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승연·이광수, '악연' 속 호연 빛났다... "충격 반전"

유수경 2025. 4. 11. 08: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살다 보면 우연이라 믿은 만남이 악연의 시작임을 알게 되는 때가 있다.

매 작품마다 변화를 시도하며 성장세를 보여주는 공승연과 예능 이미지에 가려졌던 연기력을 폭발적으로 내뿜고 있는 이광수가 그 주인공이다.

어리숙한 '안경남' 한상훈(이광수)과 미모로 남자들을 이용하는 이유정(공승연)은 다소 평범하게 등장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 향한 국내외 높은 관심
새로운 얼굴 보여주며 시청자 놀라게 한 배우들
'악연'에서 열연한 이광수와 공승연. 넷플릭스 제공

살다 보면 우연이라 믿은 만남이 악연의 시작임을 알게 되는 때가 있다. 악연은 사람의 시간을 빼앗고 삶을 망가뜨린다. 그래서 악연은 스스로를 시험하는 하나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은 제목 그대로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6인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물이다. 작품 속에는 마치 '성악설'을 입증하듯 다양한 가면 속 악인들이 등장한다. 배우들의 호연으로 인해 작품의 메시지가 더욱 강렬하게 전달된다.

이 드라마에는 박해수 이희준 등 연기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여러 배우가 출연한다. 그 중 반전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치며 파격적인 연기를 보여준 이들이 있다. 매 작품마다 변화를 시도하며 성장세를 보여주는 공승연과 예능 이미지에 가려졌던 연기력을 폭발적으로 내뿜고 있는 이광수가 그 주인공이다. 두 배우는 기대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악연'의 몰입도를 높였다.

어리숙한 '안경남' 한상훈(이광수)과 미모로 남자들을 이용하는 이유정(공승연)은 다소 평범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는 길에 음주 운전 사고를 내고 만다. 운전대를 잡았던 상훈은 사건을 은폐하려 시신을 산에 파묻고 유정(공승연)은 졸지에 공범이 된다. 그런데 목격자(박해수)가 다시 찾아오면서 상훈은 지독한 불안과 협박에 시달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유정의 실체를 알게 돼 분노가 극에 달한다.

성공한 한의사 상훈을 연기한 이광수는 한없이 유약한 인물로 시작해, 비릿한 본성과 분노에 눈이 돌아버린 연기까지 자유자재로 펼치며 깊이 있는 연기력을 뽐냈다. 공승연은 팜므파탈의 매력을 표현함과 동시에, 큰 눈에 서린 공포부터 가증스러운 사악함으로 뒤덮인 얼굴까지 드러내며 충격을 안긴다.

이들과 함께 연기한 박해수는 지난 9일 본지와 만나 "이광수, 공승연과 싸우는 장면을 생각해 보면 코미디인데 무섭다. 상황은 코믹한데 무척 잔인한 장면이다. 연기를 하면서도 그런 웃음이 났다"며 "당시 공승연이 애드리브도 많이 쳐줬다. 밤에 찍었는데, 전체 리허설도 많이 했고 꽤 예민하게 오래 찍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광수가 블랙박스를 확인할 때의 연기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그 뒤에 내 얼굴이 나왔을 때 (시청자들이) 더 큰 놀라움을 느끼도록 연기를 잘해줬다"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작품에서 빌런은 서사 구조와 정서적 긴장감을 형성하는 핵심축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의 정체성과 메시지를 강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이기에 배우 선정 또한 중요하게 여겨진다. 특히 '악연'의 경우, '누가 가장 나쁜 인간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정도로 악역 모두 강한 카리스마와 에너지를 가져야 했기에 캐스팅에 더 공을 들였을 터다. 그런 면에서 공승연과 이광수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캐스팅이었으나, 예측 불가의 캐릭터를 기막히게 소화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입증했다.

지난 2015년 연기를 시작해 10주년을 맞은 공승연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 연기력이 10년에 걸맞은지 잘 모르겠다. 연기한지 10년이 됐다는 걸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고 겸손을 표하며 "앞으로 엄청나게 큰 꿈은 없다. 기대가 크면 상실감도 크니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작품에서 쓰여질 때까지 꾸준히 연기를 잘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