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비상계엄 후폭풍, 방송광고 시장 얼어붙었다
尹 비상계엄 후 정치적 불확실성, 방송광고 위축 불러와
증권업계, CJ ENM·SBS 목표주가 하향
"탄핵 선고 지연으로 광고 감소… 박근혜 때도 마찬가지"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러온 내란 사태와 탄핵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1분기 방송광고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는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로 방송광고 업황 부진이 찾아왔다며 CJ ENM·SBS 등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미국발 관세 논란까지 겹치면서 기업이 당분간 광고비를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제기됐다.
증권업계는 지난 10일과 11일 상장사인 CJ ENM·SBS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비상계엄 후 탄핵 국면이 이어지면서 방송광고 시장이 위축되는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 공통적 이유로 꼽힌다.
광고업계 관계자 A씨는 미디어오늘에 “1분기 기업 광고가 확실히 줄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특히 이번엔 탄핵 선고가 지연되면서 확실히 감소했다”며 “기업 홍보팀은 단순히 마케팅만 신경쓰는 게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도 파악해야 하기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1분기 광고가 망가졌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올해 광고는 좋을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무엇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문제가 생기면서 정치 상황이 좋아진다고 해도 광고를 인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CJ ENM과 SBS 목표주가를 각각 9.4%·15% 낮춘 7만7000원·3만4000원으로 결정했다. 하나증권은 “국내 정치이슈가 다소 장기화되면서 1분기 광고 업황 부진뿐만 아니라 계절적 성수기인 2분기도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하나증권은 “(CJ ENM은) TV광고는 국내 정치 이슈로 -12% 수준을 기록했다. (SBS 1분기) 예상 광고는 -15% 수준이다. '나의 완벽한 비서'와 '보물섬' 등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치 이슈로 부진했다”고 했다.
KB증권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SBS 목표주가를 2만2000원으로 12% 낮추면서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광고 수요가 부진하다”며 “경제 및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로 전년 대비 (광고가) 15% 역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고 자회사도 손실이 예상된다”고 했다. 현대차증권 역시 지난 9일 보고서에서 CJ ENM 목표주가를 8만 원으로 하향하면서 “TV광고 역성장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CJ ENM·SBS 주가는 지난 10일 종가 기준 각각 5만6700원·1만7780원이다.
김수영 제일기획 미디어퍼포먼스 1팀 프로는 지난 2월17일 한국광고총연합회가 발간한 잡지 ADZ에 기고한 글에서 “2025년 방송광고 시장은 작년 12월 비상계엄, 항공기 참사 등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고환율, 고물가와 함께 한동안 지속돼 시장 반등을 낙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탄핵정국과 조기대선 전망에 따른 뉴스 및 시사프로그램 시청률 상승, 채널간 협력 등을 통해 큰 폭의 시장감소는 방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반면 기업들은 매달 광고비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매달 560여개 광고주에게 광고지출 증감여부를 물어 응답을 수치화한 광고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번 달까지 광고비 집행은 매달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광고비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광고주가 더 많다는 뜻인데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지수는 평균 전망지수는 100.67점이다.
OTT 제휴와 관련한 전망도 있다. 현대차증권은 “티빙 영업손실은 165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인데, 이는 네이버 제휴 종료에 따른 유료가입자 감소 때문”이라고 했다. CJ ENM은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플러스 멤버십 가입자에게 티빙 이용권을 제공했으나 지난달 제휴가 종료됐다. SBS는 넷플릭스와 제휴를 통해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데 KB증권은 “넷플릭스 효과가 시장의 기대보다는 작을 수 있다. 단독이 아닌 콘텐츠는 큰 실익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SBS가 콘텐츠를) 비싸게 판매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명 대선 슬로건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 미디어오늘
- TV 중간광고, 전·후 광고 대비 1.7배 많이 본다 - 미디어오늘
- 美 상호관세 유예...경향신문 “트럼프, 혼란 빠진 채권시장에 굴복” - 미디어오늘
- ‘압수수색’ 영화 상영 금지 요청에 뉴스타파 “검찰발 입틀막” - 미디어오늘
- [영상] 문형배 헌법재판관, 6년 전 어른 김장하 뜻 전하던 그 장면 - 미디어오늘
- ‘계엄 옹호·음모론’ 서정욱 변호사, KBS ‘사사건건’ 하차한다 - 미디어오늘
- 이동관·김홍일 방통위 ‘작품’ YTN 매각 “청문회·국정조사 하자” - 미디어오늘
- “한동훈, 시대교체 사례가 서태지? 올드해…이재명 저주뿐 사죄 반성 없어” - 미디어오늘
- “후보님께 감사드린다”는 청년 섭외한 김문수, 시작부터 일방통행? - 미디어오늘
- [영상] 한동훈 지지자들 “명태균씨 전혀 모르는 사람입니다”에 환호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