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발견된 미스터리한 인간 화석은 데니소바인

박정연 기자 2025. 4. 1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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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9만 년 전 홍적세 시대 대만 인근에 살았던 고대 인류의 턱뼈 화석이 멸종한 인류 조상인 데니소바인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데니소바인의 생존 환경이 단지 고지대나 한랭 기후에 국한되지 않고 아열대의 따뜻하고 습한 지역까지 확장됐음을 보여준다"며 "데니소바인의 생태적 적응력과 동아시아 인류 진화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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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소바인이 들판을 걷고 있는 모습의 상상도. Cheng-Han Sun

약 19만 년 전 홍적세 시대 대만 인근에 살았던 고대 인류의 턱뼈 화석이 멸종한 인류 조상인 데니소바인의 것으로 확인됐다. 데니소바인이 극지방과 고산 지역을 넘어 따뜻한 아열대 기후에도 적응하며 살아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다. 데니소바인의 지리적 분포와 생태적 유연성을 밝히는 중요한 전환점이란 평가가 나온다.

쓰타야 다쿠미 일본 종합연구대학원대학(SOKENDAI)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대만 서부 해안에서 약 25킬로미터(km) 떨어진 펑후 해협 해저에서 발견된 고대 인류의 아래턱뼈 화석 '펑후 1'을 분석해 턱뼈의 주인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10일(현지시간) 게재됐다.

데니소바인은 2010년 시베리아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DNA를 통해 최초로 존재가 확인된 고대 인류다. 네안데르탈인, 현생인류와 교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학적으로 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 현대인에 흔적이 남아 있다.

지금까지 데니소바인의 존재를 직접 확인한 화석은 시베리아와 티베트 지역뿐이다. 펑후 1 화석의 분석 결과는 대만이라는 새로운 지역에서 데니소바인의 존재를 입증한 첫 사례다.

대만에서 발견된 데니소바인 턱뼈. Yousuke Kaifu

펑후 1 화석은 어부들의 어업 활동 중 우연히 인양됐다. 이후 대만 국립자연과학박물관에 보관됐다. 펑후 1 화석은 네 개의 어금니가 보존된 아래턱뼈다. 발견 당시부터 고대 인류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정확한 계통은 수십 년간 미궁에 빠져 있었다.

연구팀은 고대 단백질체 분석 기술을 활용해 턱뼈와 치아 법랑질에서 단백질을 추출하고 서열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2년에 걸친 실험을 통해 총 4241개의 아미노산 잔기(아미노산끼리 사슬을 이루고 남은 것)를 검출했다.

이 중 2개가 데니소바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정 아미노산 잔기임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2008년 시베리아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손가락뼈에서 확인된 유전적 서열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펑후 1이 데니소바인 남성의 턱뼈였다는 사실이 최초로 규명된 것이다.

형태학적 특징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펑후 1 화석은 견고한 턱 구조와 크고 두꺼운 어금니, 특이한 치아 뿌리 형태가 관찰됐다. 티베트 샤허 동굴에서 발견된 데니소바인 화석과 유사한 해부학적 특징이다. 

지질학적 분석에 따르면 펑후 1 화석은  19~13만 년 전 또는 7만~1만 년 전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펑후 1 화석이 발견된 지역은 당시 해수면이 낮아 대륙과 연결됐다.

연구팀은 펑후 1 화석의 발견 지점이 데니소바인의 이동 경로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시베리아, 티베트 고원에서 대만에 이르는 지역에서 고산의 추위뿐 아니라 저위도 습한 기후에도 적응해 살아갔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데니소바인의 생존 환경이 단지 고지대나 한랭 기후에 국한되지 않고 아열대의 따뜻하고 습한 지역까지 확장됐음을 보여준다”며 “데니소바인의 생태적 적응력과 동아시아 인류 진화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 science.org/doi/10.1126/science.ads3888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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