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홍장원 “尹, 충성심 보고 써라? 물라면 물라는 건가...한덕수-조태용 선거관리 걱정”
-내란 후 111일, 가장 힘들었던 건 귀틀막
-尹 파면 순간, 강아지와 시청. 헌재 결정문은 교과서적 결정문
-尹, 내란의 밤 왜 전화했을까? 제일 궁금한 점
-역대 대통령, 어려운 순간 제일 먼저 국정원에 SOS
-YS 아들 전화, 묻지도 않고 국정원 지휘부와 바로 연결
-40년 빨갱이 때려잡아...윤석열 ‘반국가세력’ 단어 남용
-앞으로 두 가지 걱정. 대선 선거관리-그대로인 국정원 지휘부
-한덕수, 재판관 지명으로 정치적 방향성 보여
-조태용은 물론 김건희가 밀던 인사도 국정원에...정치중립 전통 세워야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 진행자 >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내려진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여러분의 일상은 많이 회복이 되셨습니까? 특별히 이분의 일상은 어떤지 궁금한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입니다. 스튜디오로 모셨는데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홍장원 >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 차장님과의 인터뷰는 사전에 녹화로 진행이 된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면서 인터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귀한 걸음을 해주셔서 먼저 감사드리고요. 여러 곳에서 인터뷰 요청이 있었지만 저희를 선택하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저희는 감사를 드리면서 여쭤보는 건데요.
◎ 홍장원 >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MBC ‘시선집중’ 역사가 있는 아주 인기 프로죠. 시작을 알리는 그 배경음악을 들어보면 굉장히 익숙한데 아마 저희 세대는 ‘손석희의 시선집중’ 많이 들어봤습니다.
◎ 진행자 > 원조죠, 원죠.
◎ 홍장원 > 손석희 앵커님의 깔끔한 목소리 지금도 아주 인상 깊게 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잘 안 들었던 것 같아요.
◎ 진행자 > 섭섭한데요.
◎ 홍장원 > 근데 안 들었던 것 정도가 아니라 나오면 아마 채널을 돌리지 않았나, 한 1년 정도 그랬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에 탄핵의 111일을 지나면서 조금 힘들었던 것 중에 하나가 귀틀막이에요. 대통령 경호처의 입틀막이 유명하던데 그동안 제가 뭐라고 설명해도 안 들어주시는 거예요. 제가 정리했던 체포 명단의 메모가 네 종류다, 박선원 의원의 필체다, 그리고 말을 바꾼다, 이렇게 쭉 이야기하는 부분을 외면하시는 거를 보면서 정말 그 귀를 막고 있구나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이 힘들었었는데 이번에 작가님께서 시선집중 한번 출연해 주세요, 그래서 제가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랬는데 갑자기 그동안 고려하지 않았던 또 생각해 보지 못했던 그런 프로에 나가는 게 더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제가 작가님한테 바로 전화를 드렸죠. 작가님 김종배 앵커께서 깨끗하게 수염을 면도하시면 제가 바로 출연하겠습니다.
◎ 진행자 > (웃음) 저는 그런 얘기 못 들었어요.
◎ 홍장원 > 작가님께서 바로 오케이 하셨는데 오늘 그대로인데 이거 어떻게 된 거죠, 작가님, 이거 어떻게 된 겁니까? 농담입니다.
◎ 진행자 > 방송 관계자 말을 액면 그대로 믿으시면 안 돼요. 아무튼 저희는 감사드리고요. 일주일 전 오전 11시 22분에 어디 계셨어요, 차장님 어디서 들으셨습니까? 그 선고를.
◎ 홍장원 > 그게 궁금하세요?
◎ 진행자 > 저는 소감 여쭤봐야죠. 아마 만감이 교차하셨을 것 같아요.
◎ 홍장원 > 그동안 일이 일어나고 난 다음부터는 대부분 집에서 가족하고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사람들하고 거의 만나지 않고. 그러면서 지내다 보니까 나름대로의 데일리 루틴이 생겼는데 강아지하고 아침에 산책하는 거예요. 저희 강아지가 한 10년째 같이 살고 있는데 원래 버려졌던 유기견입니다. 그동안 한 30, 40년 굉장히 바쁘게 지냈죠. 근데 요즘에는 사람도 만나지 않고 집에만 있다 보니까 아침에 반려견하고 산책하는데 그 강아지하고 산책하는 게 그렇게 행복한 순간이라는 걸 그동안은 몰랐어요. 마음이 불편할 때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아침 산책을 하고 나면 굉장히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느낌까지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제가 얘기하면 막 들어줘요. 얼마나 우리 강아지가 제 얘기를 잘 들어주나 몰라요.
◎ 진행자 > 반응이 어떤데요, 강아지의 반응이?
◎ 홍장원 > 그래서 4월 4일 그날도 마찬가지로 아침에 산책을 하고 집에서 가족하고 같이 거실에서 들었는데 저희 강아지가 그 재판관님의 결정문 낭독을 얼마나 심각하게 듣는지 제가 미물이지만 같이 반려한다는 게 주인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가보다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 진행자 >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그 주문을 읽는 순간의 느낌, 소감은 어떠셨습니까?
◎ 홍장원 > 사실은 그전부터 사건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8대0 전원일치가 아니면 다른 답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결정일이 다가오면서 5대3, 4대4,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와서 속으로는 그러면 재판관들이 법이나 법리가 아니라 진영이나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서 결정을 하는 건가라는 부분으로 상당히 마음이 우려스럽더라고요. 그거는 시스템적으로나 나라에서 일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의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그날 결정문을 부분들을 들으면서 대단히 다행스럽게 정상적인 결정이 났다 이렇게 생각이 들었죠.
◎ 진행자 > 차장님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을 게 체포 명단을 사실로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헌법재판소에서. 사실은 여기서 공작이니 오염됐니 별별 이야기가 나왔었잖아요. 근데 사실상 사실로 인정을 했을 때 그때의 심정은 어떠셨습니까?
◎ 홍장원 > 방금 제가 귀틀막 얘기를 했지만 저는 그대로 사실을 말하는데 그게 사실로 받아들여주지 않고 여러 가지 얘기를 들을 때 마치 피노키오가 된 것처럼 조금 여러 가지 심리적인 부담이 거기서 왔죠. 자기 부정당하는 그런 느낌, 그냥 사실을 말하는데 그냥 사실을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새롭게 느끼게 됐습니다. 대신에 그동안 저를 약간 의심하시거나 다른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이제는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죠. 그런데 조선일보에 제 이름으로 쓴 사설이 하나 있었거든요. 제가 다른 건 몰라도 그 조선일보의 사설을 쓰신 분 한번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무슨 생각으로 정론직필이라고 하던 그 역사의 조선일보가 그런 사실을 쓰게 되었는지 이제는 제가 되묻고 싶습니다.
◎ 진행자 > 어떻게 썼는데요?
◎ 홍장원 > 조선일보 안 보시는군요.
◎ 진행자 > 아니, 보죠. 근데 우리 애청자 여러분께 설명은 필요할 것 같아서요.
◎ 홍장원 > 조태용 국정원장이 CCTV를 공개하면서 약간의 장소에 대한 착오 이런 부분을 약간 확대해서 말씀하시면서 이게 잘못된 걸로 봐서는 메모도 잘못된 거고 그동안 홍장원 차장의 얘기도 다 잘못된 거 아닌가 하는 부분에서의 전면부정의 사설이었죠.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이미 헌재가 사실로 인정을 했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복기할 이유는 제가 볼 때는 없다고 생각하고, 다만 이거는 한번 여쭤보고 싶은데 그날 밤에 윤석열 전 대통령은 왜 차장님한테 전화를 했을까요? 물론 윤석열 전 대통령은 그때 원장은 해외에 나가 있는 줄 알고 있었다 이렇게 주장했지만 별로 신빙성 있게 들리지는 않았고 그래서 다시 여쭤보는 겁니다. 왜 차장님이었을까요?
◎ 홍장원 > 이 사건을 겪으면서 저도 제일 궁금한 점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건 제가 한 게 아니니까요. 이제 사저를 나오신다니까 윤 전 대통령을 MBC ‘시선집중’에서 한번 초대하셔서 직접 물어보시면 어떨까요.
◎ 진행자 > 아이고 저도 정말 그런 날이 오길 바랍니다, 정말로.
◎ 홍장원 > 제가 추정해서 말씀드리긴 그렇고 대신에 이런 내용들은 방금 궁금해하시는 것처럼 그 답이 이루어져야 할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통령과 국정원의 관계에 대해서 조금 설명드리면 나름대로 그런 상황이 있을 수 있겠다. 1961년에 중앙정보부가 만들어지고 안기부 국정원으로 상당히 벌써 오랜 시간 기관이 운영돼왔죠. 시대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임무와 모습 이름을 갖고 있긴 했지만 공통된 것은 대통령의 직속기구입니다. 제가 재미있으라고 에피소드를 몇 개 말씀드리면 과거에 군사 정부 때는 말할 거 없고 물론 YS정부 때부터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YS 문민정부 때도 이런 일들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그때는 핸드폰이 없어서 책상 위에 있는 전화를 받을 때였는데 지휘부에 외부 전화가 오면 통상은 비서들이 받아서 ‘MBC 김 앵커께서 전화 오셨습니다’라고 전화를 연결시켜 드릴 때였는데 그때 외부에서 전화가 오면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연결해야 되는 전화가 있었어요, 윗분들한테.
◎ 진행자 > 뭐였는데요?
◎ 홍장원 > 소장님 전화였습니다.
◎ 진행자 > 소장님?
◎ 홍장원 > 그쪽에서 ‘김 소장님 전화입니다’라고 하면 바로 연결했었는데요.
◎ 진행자 > 이른바 황태자였던 그분 말씀하시는 겁니까?
◎ 홍장원 > 예, 김 소장님. 사실은 아무런 공직도 없고 대통령 아들이라는 이유인데 그런 전화가 당시로서는 통상 전화를 하기 쉽지 않은 기관에 전화가 왔고
◎ 진행자 > 그랬어요?
◎ 홍장원 > 그렇게 되면 뭔가 저희는 반응을 해야 했었죠. DJ 때도 그런 일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요즘 젊은 세대들은 굉장히 놀라겠지만 그때는 가족이 하나가 아니라 둘인 경우도 있었죠. 그때 당신께서는 직접 말씀 못 하시니까 소위 가신들께서 도와줘라고 라고 넌지시 저희 고위층에게 요청을 해오면 몇 달 생활비 정도라면 어떻게 해볼 수 있겠죠. 근데 조금 지나서 그냥 모녀인데 조그마한 아파트라도, 이런 요청이 들어오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기 어려운 속사정 이런 부분들이 대통령 직속기구라는 이유로, MB 때나 박근혜 정부 때는 훨씬 더 심각해지는데요. MB 때는 아시다시피 원세훈 원장이 오래 있으면서 결국은 심리전단의 댓글 사건이 일어나게 되죠. 이때부터 국정원 직원과 간부들이 대거 사법처리 되기 시작합니다. 기억하시겠지만 박근혜 정부 때도 특수활동비라고 하는 청와대 통치자금, 그런 부분으로 3명의 국정원장께서 다 사법처리 되셨지 않습니까? 제가 쭉 이야기하니까 이게 한 정부도 거름 없이 여러 가지 일이 많았구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결국은 대통령의 직속기구로 대통령만을 위해서 일하도록 되어 있는 제도적인 얽매임, 또 하나는 국정원의 지휘부를 소위 정권의 핵심으로 채웠기 때문에 꼭 공적인 지시가 아니더라도 사적인 요청을 할 수 있는 그러한 구조가 되는 거죠. 그래서 이 정도로 말씀드리면 그렇다면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어려운 순간에 제일 먼저 SOS를 칠 수 있는 기관이 국정원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 정도로 말씀드리죠.
◎ 진행자 > 어떤 맥락의 말씀이신지 충분히 전달이 됐을 것 같습니다. 보도를 보면 그때 차장님이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
◎ 홍장원 > 두 번이나 했죠.
◎ 진행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차장님의 인사를 외면했다, 이런 보도가 있었습니다. 정말 외면했던 겁니까?
◎ 홍장원 > 글쎄요. 그때 방송도 있고 카메라 다 있고 하니까 서로 인사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었을 것이고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 진행자 > 어제 어떤 뉴스가 나왔냐면 이런 뉴스가 나왔어요. 이철우 경북지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났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했던 말 중에 하나가 “대통령을 하면서 배신을 너무 많이 당했다”, “사람은 충성심을 보고 써야 한다” 이런 말을 했다고 하거든요. 혹시 누구를 염두에 두고 이런 얘기를 했을까라는 생각을 한번 해봤는데 혹시 여기에 차장님도 포함이 된다고 생각을 해야 될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홍장원 > 이런 말까지 하고 싶지는 않은데 당신께서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라고 했던 게 그분의 가장 인상깊은 부분에 있어서의 어떤 모습이었는데, 그때 그 말씀을 잊으셨나 보네요.
◎ 진행자 > 그러니까요. 충성심을 상당히 강조하더라고요.
◎ 홍장원 > 근데 그 충성심과 관련된 부분으로 예를 들면 가끔 저희 기관이 그런 부분에 대비돼서 슬픈 비유지만 ‘물어’하면 바로 쫓아가서 뒤꿈치를 물어야 되나요?
◎ 진행자 > 그러면 안 되는 거죠.
◎ 홍장원 > 저는 그런 식의 충성심이라고 하면 최근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건데.
◎ 진행자 > 저는 차장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하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아니라 조금 전에 짧게 과거의 몇 가지 에피소드를 말씀을 해 주셨잖아요. 거기에 묻어 있는 국정원 이전의 어떤 역사와 그 맥락 속에서 차장님이 그날 밤에 했던 행위는 하나의 단절의 계기도 될 수 있는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국정원에 그것이 앞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상당히 지대할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국정원에 정말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요, 그러면 관건적 요소는 뭐라고 봐야 될까요?
◎ 홍장원 >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저도 지난번 정부에 사실은 국정원을 그만두고 퇴직을 했다가 이번 정부에 다시 들어가면서 여러 정부를 거쳐서 많은 부분에서 파장은 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교훈도 있는 거고 여러 가지 법적인 정비도 있고 인식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이번 비상계엄 사건을 보면서 굉장히 인상 깊었던 부분이 군인들이 스스로 자제하는 모습이잖아요.
◎ 진행자 > 그렇죠.
◎ 홍장원 > 아마 12.12나 5.16 때는 볼 수 없었던 부분인데 시대는 지나고 사람들의 인식도 변하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아마 알려지지 않은 숨어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의 인식이 밖으로 표출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고 생각되지만 저도 한 30년 지나보니까 30년의 역사를 통해서 임무도 많이 바뀌었고 또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는데 그것이 마치 끝없이 우상향하는 것처럼 결국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갔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혹시 조태용 원장으로부터는 나중에라도 연락 온 적 없었습니까?
◎ 홍장원 > 굳이 뭐 연락할 일이 있었을까요.
◎ 진행자 > 그래요. 알겠습니다. 이건 아직은 남겨져 있는, 다 풀리지는 않은 부분이기 때문에 한 번 여쭤봤던 건데요. 어떻게 풀릴 수 있을까요, 그 진실은 어떻게 드러날 수 있을까요?
◎ 홍장원 > 저는 일단 이번에 헌재 결정을 통해서 첫 단추가 열렸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 진행자 > 이제 첫 단추죠.
◎ 홍장원 > 왜냐하면 그게 통치권자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통치 행위의 하나인가, 아니면 대통령이라는 중요한 자리에 있는 분을 파면할 수 있는 정도의 귀책사유가 있는 부분인가는 명쾌히 나눠줬지 있지 않습니까. 사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런 부분에 대해 기준점이 없었기 때문에 판단하는 부분이 자기가 생각하는 관점에 따라 다 달랐을 텐데 이제는 그 부분에 대한 기준점을 헌재에서 마련해 주셨으니까 다시 한번 12월 3일 그때로 돌아가서 그때의 행위 하나하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 진행자 > 차장님이 40년 동안 빨갱이 때려잡는 일에 복무를 해왔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한번 여쭤보고 싶은데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이라고 하는 개념을 참으로 많이 썼습니다. 그건 오용이고 남용 아닙니까,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홍장원 > 하루 이틀이 아니라 꽤 오랫동안 이런 부분의 논란과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에 그렇긴 합니다만 이번에 저한테 빨갱이라고 하는 분이 계셨어요. 그래서 오용과 남용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제가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은데 방금 말씀하신 대로 그런 일을 쭉 해온 사람을 한 가지의 어떤 일을 가지고 어떻게 보면 매도? 쉽게 평가하는 부분을 보고 사실 굉장히 여러 가지 고려사항을 가지고 신중해야 할 부분에 써야 할 단어들을 너무 상대방을 폄하시키기 위한 부분으로 또는 악마화하기 위한 부분으로 쉽게 사용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부분들은 돌아볼 만한 일이죠.
◎ 진행자 > 그러니까요. 시간이 다 돼서 마무리를 해야 될 텐데 앞으로 계획은 세우셨어요? 차장님.
◎ 홍장원 > 제가 조금 걱정스러운 게 있어서 한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조태용 원장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말은 없지만 최근에 국정원에 대해서 아니면 최근에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 원래 정보관료가 걱정이 많습니다. 행정관료들은 현상을 보지만 정보관료들은 계속 내일 또는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보기 때문에 제가 두 가지 걱정거리가 있는데 첫 번째 걱정거리는 앞으로 다가오는 조기 대선의 선거관리에 대한 부분입니다. 헌재에서 반박할 수 없는 교과서적 판결문이 국민들을 다 승복하게 했죠. 그리고 굉장히 심하게 격돌하던 그런 안국역과 경복궁역의 그런 대치가 너무도 평화스럽게 종료되지 않았습니까. 저는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데요. 수면으로 가라앉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부분에서의 감정들이 전이 돼서 앞으로 보름이나 한 달쯤, 양당 또는 각 당에 있어서의 대선 주자들이 정해져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되면 과거와는 훨씬 더 짧긴 하지만 격렬한 부분에 있어서 선거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이러한 감정이 충돌하는 부분에서의 현상 속에서 선거를 공정하고 안전하고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이번에도 부정선거 얘기가 나왔던 것처럼 선거관리가 굉장히 중요한데, 최근에 권한대행께서 그동안 헌재 결정 전까지는 중립을 지킨다는 모습으로 헌재 재판관 임명에 무관심하게 보이셨던 권한대행께서 헌재 결정이 끝나자마자 바로 지금 후임 헌법재판관들을 지명하지 않았습니까?
◎ 진행자 > 지명을 했죠.
◎ 홍장원 > 또다시 논란을 만들고 있는데, 이게 된다 안 된다, 옳다 그르다 이런 걸 떠나서 지금 이런 부분에 있어서의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심판의 역할을 해야되는 마치 헌재처럼 선거를 관리해야 되는 거기에 대한 책임을 갖고 계신 권한대행께서 일정한 정치적 방향성을 보이신 거거든요. 그건 제가 선거관리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부분에 대한 조금의 걱정이 되더군요. 두 번째 걱정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 물론 일어나지도 않을 거다, 하지만 노파심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인데 군경에 대해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현재 정부에서 동원할 수 있는 국가공권력이 대부분 객관화됐어요. 군이야 별 수십 개가 내란죄 관련된 부분의 조사를 받고 있고 경찰도 경찰청장이나 서울청장 1, 2번이 다 돼 있기 때문에 이를 지켜보는 군경들께서는 가슴에 다 멍이 하나씩 생기셨을 거예요. 그런데 이런 계엄과 내란 속에서 무풍지대인 기관이 하나 있죠.
◎ 진행자 > 어딘데요?
◎ 홍장원 > 국정원이죠.
◎ 진행자 > 네, 맞습니다.
◎ 홍장원 > 너무 다행이죠. 지금처럼 트럼프의 관세나 얼마 전에 북한군이 무장을 하고 굉장히 취약한 시기에 접근을 해 왔는데 국정원이 나름대로의 역량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부분은 천만다행입니다. 그런데 국정원도 그대로지만 국정원의 지휘부 수뇌부도 그대로 아닙니까. 국정원이 국정원장을 중심으로 매우 중앙집권화 되어 있는 조직이거든요. 그래서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조태용 원장께서 헌재에서 메모가 네 종류다 이런 주장을 제외하더라도 제 진술의 무력화를 위해서 국가 최고 보안시설인 국정원의 CCTV를 전격 공개하거든요. 그냥 언론이나 정보위에 공개한 것이 아니라 어느 특정 정당에 제공을 하죠. 그 정당에서는 그 영상으로 공개 기자회견을 합니다. 그 시간이 바로 제가 헌재에 2차 증인으로 출석하는 그 시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국정원의 굉장히 핵심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국정원장께서 정치적 중립에 대한 국정 의지를 갖고 계신가 하는 부분에 대한 생각이 들죠. 또 더구나 전해 듣기로는 조 원장이 내란죄 또 국회 조사특위로부터 위증 혐의, 또 방금 말씀드린 CCTV와 관련해서 국가정보원법 위반으로 고발된 상태인데 지금 대통령이 파면돼 있고 본인이 이렇게 어려운 상태에서 향후에 60일 후 선거가 있다고 하면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국정원의 수뇌야말로 최고 친위부대죠. 심지어는 저도 현직일 때 안보 3인방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었습니다만 김 여사께서 명태균에게 이 사람 국회의원 만들어주면 장관 주겠다 했던 그분도 지금 국정원에 계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과거 국정원이나 안기부의 정치 개입이 여러 부서가 참여하는 게 아닙니다. 수십 명이 참석하는 것도 아니고 어마어마한 국정원의 정보 자산을 한 줌의 몇 사람이 움직이는 건데 이 자리를 통해서 이번에 국정원이 그리고 올바른 국정원의 후배들이 반드시 국정원의 정치 중립의 전통을 세워야 한다 하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시간이 다 돼서 이렇게 마무리해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장원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함께 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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