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조건입니다.


제주 4·3과 한국전쟁, 4·19, 5·16 유신 체제, 5·18, 6월 민주항쟁, 외환위기 등은 여전히 우리 시민들의 삶을 구성합니다.


현대사 수업은 학생들이 이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평화와 민주주의에 대해 숙고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한국의 현대사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역사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일수록 삶의 현장에서 논쟁이 되는 지점들을 교실에서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들을 살피고 학습 사실에 기반해서 논거들을 판단하게 합니다.


교육 철학자 넬 나딩스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은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런 능력은 공교육 현장인 학교에서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차이를 이해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민주사회에서 쟁점이 많은 현대사 교육은 학생들의 민주시민 필수 덕목인 타협과 관용, 공동체 의식을 기르고 주체적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 현재를 보는 눈은 미래를 여는 힘이 되죠. 읽고 외우는 걸 넘어서 함께 질문하고 생각하는 수업이 바로 이 힘을 키우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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