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가창신공] 강훈, 농구선수 출신 '미스터트롯3' TOP11

조성진 기자 2025. 4. 11. 15:2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마음속 깊게 다가온 게 트로트
나훈아‧남진 영향 가장 많이 받아
보컬레슨‧음악멘토는 ‘촛불잔치’ 이재성
남진 공연 게스트로 3~4차례 무대 서기도
“소리 힘 좋고 시원시원하게 노래”
최근 강약 조절 집중…트로트 맛 잘 살리고자
5월부터 매달 신곡 발매 프로젝트 돌입
이미 일본 유명 스튜디오서 10곡 마스터링 마쳐
“트로트 기반 다양한 스타일 싱어송라이터 되고파”
사진제공=강훈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생각은 신중하게, 결정은 신속하게. 그 과정에서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아버지 사업 때문에 캐나다,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공부했고 학생권에선 알아주던 농구선수였다. 가수가 되기 전부터 이미 제이슨 므라즈, 마룬파이브 등을 멋지게 불러 동급생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그런가 하면 우연히 접한 노래가 너무 좋아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곡을 부른 가수의 묘까지 찾아갈 정도다. 이외에도 일단 한번 빠지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일화가 적지 않다. 트로트 가수 강훈(32)의 이야기다.

강훈에 대해 주변에서 "리듬감 좋다" "소리의 힘이 있어 호소력도 남다르다"란 말을 자주 한다. 아마 리듬감은 농구를 했던 영향도 있어 보인다.

인터넷에 '강훈'을 검색하면 탤런트 강훈이 먼저 뜬다. 이름이 같아 종종 에피소드도 생긴다. 2022년 모 케이블TV 시상식 때 상을 받으러 간 강훈은 상패에 자신이 아니라 탤런트 강훈의 사진이 있는 걸 보고 웃음부터 나왔다. 가수 강훈과 탤런트 강훈 모두 농구선수 출신이다.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가창신공'에서 강훈을 만났다.

강훈(본명 강범수)은 1992년 경북 경주에서 외동으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꿈이 농구선수였다.

대구에서 초교 3학년까지 다니다 캐나다로 유학했다. 당시 현지에서 농구선수로 활약 중인 김효범을 보고 너무 멋있다고 여겨 농구에 관심을 갖게 된다. 김효범은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강훈의 농구 롤모델이기도 하다.

캐나다에서 초등학교까지 졸업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아버지 사업 때문에 강훈은 중1 여름방학 때 중국 연태로 유학갔다가 중학(휘문중) 2학년 때 다시 한국으로 왔고 이때부터 휘문중학교 농구부 선수로 뛰기 시작했다. 당시 신장은 173cm였고, 고1이 되며 현재 신장인 180cm로 자랐다.

'가드' 포지션인 강훈은 휘문중학교 농구 선수로 뛰며 전국대회 준우승, 서울시 대회 우승 등 여러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이미 강훈은 학생 선수 중에선 알아주는 정상급 TOP 가드로 평가받고 있었다. 휘문중학교에 이어 휘문고로 이어지며 계속 농구선수로 뛰었다. 그러나 휘문고 1학년 재학 중 여수 동계 훈련 때 무릎을 크게 다치며 농구를 포기해야 했다. 자신의 삶이자 모든 것인 농구를 그만두게 되자 적잖은 시간 방황을 했다.

사진제공=강훈

농구 외에 인생의 다른 목표가 생긴 건 고교 2학년 때였다. 강훈은 담임 선생 결혼식장에서 급우들과 축가를 부르게 됐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강훈은 이미 급우들 사이에서 '노래 좀 하는' 학생으로 알려졌고 그래서 담임 선생 결혼식에서 노을의 '청혼'을 축가로 불렀다.

그런데 축가를 마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유명 가수를 영접하듯 하객들 반응이 너무 뜨거웠기 때문이다. 이를 본 강훈은 너무 좋았다. 이때 처음으로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에게 음악의 길로 간다고 선언했고 부모는 "또 예체능"이냐며 처음엔 완강하게 반대했지만, 농구 포기로 '삶의 의욕을 잃은' 아들이 음악을 통해 다시 웃고 활력을 되찾는 걸 보고 결국….

강훈은 2020년경 영화 '첨밀밀'을 처음 봤다. 장만옥‧여명 주연의 1996년 홍콩 영화 '첨밀밀'은 한해를 온통 첨밀밀로 수놓을 만큼 화제가 된 명작이다. 강훈은 장만옥과 여명의 애타는 러브스토리에도 감동했지만, 그와 함께 주제곡 '월량대표아적심'은 강훈에게 그 자리에서 영화를 5번이나 보게 할 만큼 폭풍 감동이었다.

강훈은 이 노래를 부른 등려군이란 가수가 너무 궁금했다. 고인이 된 걸 알곤 등려군이 묻힌 대만의 공동묘지를 향해 즉시 날아갔다. 등려군 묘에 꽃을 바친 강훈은 그 앞에서 멍하니 1시간 동안 서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강훈의 머릿속엔 온통 '등려군'과 '월량대표아적심' 뿐이었다.

어릴 때부터 7080 노래에 끌린 강훈은 어느 때부턴가 나훈아, 남진의 노래를 들으며 감동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가장 많이 영향받은 가수도 나훈아와 남진이다.

"전통 트로트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듣고 또 듣게 됐습니다. 제 마음속에 가장 깊게 다가왔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나훈아 선생님은 창법 발성보다 그분만의 음악적인 부분이 가장 크게 와닿았습니다. 이런 걸 개인적으로 많이 본받고 싶었죠. 남진 선생님은 서 있기만 해도 너무 멋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이런 아우라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궁금해 연구도 많이 했어요. 여자 가수 중에선 김수희 선생님을 좋아합니다. 빠른 시일 안에 김수희 선생님의 '고독한 여인'이란 곡을 꼭 한번 리메이크하고 싶어요."

2017년 11월 3일 올림픽홀에서 있는 11년 만의 나훈아 컴백 공연장에 강훈도 있었다.

"어머니가 나훈아 공연 티켓을 구해오셔서 어머니, 이모와 함께 나훈아 콘서트를 보러 갔습니다. 이렇게 큰 규모의 트로트 공연은 태어나 처음 보는 것이라 너무 깊이 감동했고 이후 가수 활동에도 많은 참고가 됐습니다."

2023년 남진 전국투어 콘서트에 3~4회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강훈이 노래하는 걸 본 남진은 "노래 잘한다" "무대매너 좋다" "목소리가 독특해서 잘 다듬으면 앞으로 좋은 가수가 될 것 같다"고 평했다고.

강훈은 고3 때 '촛불잔치'로 유명한 가수 이재성에게 보컬 레슨을 받았다. 이 인연으로 당시 이재성이 학생들을 가르치던 예원예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했다. 이재성에게 더 배우고 싶어 이 학교를 선택한 것. "이재성 선생님으로부터 감정을 끌어내는 법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사진제공=강훈

강훈은 TV조선 '미스터트롯3' TOP11까지 올랐다.

'미스터트롯3'에서 '남자라는 이유로' '몰래한 사랑' 등 여러 곡을 불렀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남자라는 이유로'다. 평소 조항조 노래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방송에서 꼭 한번 부르고 싶었다. 그리고 당시 아버지가 퇴직했기 때문에 아버지에게 "힘내세요"란 응원의 메시지를 담아 헌정하는 의미로 이 곡을 부르고 싶었던 것이다. 노래가 끝난 후 원곡자 조항조는 "너무 강하게만 부르는 것 같다" "강약을 조절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등 몇몇 부분을 지적하며 격려했다.

'미스터트롯3' 경연에서 '몰래 한 사랑' 노래가 끝날 때 영탁 마스터는 강훈에게 "노래를 너무 시원시원하게 잘한다. 리듬감도 좋다"고 평했는데 영탁의 이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미스터트롯3'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무대였던 반면 아쉬움도 크다.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경연 막바지에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에선 거의 내려놓다시피 한 것 같은데 이 점이 가장 아쉬워요. 좀 더 집중했더라면 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수도 있었을 텐데…."

스승 이재성은 강훈이 TOP11에서 끝나자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많이 아쉽다"고 했다. 그리곤 "고생 많았다. 다음 기회도 있을 테니 그때 더 잘 준비하면 될 것 같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재성 선생님은 제게 지적을 많이 해주세요. 노래를 좀 더 맛있게 해라, 좀 더 리듬감을 갖고 가라 등등. 제겐 영원한 음악의 멘토 같은 분입니다."

사진제공=강훈

강훈은 2017년 트로트를 시작할 때 본명인 강범수에서 강훈으로 개명했다. '강훈'은 어머니가 작명가로부터 받아온 이름이다. 트로트씬에선 외자 이름이 많아 이걸 염두에 두고 좋은 의미를 찾아 지은 것이다.

2017년 이재성이 쓴 '안오시려나'로 데뷔했다. 그러나 소속사 없이 솔로로 발표한 만큼 홍보에도 한계가 있었고 그 외 몇몇 이유로 '뜨질' 못했다. 강훈은 잠시 휴지기를 갖기 위해 2018년 역삼동에 카페를 오픈했다. 그러나 1년 좀 지나 코로나가 터지며 문을 닫고 말았다.

이를 계기로 다시 음악에 정진했고 2022년 김병걸이 쓴 '온리 유'를 두 번째 싱글로 발매했다. 김병걸 작곡가에게 곡을 의뢰하고 2~3개월 만에 받은 곡이다. '온리 유'를 처음 접한 강훈은 "일단 비트감이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며 "행사장 등에서 부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상철의 '바보같지만'은 강훈이 행사 무대에서 즐겨 부르던 곡 중 하나다. 행사장에서 반응이 뜨겁기 때문이다. 2023년 6월경 지방 행사장에 출연했던 강훈은 그곳에서 박상철을 만난 적이 있다.

"박상철 선배님은 저를 알아보시고 '네가 강훈이구나' '노래 너무 잘 불러서 내가 너무 좋았다'라고 칭찬해주시고 반가워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강훈은 5년 전 강남 양재동에 작업실을 마련해 이곳에서 개인 연습을 하고 있다. 최근엔 강약 조절 연습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연자 '수은등' 등 여러 곡을 연습하고 있는데 이런 곡이 강약 조절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최대한 트로트의 맛을 살리는 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오는 5월 말부터 자신의 백밴드와 함께 서울을 시작으로 단독공연으로 전국을 돌 예정이다. 작은 규모에서라도 최대한 라이브 공연을 많이 하고 싶기 때문이다. 강훈 밴드는 동갑내기 구성의 5인조로 그간 1년 반 넘게 활동하며 30여 차례 함께 무대에 섰다. 라인업은 강훈(보컬)을 필두로 장봉균(기타), 조성필(피아노), 공창환(드럼), 베이스는 객원이다.

사진제공=강훈

강훈은 앞으로 자기가 부르는 모든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할 예정이다. 명실공히 싱어송라이터로서 한 단계 높이 도약하겠단 각오다.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내 곡은 내가 직접 쓰자고 결심하게 됐습니다."

"이미 10곡을 썼고 마스터링 작업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일본의 모 유명 스튜디오에서 마스터링을 끝냈어요. 이 곡들을 매달 한 곡씩 공개할 예정으로, 오는 5월 록 기반의 트로트인 '막 그냥 살란다'가 첫 곡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 곡씩 공개 후 내년 중반 이걸 모아 정규앨범으로 낼 예정입니다."

강훈은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까지 남부럽지 않은 하드웨어의 소유자다. 개봉되진 않았지만, 웹드라마 '마기고'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다. 앞으로도 가수뿐 아니라 배우 활동도 해보고 싶다고.

인생 영화는 단연 '첨밀밀'이다. 최근 인상 깊게 본 드라마론 아이유‧박보검 주연의 '폭싹 속았수다'를 꼽았다. 개봉 영화는 빼놓지 않고 보는데 얼마 전 이병헌‧유아인 주연의 '승부'를 인상 깊게 봤다. "저는 실화를 소재로 한 옛날 배경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래서 '승부'를 더 감명 깊게 봤던 것 같아요."

취미는 농구와 골프. 비록 선수 생활은 포기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취미로 동호회에서 주 1회 농구를 즐긴다. 골프도 좋아하지만, 아직(?) 80타 수준이라고.

술‧담배는 하지 않으며, 아직 여자친구가 없다. "제 음악을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강훈은 남다른 도전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것은 어릴 때부터 평범하지 않게 자랐던 영향도 있다. 농구를 처음 시작하던 중2 때의 일이다. 강훈은 수줍고 소심한 성격도 있어 코치가 부르면 대답을 크게 하지 않곤 했다. 이걸 못마땅히 여긴 코치가 "너 나가"라며 팀에서 쫓아냈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문밖에서 몇 시간 동안 코치를 기다렸다. 코치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그리곤 한 번만 봐달라고 사정했고 몇 시간 동안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며 반성한 강훈의 정성을 알고 코치는 다시 그를 팀에 합류시켰다.

강훈은 트로트를 근간으로 하는 가수다. 그러나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흔한' 트로트가 아닌, 트로트를 베이스로 해 거기에 다양한 스타일을 녹여내고 싶어 한다.

"비트를 강조한다거나 등등 제가 좋아하고 저만의 색깔이 있는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 천편일률적인 뻔한 트로트가 아니라 더 퀄리티있고 디테일이 있는 음악, 나만의 젊은 감각을 잘 담아보고 싶습니다. 저는 록도 대단히 좋아합니다. 특히 모던록을 좋아해서 앞으로 이런 것도 트로트로 담아보고 싶어요."

"트로트계의 본격 싱어송라이터로서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위안을 주는 음악인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