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서 힘 받는 ‘한덕수 차출론’… 등판까진 장애물 많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조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 3일로 확정하고 대선 관리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2개월 남짓 남았다”고 했다. 조기 대선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과도 정부를 이끌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10일에도 한 대행을 향해 “대선에 출마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한 대행은 참모들에게 “국정 운영에 전념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선 “한 대행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호남 지역 원외(院外) 당협위원장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행의 21대 대선 출마를 호소드린다”고 했다. 이들은 “경제·안보 전문가로 글로벌 통상 전쟁의 적임자로 대한민국을 지킬 유일한 후보는 한 대행”이라고 했다. 원내(院內)에서도 친윤계가 중심이 돼 한 대행 출마 지지 의원 규합에 나섰다. 한 영남 지역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30명 정도가 한 대행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일부 의원은 한 대행을 만나 출마해 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선 오는 14~15일 진행되는 경선 후보 등록을 앞두고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서 한 대행 출마론이 이어진 배경을 두고 “‘이재명 정권’ 등장을 저지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표출된 것”이란 말이 나온다. 현시점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주자들만으론 대선 승리를 자신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한 것도 경제·통상·외교 전문가인 한 대행 등판론을 키운 측면이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한 대행이 보수 진영 열세 지역인 호남(전북 전주) 출신이란 점도 강점으로 꼽는다.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한 대행이 국정 운영을 잘할 것이라는 응답이 56%로 나타난 것도 ‘한덕수 등판론’에 힘을 실었다. 한 대행이 국정 운영을 잘못할 것이란 응답은 37%였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런 조사 결과를 올리고 “조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경제”라며 “평생 경제 관료로 일했고, 통상교섭본부장·주미 대사까지 역임한 한 대행이 최적”이라고 했다.
한 대행은 주변에 “나는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한 대행을 잘 아는 원로는 “50년 이상 관료로 재직하면서 자유 시장경제와 대한민국의 성장에 매달려온 한 대행은 이번 조기 대선이 나라의 흥망을 가를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평소 같으면 출마 생각이 한 치도 없었겠지만 지금의 정치 상황이 그를 고민케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한 대행이 출마를 결심한다 해도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만만치 않다. 대통령이 궐위(闕位)된 상황에서 그가 정치 참여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던지는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정치권 인사들은 말한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에서 한 대행 재탄핵 분위기가 점점 강해지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지 않는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친명계 정성호 의원은 이날 “지금은 한 대행을 탄핵할 수밖에 없다”고 해 ‘탄핵소추안 발의 후 사퇴’ 시나리오가 살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 등록이 나흘 앞으로 다가와 한 대행이 경선 참여를 결단하고 행동에 옮길 시간도 촉박하다. 이와 관련, 황우여 국민의힘 선관위원장은 이날 “한덕수 꽃가마는 없다”며 “만약 (출마) 뜻이 계시면 속히 경선에 들어오셔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구(舊)여권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는 5월 초쯤 한 대행과 후보 단일화를 모색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대선에 출마하려는 공직자 사퇴 시한은 5월 4일이다. 다만 한 대행의 대선 출마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국민의힘에서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 캠프에 합류하기로 한 김대식 의원은 이날 “행정과 정치는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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